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포장재로서 플라스틱은 그렇게 좋지 않다. 식재료와 직접 닿아 있어서 플라스틱에 내재된 화학물질의 유해성도 염려가 되지만 더 큰 문제는 생분해를 하지 않는 플라스틱의 버려진 양이 지구를 덮을 정도로 엄청나다는 사실이다. 미 식약청(USDA)의 오랜 연구로 자연생태계로 돌아가는 포장재 탄생의 가능성이 열렸다. 음식처럼 먹을 수도 있고 플라스틱보다 산소를 차단하는 능력이 250배나 강하여 음식을 신선한 상태로 오래 보관할 수도 있다.
미국인의 우유 소비량이 감소됨으로 USDA에서는 수십년 동안 잉여 분말우유의 활용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얼마전 우유단백질 카세인의 구조를 플라스틱과 비슷하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카세인막은 수분에 예민해서 포장재로는 문제가 되었다. 최근 여기에 펙틴을 주입했을 때 높은 습도에도 견디고 물속에서도 곧 바로 용해되지 않는 막을 형성시킬 수 있게 되었다.
플라스틱은 영원하다. 우리가 버리는 플라스틱의 20%만 재활용되고 나머지 일부 매립지로 들어간 플라스틱은 천년을 묻혀 있어도 흙이 되지 않는다. 바다로 간 플라스틱은 지구의 대양에서 해류가 돌기를 하는 곳 5군데에 모인다. 인류가 플라스틱을 만든 이래로 버려진 플라스틱 대륙에는 그 양이 2천만 톤 쯤으로 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바람에 날리는 플라스틱 백에 목이 어쩌다 들어가서 숨을 못 쉬는 새들, 맥주 6팩을 묶는 플라스틱 얼개의 구멍 하나에 몸통이 걸려 평생 그 플라스틱 팩을 허리에 걸고 자라야 하는 어린 바다거북. 먹이인 줄 알고 삼킨 플라스틱으로 위가 꽉 차서 죽는 새들.
플라스틱과 플라스틱 물병의 유해성에 대하여 주류 언론에서는 큰 문제를 삼지 않는다. 그리고 정부의 규제도 별로 없다. 수돗물의 질에는 법의 규제를 받지만 병물의 질은 규제를 받지 않는다. 정치권을 돈으로 산 로비 활동의 결과이다. 실제로 병물의 질은 수돗물과 같거나 더 낮다. 대부분 병물에 든 물은 증류를 했거나 수돗물을 그대로 받아서 플라스틱 병에 넣어서 판다. 지구의 오염 상태를 봐서 지하수라고 해서 깨끗하다는 보장이 없다. 사람들이 수돗물의 질을 의심하여 병물을 사 먹는 것으로 해결하면 정치인들은 수도관과 정수시설에 예산을 배당하지 않기 때문에 수돗물의 질을 더 나빠지게 하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 여름날 차안에 둔 플라스틱 물병의 물 즉 화학물질이 녹아난 물을 그대로 마시면서도.
카세인 단백질막을 포장재로 사용하는데 있어서 해결해야 할 몇 가지 이슈가 남아 있다. 아직 플라스틱보다 수분에 약하다. 그러나 현재의 상태로도 곧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분야가 몇 군데 있다. 아침 식사용 시리얼에 뿌리는 것이다. 시리얼의 바삭거리는 식감은 설탕물을 스프레이 함으로 오는 것인데 카세인 단백질로 대신하면 바삭함을 더 오래 유지하고 우유 속에서도 더 오래간다. 또한 단백질임으로 영양가도 높아지고 프로바오딕스나 비타민 같은 것도 첨가할 수도 있다. 또 하나 이상적인 곳은 피자 박스 안의 코팅인 라이닝을 대신하는 것이다. 이 라이닝에는 일본이나 한국에서 환경 홀몬이라고 알려져 있고 EPA(환경청)에서 금지한 PFCs(Perfluridated compounds)가 들어 있다. 미국에서는 PFCs의 생산을 중단해 가는 단계에 있다.
PFCs는 기름이나 수분의 흡수를 막아 주기 때문에 지난 반세기동안 우리 주변의 각종 제품에 이용되어 왔다. 대표적인 예로 테프론 프라이팬과 3M 스카치테이프, 마이크로웨이브용 팝콘 봉지, 패스트푸드 싸는 종이들이나 얼룩을 방지하는 가구, 카펫, 방수 처리된 옷이나 야외 스포츠용품, 건축자재, 항공기, 자동차, 화장품이나 샴푸 등 우리 주변의 거의 모든 제품속에 산재해 있다. 집안의 먼지에서 비롯해 공기와 물과 토양에 깊이 스며들어 있어서 제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PFCs는 건강을 해치는 물질이다. 암을 유발하고 홀몬 분비를 교란하고 간을 크게 하거나 면역체제를 약하게 하고 저체중아를 태어나게 하고 태아의 뇌 발달 저해와 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USDA의 연구팀의 책임자 보낼리(Bonnaillie)는 적절한 산업 파트너를 만나면 한 1년안에 일반 마켓의 선반에 올려놓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가게에서 산 식재료의 포장을 벗겨서 통에 모았다가 뒷마당에 묻어 거름을 만들어 정원의 각종 아름다운 꽃들을 피우거나 맛있는 채소를 기를 수 있게 되는 그런 일상, 자연의 순환 원칙에 따라 내가 버리는 쓰레기가 바다새를 죽이지 않고 자연의 흙으로 돌아가고, 인간인 나의 일상도 그 순환의 일부가 되어 지는 그런 날을 향한 희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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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기후변화 전문가 워싱턴 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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