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말에 여름감기는 개도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속담도 있다. 감기는 겨울철 질환으로 더 익숙하다. 때문에 이 속담은 더운 날 감기를 앓는 사람에게 ‘건강관리를 제대로 못했다’며 핀잔을 줄 때 쓰인다. 그런데 요즘은 여름에 감기 걸리는 사람이 많아졌다. 오히려 여름에 쉽게 걸릴 수 있는 것이 감기인가 보다. 이리저리 둘러보니 감기에 고생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마도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속담을 ‘오뉴월 감기는 개도 사람도 조심해야 한다’는 표현으로 바꿔 써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왜그렇게 여름감기에 쉽게 걸릴까? 많은 이들이 겨울에는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고 단단히 준비를 하는 편이다. 독감예방주사를 맞거나 옷도 든든하게 차려 입는다. 여름에는 어떤가? 감기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예방에 힘쓸리 만무다. 한여름 감기에 걸린다는 것은 상상조차 않는다. 그러다보니 감기의 침투에 맥을 못추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한여름 감기는 겨울감기만큼이나 지독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실체에 대한 전문의들의 공통적인 의견을 이곳저곳에서 모아봤다. 여름감기는 이런 모습이었다.
요즘같은 한여름에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실내에서 에어컨, 선풍기 사용은 필수. 권장온도를 훨씬 밑도는 낮은기온으로 24시간 냉방기에 노출되어 생활한다. 이런 시기에는 실내의 온도차가 큰 폭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다. 바깥에서 심한 더위에 시달리다 실내에 들어와 시원한 바람을 오래 쐬다보니 체온조절 기능은 저하되기 마련이다. 이로인해 한여름 감기에 걸리는 사람들이 생겨 나는 것이다.
한여름에는 이른아침과 한 낮의 일교차가 큰 편이다. 무더위로 인한 땀과 수분의 배출량은 여느 때와 달리 늘어나고 있다. 그러다보니 탈수가 오기 쉽고 면역력은 점점 떨어진다. 감기가 사람들에게 침투하기 그야말로 좋은 상황이다. 한여름 감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한둘씩 늘고 있는 이유다.
한여름 감기는 겨울철 감기와는 딴판이라고 한다. 겨울철 감기는 거의 바이러스와 세균의 감염으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여름철 감기는 대부분 급격히 떨어지는 체온의 변화가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요즘처럼 무더위가 지속될때는 외부의 온도는 매우 높더라도 생활하는 실내공간의 온도는 체온보다 훨씬 낮다. 때문에 이런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급격한 기온의 차이에 적응하지 못한 신체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감기에 걸린다는 것이다. 흔히 여름 과도한 냉방으로 생긴 질환은 ‘냉방병’이라 부른다.
얼마 전 10여일 이상 감기에 시달리는 지인에게 “몸은 어때?라고 물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초기에는 두통이 오고. 식욕이 떨어지면서 가벼운 열이 났다. 이런 증세가 2-3일 지속되다가 가벼운 기침이 나고 코막힘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다가 목이 쉬어 말도 제대로 못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결국 열이 심해지고 배탈하고 설사까지 동반했다고 한다. 불룩 뛰어나온 배는 그대로였지만 홀쭉해진 그의 모습을 보면서 한여름 감기의 지독함을 엿볼 수 있었다. 오늘 칼럼을 한여름 감기에 대해 쓰는 것도 그런 이유다.
각설하고, 한여름 감기 예방과 퇴치는 귀가 때 손 씻기, 양치질 등 개인위생 습관을 갖는데서 시작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운동이나 식습관을 통해 기초체력을 키워야 한다. 체내 면역력 향상에 효능을 자랑하는 비타민C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실내외 온도차이 조절, 실내 환기, 충분한 수분섭취 등도 필요하다.
한여름 무더위로 우리는 매우 저항력이 약화되어 시도때도 없이 언제든지 감기에 걸릴 수 있다. 감기는 저항력이 막강할 때는 들어오지 못한다. 하지만 약간만 기울기가 세균쪽으로 기울어가면 바로 쳐들어 온다. 흔히 감기는 인체가 그 주인에게 보내는 ‘안전 경고등’으로 비유되는 이유다. 감기는 예방’이 우선이다. 감기에 걸렸다면 만사 제쳐놓고 건강을 위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최고다. 감기는 한번 걸리면 쉽게 낫지 않는다니 우리 모두는 각별히 조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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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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