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부터 월요일까지 보스톤에서 열린 전국교육위원회 연례 컨퍼런스에 다녀왔다. 연례 컨퍼런스는 17년간 교육위원으로 일하면서 약 10번 정도 참석했던 것 같다. 어떤 해는 시간을 낼 수 없기도 했고, 작년에는 같은 시기에 다른 곳에서 열렸던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 가느라 참석할 수가 없었다.
전국적으로 만오천개 이상의 교육위원회가 있기에 컨퍼런스 참석 교육위원들 수는 상당하다. 물론 모든 교육위원들이 참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회에서는 가능한 모든 교육위원들에게 권하고 있고 이번에는 전체 12명 중 11명이 다녀왔다.
컨퍼런스에서는 교육위원들이 다루는 다양한 이슈에 대해 전문가들로부터 강의를 듣거나, 다른 학군들의 경험담을 청취하기도 한다. 물론 당면한 모든 현안들에 대해 시원스러운 해답을 받아 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책 수립 시 고려해 보아야 할 부분들에 대한 조언과 의견들을 접하게 된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나에게는 소수인종 학생들의 학력성취도 제고방안, 일대일 테크놀로지 도입문제, 그리고 성소수자에 대한 정책이 주 관심 분야였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다른 스케쥴과 중복되어 일대일 테크놀로지 강의는 듣질 못했다.
소수인종 학생들 학력성취에 관해서는 교사들이 가르치는 학생들이 처한 형편을 충분하게 잘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단순히 학력성취 부족이나 학교 생활에서 더욱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가정환경, 겪고 있는 정신적 고충과 인간관계 등에 대한 섬세한 이해와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정책은 현재 미국 전체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들 중에 하나이다. 이념적, 종교적 갈등도 많이 유발 시키고 있다. 연방정부와 일부 하급 연방법원의 법해석도 다르고 학군들 사이에서 취하고 있는 입장도 다양하다. 현재 미국의 여러 주 의회에서 이에 대한 각종 법안들이 제출되고, 그에 대한 찬반이 여론이 들끓고 있으며 소송까지 제기 되고 있다. 결국 연방 대법원에서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회도 이 문제로 작년에 심한 홍역을 치뤘다. 그리고 현재는 후속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데 하급 연방법원에서 항소된 소송에 대한 상급법원의 처리를 주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컨퍼런스 기간 중 하버드 교육대학원에서 주최한 난민 교육 컨퍼런스에도 참석할 수 있었다. 요즈음 시리아 난민 문제가 유럽이나 미국에서 현안이기에 나의 관심을 끌었다. 세계적인 학자들과 난민 문제 전문가들, 그리고 직접 현장 활동자들로부터 이 문제의 정도와 심각성 그리고 학생들 교육 문제에 대한 전체적 분석을 들어 보았다. 또한 왜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난민 교육 문제는 단순히 인도주의적인 차원 뿐만이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국가안보와 직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어린 난민들에게 적절한 교육, 그리고 교육 후 적당한 일자리가 주어지지 않으면, 그들은 생존 투쟁과 분노 해소를 전쟁이나 테러 행위로 이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에 대한 교육은 단순히 기회를 제공함에 그치지 않고 정신적 치유와 지원으로 뒷받침 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3일간 컨퍼런스의 아침 전체 세션에서는 유명 인사들의 초청 강연을 들었다. 첫째 날에는 과거 CBS TV 뉴스 앵커였던 댄 래더, 둘째 날에는 ABC TV 굿모닝 아메리카의 공동 진행자인 로빈 로버츠,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하버드대학의 토니 와그너 교수였다. 댄 래더 씨는 미국교육의 발전을 위해 외국의 성공모델을 살펴 보라고 권했고, 로빈 로버츠 씨는 두려움이 목적 달성이나 성취의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토니 와그너 교수는 오늘날에는 지식보다는 지식 사용 기술, 그리고 그보다는 혁신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기에 이제 더 이상 단순지식 교육은 교육의 중심이 될 수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3일간의 빡빡한 일정에 비록 몸은 피곤했지만 유익한 컨퍼런스였다. 내년에는 콜로라도 주 덴버 시에서 열린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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