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ng Armani(왼쪽), Rarely Seen.
줄리 바소로뮤는 소비 사회의 브랜드, 여성의 정체성, 그리고 환경 문제같은 현대 사회의 이슈들을 도자와 사진, 비디오등으로 표현한다. 그의 작품은 섬세하고, 정제된 백색점토의 특성에 문화를 바라보는 작가의 날카로운 감수성이 더해져 고혹적이기까지 하다. 중국의 변화를 바라보며 호주의 시급한 이슈들을 다시 생각하게게 되었다는 그는 리서치를 기반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사실적 묘사로 전달한다. 필자는 2017년 5월 중순부터 두 달간 호주, 캔베라의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안 대학(The National Australian University)에 초대 작가로 작업하며 그 대학에 새로 부임한 바소로뮤 교수와 만났다.
바소로뮤는 도자기에 관심을 가졌던 그의 할머니와 1980년대 중반 처음 중국을 방문하며 아시아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당시 거리에는 길게 이어진 자전거 행렬과 많지 않은 빌딩이 있었을 때 였는데, 그후 다시 중국을 방문 할 때 마다 보았던 급변하는 도시의 모습은 그의 예술적 영감을 자극 했다. 극적인 변화를 보이는 중국의 도시에서 상품과 여성의 정체성, 환경에 대한 문제들을 생각했으며 이는 오랫동안 그의 작품의 주제가 되어 왔다. “나의 작업은 사회 문화적 이슈들에 시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Paradise Lost(위), Louis Vuitton Dynasty(아래 왼쪽), NIKE Dynasty.
2006년도에 완성한 ‘I am Monolo Blahnik, I am Louis Vuitton, I am Co Co’는 명품 구두와 핸드백 속에 손과 발이 구겨져 들어있는 형태이다. 그는 비싼 브랜드의 상품으로 포장해 그것이 자신의 가치를 높인다고 생각 하는 의식을 풍자했다고 설명한다. 명품 브랜드의 얇은 가죽 한 겹 속에 주름지고 구겨진 완벽하지 않은 몸의 부분이 극적 대조를 보이며 관객에게 소비 사회와 여성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는 또한 급변하는 도시의 변화를 보며 중국의 현재와 과거를 함께 생각하게 되었다. ‘Quing Armani’는 박물관에서 궁중에서 사용했던 여성의 구두와 악세사리들을 보고 이를 석고 몰드로 제작해 만들었다. “당시 중국은 전통 문화와 현대의 삶이 공존하는 가운데 미래로 가속화 해 달리는 것 같았다.” 그는 상품 라벨을 부조로 만들고 명품 브랜드의 로고나 전통 중국 왕조의 여성 모습을 전사로 제작해 도자로 만든 상품의 표면에 입혔다. “과거와 현재가 혼합하는 이런 접근으로 중국 문화와 역사의 문맥에서 서양의 상품 문화를 재정의해 보고자 했다.”
중국의 심각한 환경 문제는 그에게 가까운 미래의 호주를 생각하게 했다. 호주로 돌아와서 연구 조사를 하며 호주에서 희귀한 새와 꽃들이 어느 나라보다 환경의 위협을 받으며 빠르게 멸종이 되어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Paradise Lost’, ‘Rarely Seen’ 그리고 ‘Subversive Botanica’ 등의 연작은 120 여종의 멸종되어가는 꽃, 화학물의 범람에 말라가는 식물들, 그리고 위협 받는 새들을 백토를 이용해서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Paradise Lost’는 백색의 마른 나무 가지에 다양한 색을 입힌 새가 앉아 있다. 그는 자연 세계의 칼라풀하고 생명력있는 색에 소멸을 상징하는 표백된 흰색의 대비로 긴장감을 표현했다라고 말한다. ‘Rarely Seen’ 은 호주의 멸종되어 가는 야생의 꽃들을 표현한 것인데, 접시의 붉은색의 유약은 인공 화합물을 상징하며 유약속에 피어난 듯한 백토의 섬세한 꽃으로 관객의 시선을 자극 한다. 플라스틱 기둥위에 백토 접시를 얹어 꽃들이 마치 흐르는 시간 속에서 멈추어진, 스틸 사진 처럼 보인다. 그는 과학적 발전, 화합물의 노출로 위협 되어지는 자연에 대한 메시지로 ‘Subversive Botanica’를 만들었다. 총, 칼 같은 무기류의 형태는 우리를 보호하기도 하고 위협하기도 함으로 보존과 파괴를 의미하며 실험실의 컵, 깔때기, 플라스틱 세제병, 꽃같은 극적 오브제들은 절박함을 표현 한다. 그는 “야생의 많은 식물들이 멸종되어 가고 있다. 과학적 발전으로 우리는 많은 혜택을 입어 왔지만, 또한 화합물의 노출은 자연을 치명적으로 위협한다는것을 제시하고자 했다” 라고 말한다.
Subversive Botanica II(위), I am Manolo Blahnik, I am Louis Vuitton, I am Co Co.
전체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백색의 유려하고 고혹적인 표면 질감은 그에게 매우 중요하다. 그는 백색 표면의 극적인 아름다움으로 관객의 시선을 끌고, 집중하게 하게 해, 자신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또한 바소로뮤는 아시아에서의 경험이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귀중한 시간이었으며, 삶과 문화, 자연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다고 한다고 설명한다. 그의 계획은 앞으로 세계의 다양한 도예 작업실에서 작업하는 것이다. 그는 중국에서의 경험이 예술 창작의 자극제가 되었듯이 세계의 다른 환경에서 예술적 영감을 받고, 경험하고, 작업하고 싶다고 말한다.
최석진은 이화여자대학교 도예과와 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미국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에서 도예 석사를 받았다. 버지니아 박물관 휄로우쉽과, 라이톤 국제작가 기금등을 받았으며, 네덜란드, 프랑스, 이태리, 캐나다등지에서 레지던시 작가로 작업했다. 현재 미국 버지니아 주의 제임스 매디슨 대학(James Madison University)의 도예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줄리 바소로뮤(Julie Bartholomew)는 시드니 대학에서 석사를 받고 UNSW Art and Design에서 박사를 받았다. 중국, 대만, 일본 등지에서 레지던시 작가로 참가했다. 2006 년 골드코스트 국제 도예전에서 수상했으며 호주 도예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아델레이드의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대학의 도예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2017년에 캔베라의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안 대학(The National Australian University)의 도예과 교수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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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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