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icat-Prazan Gallery 부스.
세계적인 아트페어 ‘아트바젤’이 지난 3월 홍콩을 시작으로 6월 바젤에서 그리고 지난 주 마이애미를 끝으로 2017년 대장정을 마쳤다. 1970년 스위스 바젤 출신 갤러리스트들이 모여 시작한 아트바젤은 현대미술의 최신 동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장이다. 개최 도시에 따라 뚜렷한 특징을 보이는 아트바젤은 단순한 아트페어를 넘어 최신 미술계 담론을 선도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트 페어는 미술사적 가치와 상업성을 갖춘 작가들의 회화, 조각, 영상, 설치, 필름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기량을 겨루는 자리다. 그 중 전 세계에서 으뜸인 자리가 아트바젤이다. 아트 바젤의 참여 갤러리들은 작가의 작품 소장 관리에도 철저하여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관련 기관에 소속 작가의 작품이 컬렉션 되도록 애쓴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아트바젤 마이애미는 32개국에서 268갤러리가 참여했고 연인원 관람객 82,000명이 다녀갔다. 12월 7일-10일까지 마이애미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이 페어의 총 결산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바젤과 홍콩보다 나은 결과가 될 거라는 소문이다.
서도호씨 작품(왼쪽). 김수자씨 작품
이 페어는 메인 섹터로 세계 유수의 갤러리 소속 작가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갤러리즈Galleries>, 판화, 프린트 등 재생산이 가능한 작품으로 콜라보레이션한 전시 <에디션Edition>, 다양성과 미술사적 접근을 기반으로 한 그룹전 <캐비넷Kabinett>, 최근 3년 사이 괄목할만한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조명한 <노바Nova>, 14개 갤러리에서 각각 작가 1인을 소개한 <포지션Position>, 설정된 프로젝트에 따른 작업전 <서베이Survey>, 야외 조각품 전시 <퍼블릭Public>, 영상 모음전 <필름Film>, 미술잡지 모음전 <매거진스Magazines>, 아티스트와 미술계 유력 인사들과의 토론 <컨버세이션스Conversations>로 진행되었다.
올해는 행사장인 마이애미 비치 컨벤션 센터가 대규모 리노베이션 중이어서 다른 해 보다 전시장 면적이 줄었고 주변이 어수선하고 복잡했다. 2018년 완공되면 전시공간도 10% 이상 늘고 새롭게 단장되어 내년이 아트바젤 마이애미가 시작된 지 가장 관심을 끄는 해가 될거라는 전망이다. 그래도 작년보다 올해 관람객이 5천명 이상 늘었다.
한국에서는 국제 갤러리가 참가했다. 이제 국제 갤러리는 아트바젤에서 인정받는 중견 갤러리가 됐다. 10년 동안 참가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견디며 오늘을 맞이했다. 갤러리 소속 작가들도 해를 거듭할수록 한국작가들이 다수가 되고 그들의 작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필자는 올해 3개 대륙의 아트 바젤을 모두 관람했다. 바젤, 홍콩, 마이애미서 만난 작품들은 대륙마다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의 분위기가 작품에서 풍겨 나옴은 지리적으로 맞닿은 그 지역 갤러리들의 참여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필자는 어느 특정 작가와 작품을 논할 수 없다. 특별한 흐름 역시 관람자의 안목과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클래식 음악에서 불후의 명곡이 있듯이 세월따라 현대적인 미술품이 쏟아져 나와도 이미 인정받은 작가들의 작품은 해를 거듭할수록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다. 그런가하면 오늘날 인정받지 못해도 먼 훗날 세대가 바뀌고 미술사조가 변해 새롭게 등극할 작품들이 무수히 많음을 예견한다.
미술품을 사는 것이 재테크로 바람직한 일이라 한다. 꼭 그 개념과 값비싼 작품이 아니어도 자신이 맘에 드는 작품을 구입해 자신만의 공간에서 감상하는 여유도 가졌으면 한다.
➊ 국제갤러리 부스 ➋ 전시전경 ➌ Gerhard Richter ➍ Di Donna Gallery 부스 ➎ Allan Mccollum Gallery 부스 ➏ Hammer Galleries 부스
문화의 힘에 대한 설명은 이제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특히 미술품이 갖는 파급은 다른 장르와는 비교가 되지 않게 크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20년 동안 바젤의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인 UBS는 3개 대륙 페어를 모두 지원한다. 이렇듯 자국의 든든한 기업이 후원하고 있는 것도 결국 문화의 힘이 갖는 파급 효과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이다.
이러한 막강한 힘으로 유럽에서 미국과 아시아로 확장하던 아트바젤의 행보가 약간 주춤한다. 세계 경기의 침체로 미술시장이 위축 되었고, 미술시장의 큰 손으로 꼽히는 중국 컬렉터들이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로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도 잠시일 뿐이라 점친다. 가장 안전한 투자처가 여전히 미술품이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3개 대륙에서 펼쳐질 아트 바젤에 대한 기대를 건다. 아울러 한국의 빛나는 작가들을 발굴해서 후원하고 세계 시장의 스타로 키워내는 일을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내길 바란다.
●도정숙
뉴욕, 서울, 워싱턴, 파리에서 30여회의 개인전을 가짐. 세계 각지에서 국제 아트 페어와 200여 회의 그룹전 참가. KBS, 월간 미술경제지 ART PRICE, 월간 대전예술에 미술 칼럼 기고 중. 저서로 <그리고, 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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