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주고 병 준다.” 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약은 약이 되기도 하지만 병도 된다는 뜻 이기도 하다. 사람이 건강하다는 것은 몸의 신진대사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인데, 만일 이 균형이 깨지면 병이 되고 이를 정상적으로 돌리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약인 것이다. 의약의 발달은 인간생명의 연장에 너무도 큰 공헌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약의 역작용 또한 엄청나서 약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약에 대한 의존성이 강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약이란 꼭 필요할 때는 써야 하지만 실제로 병을 낫게 하는 것은 결코 약이 아니라 자기 몸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어느 약이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인류가 만든 약 가운데 신비의 약으로 평가되는 아스피린(Aspirin)도 위벽손상, 혈액응고지연, 적혈구파괴, 생리시 출혈증가, 분만지연 등과 같은 부작용이 있다는 것도 알아야한다. 그러니 임산부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약이 곧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 약에 대해 오랜 세월동안 생활에서 터득한 경험과 지혜, 교훈에 대해 몇 몇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지저분하기는 하지만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 는 말이나 “까마귀 똥도 약이라니까 물에 깔긴다.” 라는 말이 있다. 이 둘은 비슷한 의미인데 아주 흔하던 것도 정작 필요해서 찾으려니까 구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옛날부터 약이 얼마나 귀했기에 이런 속담들이 생겼을까? 평상시에는 흔하디흔하던 살균제나 소독약 붕대 같은 것도 뜻하지 않게 상처가 생겨서 허둥지둥 찾으면 집안에서 찾을 수가 없어 당황하는 일이 많다. 그러므로 구급약은 언제나 꺼내기 쉬운 곳에 비치해 두어야한다는 교훈이 이 속담 속에 담겨져 있는 것 같다.
*죽은 뒤에 약방문 (死後藥方文);사람은 언제 뜻하지 않은 사고가 생길지 모르므로 평상시에 집 근처의 의사나 약사선생님을 잘 사귀어 둘 필요가 있다. 서양속담에 알아두면 이익이 되는 사람은 병 치료와 관계되는 “의사와 약사다.“ 라는 말이 있다. 죽은 뒤에 약방문이란 치료의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뜻이며 소 잃고 외양간고치는 격이 되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병은 치료보다도 예방이 더 중요 하다는 뜻도 되겠다.
*네 병이야 낫든 안 낫든 내 약값이나 내라; 이 속담은 의(醫)는 인술(仁術)이 되어야지 환자와의 관계가 순전히 금전적인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옛날 의원들은 환자들의 병 치료에만 정성을 썼지 치료비 받는 것은 환자의 성의에 맡겼던 것이다.
*젊은이 망령은 홍두께로 고치고 늙은이 망령은 곰국으로 고친다.; 늙은이 망령이란 요즘말로 노인성 치매를 뜻하는데 오늘날 점점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치매에 걸린 노인이 늘어가는 것이 걱정이다. 곰국으로 치매를 고친다는 말은 단백질 섭취를 통해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면 치매증을 예방 또는 치료 할 수 도 있다는 뜻이다.
*근원 벨 칼 없고 근심 벨 약 없다.; 근심이나 스트레스를 없애려면 정신적인수양과 기분전환을 통해 해결해야지 약품에 의존하면 결국 약물중독, 성격파탄, 치매증도 생기게 된다고 한다. 첫째는 간호, 둘째는 식사, 셋째가 약치(藥治)이다. 즉 병을 치료하는 유일한 방법이 약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말이다.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여 온다.; 약이나 치료가 올바르지 못해서 오히려 병이 악화되거나 새로운 병이 생기는경우도 있다. 그런 것을 의원 병 또는 약원 병이라고 한다. 잘못된 약재치료, 진찰과정, 수술 등에 의하여 생기는 병을 말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치료자인 의사나 약사의 신중하지 못한 언동으로 인해 신경성으로 병적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을 의료인들은 잘 숙지하여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스려 주고 신중을 기해 치료해야 한다는 교훈적인 뜻이다.
*나라님이 약이 없어 돌아 가셨나; 아무리 훌륭한 보약이나 치료제 일지라도 한계가 있으며 병을 고치고 건강하게 하는 주체는 인체가 지니고 있는 자연치유능력이라 생각한다. 약은 단지 그 보조역할을 할 따름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스스로의 원인을 반성하고 고치려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약에만 의지하여 병을 고치려하기에 약의 남용이 생기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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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권 <문한의원 원장·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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