“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하찮은 자리다”
미국의 초대 부통령이자 2대 대통령을 지낸 존 애덤스가 ‘부통령직’에 대해 한 말이다.
제34대 부통령이었던 해리 S. 트루먼은 “부통령의 업무는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트루먼은 부통령이 된 지 82일 만에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그리고 재임 중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전했고, 핵무기 사용 명령을 내린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국가원수가 됐으며, 한국전쟁 때 유엔군이 남한을 위해 참전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대통령이 건재할 땐 존재감이 없는 자리지만, 대통령이 임기 중 사망하거나 사임, 탄핵당할 경우 군 최고통수권자의 자리를 승계한다는 점에서 부통령은 너무나 중요하다.
2020 대선에서는 특히나 그렇다. 지금 미국인들은 두 대선 후보가 너무 고령인 사실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내년 1월20일 대통령 취임선서 때 도널드 트럼프는 74세, 조 바이든은 78세가 된다. 게다가 트럼프는 최근 코비드-19로 입원까지 했으니, 유사시 대통령직을 승계할 부통령의 능력과 자질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주 열린 마이크 펜스와 카말라 해리스의 TV토론은 역대 미부통령 토론 사상 두 번째로 많은 5,790만명이 시청했다.(닐슨미디어리서치) 이는 2016년 대선 때보다 두 배가 넘는 숫자로, 그만큼 유권자들의 이례적인 관심을 반영한다.(역대 최고는 2008년 조 바이든 부통령과 공화당 새라 페일린 후보의 토론으로 6,990만명이 지켜봤다.)
이번 토론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진행자가 “대통령의 직무수행 불능 시 승계절차를 논의한 적이 있는지” 질문했으나 펜스와 해리스는 둘 다 동문서답을 하거나 다른 이슈로 돌리며 답변을 피하고 지나갔다. 대통령 후보들이 멀쩡하게 살아있는 상황에서 이를 대놓고 이야기하기는 난감했을 것이다.
230여년 미국역사에서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한 일은 9회 있었다. 우리 세대가 기억하는 ‘우연한 대통령’(accidental president)은 1963년 암살된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이은 린든 B. 존슨 부통령과 1974년 리처드 닉슨의 사임에 따라 대통령 자리에 오른 제럴드 포드 부통령이다.
승계가 아니라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된 부통령은 의외로 더 적어서 이제껏 5명에 불과하다. 존 애덤스, 토머스 제퍼슨, 마틴 밴 뷰런, 리처드 닉슨, 그리고 조지 H.W. 부시(아버지)가 그들로, 이번에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6번째 부통령 출신 대통령이 된다.
한편 현대에 들어서 부통령의 역할과 존재감은 많이 커졌다. 인구가 늘고 행정부가 점점 비대해지면서 ‘병풍’ 이미지를 넘어서 업무와 권한이 증대된 것이다.
빌 클린턴은 앨 고어에게 당시 미국경제의 최대 화두였던 신 경제(New Economy)의 핵심인 정보기술산업(IT) 관련 업무결정권을 상당부분 위임했다.
아들 부시 시대의 딕 체니 부통령은 ‘실세 부통령’이었다. 대통령은 얼굴마담이고 체니가 실권자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고, 대테러전쟁의 광범위한 분야에서 내린 그의 결정들은 세계의 흐름을 부정적으로 바꿔놓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이라크 전쟁이 자행한 인권침해, 살인, 고문, 무고한 인명피해가 얼마나 컸는지는 역사가 증명할 것이다. 2018년에 나온 영화 ‘바이스’(Vice)는 바로 그 이야기를 그린 걸작 블랙 코미디로, 명배우 크리스천 베일이 딕 체니로 완벽하게 변신해 경이로운 연기를 펼친다.
한편 버락 오바마와 8년간 ‘브로맨스’를 이어온 바이든은 러닝메이트로 지명됐을 때 “대통령의 일일 브리핑에 참석하고, 매주 하루는 단 둘이 점심식사를 함께” 하는 조건으로 부통령직을 수락했다. 29세에 정계에 진출해 40여년간 최상급 실무 능력을 보여온 바이든은 부통령이 된 후 ‘참모로서의 부통령’ 역할에 충실했고, 국제관계 및 외교, 안보 분야에서 많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현 마이크 펜스는 ‘조언자형’ 부통령이다. 인디애나 주 연방하원 6선에 주지사를 지낸 그는 공화당내 사정에도 밝고 인망이 높아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를 보좌하는 최고의 적임자로 꼽힌다.
이번 대선 투표에서는 트럼프와 바이든 못지않게 펜스와 해리스의 선택도 중요하다. 다행인 것은 솔직히 이 두 사람이 대통령 후보들보다 나아 보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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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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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희 위원의 기고는 역시 깔끔합니다. 군더기없이 핵심만 정리하는 필력이 보기 좋습니다. 다른 모 논설위원과는 비교 상대가 안될 정도로 객관적인 기고입니다. 독자들로 하여금 정확한 인식 및 판단을 하게하는것 같아서 좋습니다. 앞으로도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필력을 기대합니다.
바알세불, 파리대왕이 앉아서 2분이상 주 의를 산만케 했지만 품격의 펜스는 감사와 칭찬 존대의 매너를 보였다. 해리스가 감사하다는 표현을 한 적이 있었나? 비야냥거리는 눈빛 조롱하는 태도가 점점 사그라들 수 밖에 없는 인격의 압도함을 보았다. 미국지성 인격을 가진 노블패밀리을 보고 배울 점이 많았고 자식들에게 감사와 존중이 없는 저런 여자는 조심하라고 가르쳐 주는 좋은 기회였다.
직언정도는 할 정도 용감함은 있어야 사람으로 남자로 어른으로 될수있는데 이 펜스는 언제나 YES맨 하기사 어디 펜스뿐인가 모든 공화당 의원님들은 언제나 어느 문제든지 YES YES YES 이러니 미쿡이 요모양 요꼴로 21만명이 죽고 3류국가로 전락한게 아닌가 하는데..허허참 요건 아니자라...ㅉ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