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은 몇 살때부터 먹으면 가장 좋을까?
한 여름이나 겨울에는 보약을 먹지 말라는 속설은 실은, 보약을 먹으면 더 좋은 때(봄과 가을)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본래의 의미가 와전된 것이다. 그럼 나이는 어떨까? 보약을 먹기에 가장 좋은 나이, 혹은 보약을 먹으면 좋지 않아 조심해야 할 나이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닐까?
어떤 이들은 너무 어렸을 때 녹용을 먹으면 머리가 나빠지니 아기때는 보약을 먹는 것이 아니라고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모유 수유를 할 때부터 보약을 먹이면 더 좋다며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의 보약을 짓기 위해 내원하기도 하는데, 한의학적인 원리에서는 얼마나 어렸을 때부터 보약을 먹을 수 있다고 볼까?
첫 돌 무렵에 우리는 성장과정에서 큰 변화를 경험한다
일단 보약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데서 시작해보자. 보약이란 몸의 허약한 부분을 미리 살펴 그러한 부분들이 망가져 버리기 전에 미리미리 보수를 하려 관리하기 위한 목적, 혹은 조만간 몸을 무리하게 사용해야만 할 것 같을 때 몸이 그 부담을 감당할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욱 강화시켜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처방을 일컫는다. 즉 보약이란 어떤 갑작스럽고 큰 변화가 예상될 때 그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우리 몸을 미리 관리하기 위해 먹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의 성장과정을 바라보면 아주 극적이고 커다란 변화가 일반적인 예상보다 매우 일찍 일어나는데 바로 첫 돌 무렵이다.
모유가 아닌 이유식을 섭취하는 것도 아이에겐 큰 일
일단 개인차는 있지만 보통 첫 돌을 전후로 아기는 주 영양 공급원을 모유에서 이유식으로 변환하게 되는데, 이는 생각보다 아이의 몸에 큰 스트레스를 준다. 딱 아이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가장 소화하기 좋은 형태로 이미 잘 배합되어 있던 젖을 받아먹기만 하다가, 갑자기 직접 입으로 부수고 위장에서 각종 소화효소를 사용해 녹여가며 필요한 영양소를 흡수해야 하는 과정은 아직 충분히 여물지 않은 아기의 소화기관에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시기에 아이들은 잦은 설사나 첫 감기를 경험하곤 하는데, 이 때 소화기능과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 한약을 처방하면 훨씬 수월하게 이 시기를 지나갈 수 있다.
첫 번째 급성장의 시기인 처음 24개월 사이엔 영양의 충분한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
뿐만 아니라 사람은 성장 과정에서 두번의 급격한 성장을 경험하는데 그 중 한번이 바로 처음 태어나서의 24개월과, 사춘기때의 2-3년이다. 키와 몸무게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이 시기엔 그만큼 몸을 자라게 하기 위한 영양소가 충분히 필요한데, 이 때 이러한 영양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아이들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체중이 줄거나 키가 충분히 자라질 못하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 급성장의 시기에 성장이 더딘 아이들에게 몸의 진액(영양소)을 보충해주는 보약을 처방하면 살이 통통하게 오르면서 키도 훌쩍 자라나게 된다.
돌 보약엔 인삼이나 홍삼보다는 녹용을…
또 이 첫 돌 무렵의 아이는 이미 신진대사가 충분히 왕성하고 기운도 넘쳐나기에, 기운을 끌어올리는 효능이 강한 홍삼이나 인삼같은 보양재 중심의 처방보다는 성장과 소화에 도움이 되기 위해 영양소와 진액을 보강해주는 보음재를 사용한 처방이 주로 나가는데, 대표적으로 숙지황, 녹용, 산수유 같은 약재들이 사용된다. 물론 이상하게 기운이 없고 쳐져 있는 아이라면 필요에 따라 홍삼이나 녹용을 사용할 수도 있다
첫 돌 이 후에는 언제 또 보약이 필요할까?
첫 급성장의 시기인 처음 24개월 사이, 특히 모유에서 이유식으로 영양의 공급원이 변하는 첫 돌 전후가 처음 보약을 먹기 시작하기 가장 좋은 시기지만 그 이후에도 몇 번 보약의 필요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을 때가 있다.
5-6세 사이 유치원을 다니면서 처음으로 부모와 독립된 시간을 보내기 시작할 때 성정이 여린 아이들은 갑작스런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 식욕감퇴, 잦은 배탈, 잦은 감정기복, 심지어는 탈모를 겪기도 하는데, 아이가 이러한 증상을 겪고 있다면 한약을 통해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또 사춘기에 들어 두번째 급성장기에 들어섰는데도 유난히 성장이 더디거나, 수험생활을 하는 과정에 지나친 여드름, 불면증, 불안증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면 역시 한약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문의 (703)942-8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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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윤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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