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열띤 국민의 호응으로 산뜻하게 출발하는 바람에 크게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한 달도 안 되어 인사문제로 정국이 갑작스레 난장판에 휘말리고 외교문제와 남북문제에 서툰 행보가 입맛이 딱 떨어지게 만들고 있다.
순수하고 실력 좋은 차관, 국장들을 진급시켜 임명해도 되는데 웬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대거 등장시켜 국민을 실망시키나. 박근혜 정권 때와 마찬가지로 수첩공주 파동의 재현인가. 총리를 선출했으면 그에게 임명 제청권을 부여해야 하지 않나. 총리임명 제청권은 종적을 감추고 대통령 독선만이 춤추고 있는 형국이다. 분권형 총리제를 선호한다던 대선 때의 공약은 어디로 갔나.
국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외무부 장관 등의 임명을 강행한 것도 그냥 넘길 수 없는 대목이다. 대통령의 장관 임명 강행에 위헌소지가 없다 하더라도 반 의회주의적인 민주주의 역행 냄새가 짙어 심상치 않은 의구심마저 일으킨다. 그리고 강경화 후보 장관임명 강행의 변이 무엇이었던가. “국민의 지지율이 높으니 국민 눈높이에 맞춘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 군중 선동주의로 가려는 것인가. 공산주의자들은 지금까지 자기들이 프롤레타리아 독재라고 공공연히 자랑해 왔다. 무산계급 군중들을 선동하고 동의를 얻어 부르주아, 즉 자본가, 지식인들을 타도한다는 것이다. 요즈음 문재인 정부 아래서 반대자들에게 무자비한 문자 폭탄 세례로 위협, 협박, 공포 분위기가 자행되고 있다. 마치 중국의 모택동이 문화혁명이란 구호를 앞세우고 홍위병 패거리를 대거 동원하여 수많은 정적들과 지식인, 종교인들을 숙청한 사건이 확대 연상된다.
문재인 정부가 높은 국민 지지율에 자가 도취되어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국민들의 높은 지지율은 오랜 부정, 부패, 비리, 권력농단의 몰락과 더불어 새 정권 탄생 그 자체를 기뻐하는 것일 뿐이다. 아직 임무를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무슨 업적을 찬양하고 존경하여 국민들이 환호의 함성을 올리겠는가. 진정한 지지는 이제부터 성실하게 국가의 민주질서를 잘 지키고 진심으로 국민을 섬겨 쌓아올리는 존경과 신뢰의 감동에서 나올 것이다. “국민의 지지와 눈높이에 맞춰 임명을 강행한다”는 논리를 앞세우는 것은 확연히 대중 선동주의이고 반 의회주의 일 뿐이다.
문 대통령 자신이 내 걸었던 인사 5대 원칙을 이제 와서 토를 달아 억지를 부리려는 것이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급기야는 여야 정치를 이전투구판으로 몰아 넣은 게 아닌가. 위장 전입, 논문표절, 병역기피, 사생활 문란, 횡령 등등에 얽혀있는 인물들을 정부각료와 요직에 반드시 지명해야 되겠다는 범법관념에 눈이 휘둥그레질 뿐이다. 어떻게 해서 바로 엊그제까지 전교조 모임에 가서 “미군 없는 한반도를 만들자”는 내용의 선언문을 읽은 자, 평소에 남의 논문 표절한 공직자 추방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하더니 정작 자신이 장관 후보에 오르며 자신의 논문표절이 드러나자 엉뚱한 변명해대는 이런 위선자, 이런 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국가 요직을 맡을 수 있는 참담한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나라 체면은 땅에 떨어지고 이런 상처를 입은 인물들이 국내외에서 우리나라의 각료라고 설칠 텐데 제대로 업무수행 인듯 할 수 있을까. 야당들도 반항은 하고 있지만 그들의 투쟁행태가 일그러져 있는 것만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임명받은 후보들을 놓고 몇 명을 통과시켜 줄테니 몇 명을 양보하라는 따위의 협상 제안설은 무슨 망측한 짓인가. 도대체 법을 위반한 각종 비리들이 어떻게 해서 협상이나 타협의 도마 위에 놓여 질 수 있다는 것인지 기가 막힌다. 이렇게 해서 어떻게 국가의 건전한 도덕성과 정의 그리고 국가 기강이 바로 설 수 있을지 미래가 지극히 불안해 진다.
대북관계도 자세가 유치하고 너무 주먹구구식이다. 일방적으로 각 단체들의 대북접촉을 승인하여 북한 측으로부터 오히려 퇴짜를 맞는 망신을 당했다. 북핵문제를 놓고 특보의 해외발언이 다르고 대통령의 뜻이 다르다는 기이한 발표가 연달아 나오고 있다. 물론 이제 막 새로 출발한 정부이니 만큼 서툰점이 있을 법도 하고 이해도 된다. 그러나 국가적 도덕성과 정의 등에 대한 석연치 않은 모습은 싹수부터 철저히 배격해야 마땅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정권 장악까지의 과정을 뼈저리게 반추하고 국민 뜻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겸손한 정치’를 펴나가야 할 것이다. (571)326-6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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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용 자유광장 회장 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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