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릴랜드 Historic St. Mary’s City
가게(Cordea’s Hope) 전경.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디씨를 둘러싼 두 개의 주. 그 중의 하나인 메릴랜드주. 그 메릴랜드주의 남쪽지방을 남북으로 길게 달리는 여러 도로 중의 하나가 5번 도로이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도로 끝에 있는 포인트 룩아웃(Point Lookout)을 떠올릴 게다. 그 도로의 서쪽에 있는 레오나드 타운(Leonard town), 성 클레멘트섬(St. Clement’s Island) 그리고 세인트 메리시(St. Mary’s City)는 모두 메릴랜드주의 시작과 관련된다.
오늘을 그 중에서 세인트 메리 시에 관한 이야기. 이름인 성모 마리아 시(聖母 마리아市)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천주교 수도회의 하나인 예수회의 회원(Jesuit)과 관련이 깊다. 그들이 최초 이주민과 함께 왔기 때문이다.
세인트 메리 시에 역사유적지를 모아둔 곳(Historic St. Mary’s City)이 있는데 여기서는 그냥 줄여서 민속촌이라고 하자. 그런 모습이니까.
메릴랜드의 시작1633년 11월, 레오나드 캘버트의 주도로 140여명의 사람들을 태운 방주 호(The Ark)와 보급품을 실은 비둘기호(The Dove)가 영국을 출발했다. 대서양을 건너는데 걸린 시간은 대략 넉 달. 이듬해 1634년 3월 이주민들은 포토맥 강의 성 클레멘트 섬에 도착했고 3월 25일에 감사 미사를 드렸다. 그래서 이날이 메릴랜드의 날(Maryland Day)인데 1903년부터 시작되었고 1916년에 주 의회가 법으로 지정했다. 첫 도착은 성 클레멘트 섬이었지만 행사는 주로 세인트 메리 시에서 하는데 주 수도가 아나폴리스로 옮겨지기 전까지는 여기가 메릴랜드 최초의 주도였기 때문이다.
초기에 메릴랜드로 이주해온 사람들은 영국출신만 있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 네덜란드, 포르투갈, 아프리카, 카리브 해 출신 등 다양했다.
방문객 안내소(Visitor Center)주차장에 주차한 후 방문객 안내소를 들러 입장료를 낸다. 여기에 전시장과 화장실이 있다. 출발하기 전에 여기서 주는 지도를 잘 챙겨야한다. 그리고 기념품 판매소까지는 화장실도 없고 매점도 없어서 준비를 잘 갖춰야하고, 성 요한 박물관과 대농장(Plantation) 가는 길을 제외하고는 모두 걸어다녀야 하기 때문에 편한 신발이 필요하다. 그러나 중간에 쉬면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쉼터는 많다. 인터넷에 의하면 민속촌 관람에 네 시간, 성 요한 박물관 관람에 한 시간 정도 걸릴 거라고 한다.
민속촌 내에서 끈으로 연결된 애완견 동반은 가능하지만 닭과 같은 가금류가 있는 플랜테이션에서는 동반할 수 없다. 민속촌 안에는 안내원이 상주하기도 하고 자세한 안내문이 게시되어있어서 시간을 갖고 들여다보면 퍽 많은 것을 알게 된다.
인디언 마을(Woodland Indian Hamlet)영국에서 온 이주자들이 남부 메릴랜드에서 만난 야오코마코(Yaocomaco) 원주민의 마을을 재구성해놓은 것이다. 그 원주민들이 이주자들의 정착을 허락했다. ▶4면으로계속야오코마코는 ‘네 주거지’(there are four dwelling site)라는 뜻이다.
기념품 가게에서 점토로 된 곰방대를 볼 수 있는데 와오코마코 원주민이 점토로 된 곰방대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채플(Chaple)벽돌로 된 이 채플은 17세기 체사피크에서는 독특한 건축물이었다. 원래의 터에 복원한 건물.
24피트 높이의 벽 위에 울림이 좋은 천장이 있다. 우리 일행은 그레고리안 성가인 ‘주여 우리를 긍련히 여기소서’(Kyrie Eleison)를 불렀는데 우리가 부르는 노래가 천장과 벽 등 채플 모든 곳에서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관람객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노래 한 곡은 꼭 불러보시길. 이 채플 안에는 납으로 만든 관 세 개가 있다. 고고학적 발굴에 관한 자료가 거기에 있다.
헛간(Mackall Barn)이 헛간의 역사는 17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헛간 안에는 담배농사의 흔적인 호그즈헤드(hogshead)를 볼 수 있는데 커다란 양주 숙성통 같이 생겼다. 여기에 담배를 담아서 유럽으로 수출한 것이다. 이주자들에게 담배농사는 매우 수익성 높은 사업이었다. 이 헛간 안에서 끌을 사용해서 목재에 로마자 숫자를 새겨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집을 지으면서 목재를 결합할 때 결합할 부위를 목수들이 표시한 것이다.
가게(Cordea’s Hope)프랑스 노르망디 출신의 무역상인 마크 코디(Mark Cordea)의 가게. 이주자들을 위한상품이 진열된 가게 안에 도르래가 달려있어서 2층 창고로 부터 밑으로 물건을 내릴 수 있게 되어있고, 건물 밖에도 도르래가 달려있어서 도착한 상품을 2층으로 올릴 수 있게 되어있다.
여인숙(Smith’s Ordinary)1600년대식 2층짜리 여행자들의 숙소인데 내부 시설을 들여다보면 여행자를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잠을 자기도 하고 식사를 하기도 하는 공간. 건너편의 작은 건물은 여러 가지 작업도구를 보관하고 또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게 만든 공간이다.
마가렛 브렌트 기념 정자와 정원(Margarett Brent Gazebo/Garden)남성위주의 당시 사회에서 마가렛 브렌트는 메릴랜드 최초로 토지를 소유한 여성이었다. 그녀는 1600년경 태어나서 1638년 메릴랜드에 도착했는데 50에이커의 땅을 소유했다. 그리고 의회에 출석해서 자신에게 두 개의 투표권을 줄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 표는 자신을 위해서 다른 한 표는 볼티모어 경(Lord Baltimore)를 대신해서. 당시로서는 퍽 튀는 여성인데 그를 기념하기 위해 정원을 조성하고 정자를 세웠다. 거기서 내려다보이는 강이 성 메리 강(St. Mary’s River).
여인숙(Van Sweringen’s Inn)마을회관의 기능을 하기도 하고 식민지 지도자들의 숙소가 되기도 하고 주 의원들과 방문자들이 같이 잔을 기울이기도 하는 장소. 본토인 영국의 커피하우스를 본 딴 커피하우스도 있다.
이 건물은 문서보관을 하기도 했는데 이 문서 중에는 하인들의 이름, 나이, 임금에 관한 기록도 있어서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그들의 문화를 보는 것 같다.
기념품점(The Shop at Farthing’s Ordinary)기념품점 안에는 기념품뿐만 아니라 스낵, 커피, 음료 등 먹거리를 팔기도 한다. 그리고 옆 건물에 화장실이 있다.
여기에 어린이 체험학습을 위한 탁자가 있는데 거기에 놓인 헤리엇 터브먼(Harriet Tubman, 1820?-1913) 소개 소책자가 눈길을 끌었다. 흑인 여성인 그는 메릴랜드의 도체스터 카운티 태생인데 노예탈출 통로인 비밀결사 지하철도(Underground Railroad)의 차장(즉 안내자)으로서 300명이 넘는 흑인을 북부로 탈출시킨 사람이다. 남북전쟁 중에는 700명이 넘는 노예들을 해방시키기도 했다
의사당 건물(State House)메릴랜드주의 지금 주도는 애나폴리스이지만 그 전의 첫 번째 주도는 세인트 메리시였다. 1634-1695년간 60년 조금 넘는 기간에 그랬다. 1676년의 의사당 건물을 1934년에 복원했다. 원래 의사당 건물터는 조금더 북쪽에 있다.
의사당 건물 옆에 죄인들을 묶어두는 차꼬가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오른쪽에 있는 것은 죄인의 발목을 묶는 것이고 왼쪽에 있는 것은 죄인의 목과 손목을 묶는 것이다. 그게 왜 거기에 설치되어있는지 궁금했다.
비둘기호(The Dove)이 민속촌 구경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비둘기호 구경. 앞에서 얘기했듯이 이 비둘기호는 메릴랜드주의 시작과 관련되는 선박이다. 그 선박을 복원해서 강가에 매어두었다.
배에 가까이 가기 전에 선창 좌측에 나무토막 세 개를 매달아 놓은 것이 있는데 그것은 도르래를 이용하면 적은 힘으로 무거운 물체를 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체험실험을 위한 시설이다. 도르래를 이용해서 작은 힘으로 배의 돛을 힘으로 펴거나 접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 배는 40톤 크기이고 7명의 선원이 있었다고 한다. 같이 메릴랜드에 왔던 방주 호(The Ark)는 400톤, 선원 40명, 승객 140여명이 타는 큰 배였음에 비해 이 배는 규모가 작다. 배의 밑에는 선원들이 몸을 누일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어찌나 작은지 이런데서 휴식이 취해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비하면 선장이 단독으로 쓰는 공간은 호화롭다고 할 수 있을 정도.
이 배의 재미있는 것 몇 가지. 이 배 갑판에는 펌프가 두 개 있다. 청소 등을 위해 배 밑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것인데 배의 안내원이 펌프를 작동시키자 정말 물이 쏟아져 나왔다. 배 양쪽에 작은 포가 있는데 이는 사격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배와의 통신을 위한 것이다. 즉 이 작은 포를 쏨으로써 소리와 화염으로 다른 배에게 연락을 하는 것이다. 설명을 하던 안내원이 “이게 그 당시의 셀폰인 셈이지요.”하면서 웃었다.
기타이것 말고도 1829년에 건축된 것으로 추정되는 성공회(Episcopal Church)의 성 삼위일체 교회(Trinity Church)와 그 앞에 있는 묘지의 비석 구경도 좋다. 교회 구내의 묘지는 삶과 죽음이 분리된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그리고 성 요한 박물관(St. Joh’s Site Museum)과 함께 있는 메릴랜드 세인트 메리 대학(St. Mary’s College of Maryland)도 자동차로 한 바퀴 돌면서 구경할 만 하다. 아담한 캠퍼스가 예쁜데 여기 들어오면 공부가 저절로 될 것 같은 분위기.
방문객 안내소와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1600년대 중반의 담배농장(Godiah Spray Tobacco Plantation)도 구경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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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식 (VA, 스프링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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