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은 1994년 10월 북한 핵협상을 타결하여 기본합의문까지 작성했었으나 그 이후 북은 합의문을 거의 이행하지 않았고, 2005년- 2012년 사이에도 몇번의 다른 기본합의문을 도출했지만 북은 그것마저도 이행하지 않아 모든 합의문은 휴지 조각으로 변했다. 현재 북과의 핵협상이 진행되는것은 하나도 없으니 핵협상은 과거형이 되어 버린 상태다. 이란핵 협상이 지난 4월 2일에 타결되었다. 6월 말까지 최종 협상안을 도출시켜야 하니 아직 협상은 진행형이다. 그러나 최종 합의안은 그때까지 도출되리라 기대되고 있다. 북한 핵협상 타결은 이렇게 1994년 처음 이뤄 졌으나 북의 비핵화는 21년이 지난 지금도 미완의 상태로 남아있다. 이란의 핵협상 타결은 2015년 4월 처음으로 이뤄 지면서 이란의 비핵화는 미완 보다는 완성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두 타결 결과를 비교하면 시간적으로 너무나 대조적이다.
북한은 1993년 핵 비확산조약(NPT)을 탈퇴하면서 핵무기를 생산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미국은 이를 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4년 9월 북한과 핵협상을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했었다. 미국의 로버트 갈루치 특사와 북한의 강석주 외교부상이 한 달여 만에 소위 제네바 기본합의문을 완성시켰다. 그 합의문에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중지하면 그 대가로 미국의 에너지 공급 등의 경제원조, 북체제 안전보장, 북미외교관계수립을 한다는 포괄적 내용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원조만 챙기고 계속 핵개발은 수행했고, 또한 3번에 걸쳐 핵 실험까지 했다. 그리하여 1994년 제네바 합의문을 완전히 파기해 버린 셈이다. 2003년부터는 6자회담도 시작 되어 중국 주도하에 몇 번 열었지만 북비핵화에 대해선 아무런 진전을 이뤄 내지 못했다.
남북한 정상들이 합의한 6.15 와 10.4 공동선언문(한반도 통일에 관한)도 북한 핵협상 기본합의문처럼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단지 하나의 서류로 남아 있을 뿐이다. 김대중 정부는 2000년 6월 북에 5억불 가량의 큰 금액을 퍼붓고 북과 정상회담을 성사시켰으나 대다수의 한국민들은 북이 그 돈으로 핵 개발에 사용했다는 사실을 믿고 있다. 임기 몇개월을 앞둔 노무현 정부도 서둘러서 2007년 10월 정상회담을 열었으나 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NLL 포기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두 선언 내용에는 북이 즐겨쓰는 ‘우리 민족끼리 통일을 이룬다’는 문구가 들어 있어 북은 그 선언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다. 석재환 씨는 3월 24일부 한국일보 오피니언 란에 실린 본인의 글(제목: 조용한 흡수통일)을 비판하면서 ‘6.15 선언으로 바다, 육지, 하늘이 뚫리게 됐고 안보 걱정 없는 평화 번영의 길로 들어갔다’고 그의 4월 10일부 오피니언 란의 글에서 밝혔다. 6.15 선언으로 ‘평화 번영의 길’이 열렸다는 석씨의 말은 전혀 사실과 다른 이야기다. 그는 북이 그 선언을 미화하는 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을 뿐이다. 북이 수시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국을 향해 군사적 위협을 가하고 있는 판에 ‘안보’ 걱정 없다는 그의 말도 믿을 수 없다.
이란 핵 협상 타결을 계기로 과거형이 된 북비핵화 협상을 현재 진행형으로 만들어 낼수 있을까?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유인즉 북한은 과거 핵 협상안을 동의해 놓고도 번번이 그것을 파기시켜 신뢰를 잃었고, 북은 사실 핵전력을 강화시키면서 좀처럼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미 의회 연설에서 1994년 북미 핵협상과 이번 이란과의 핵협상은 모두 실패작이라고 지적했다. 갈루치는 네타냐후의 이 같은 말에 동의하지는 안했지만 현재 미국이 우크라이나, 중동과 이슬람국가(IS) 등 우선순위의 해결 할 문제들이 많아 당장 북한과의 핵 재협상에는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과의 핵협상은 이란이 핵무기를 아직 보유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되어 그래도 협상은 용이한 편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하고 또한 북이 스스로 핵협상을 원치 않고 있으니 북한과 다시 핵협상을 벌리는 것은 용이하지 않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