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마다 국경일을 정하는 것이 다르다. 우리나라도 국경일은 ‘국경일에 대한 법률’로 정해져 있다.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등 4대 국경일이던 것이 2006년에 한글날을 추가해서 5대 국경일이 되었고, 제헌절을 제외하고는 공휴일로 정해져 내려온다. 종교적 색체가 적고, 특정인의 생일과도 무관하다. 개천절과 한글날은 고증을 통했지만 날짜를 임의로 가정했고, 나머지는 특정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각각 정했다. 이외에도 국가기념일 등이 각각의 역사와 의미를 가지고 지정되어 있다.
나라의 근본이 바로 서 있는 나라일수록 이런 국경일이나 국가기념일은 온 국민이 하나가 되고 자긍심을 갖는가 하면 국가와 후손에게 역사와 애국심을 공유하고 삶의 의미를 높일 수 있는 고무적인 날이 될 수 있겠다.
세상일에 쫒기어 모든 것 잊고 살다가도 마음과 몸을 고쳐 잡고 ‘내가 이 세상에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가,’ 자신의 존재의미, 즉 ‘정체성’을 음미해 보는 귀중한 시간일 수도 있다. 억지로 강제 할 수는 없지만 밥만 먹다가 죽는 것에서 한발짝 세상을 둘러보게 하는 의미로운 날이자, 남은여생에 한가닥 보람을 찾을 수도 있는 일이겠기에 개개인에게도 국경일은 새로운 삶의 이정표가 될 수도 있는 날이다.
가령 3.1절이다. 밥벌어먹기도 힘든 시국에 자칫하면 지서에 끌려가 감옥에 가거나 할텐데 뭐하러 ‘만세’를 불렀을까?. 지금보다 몇십배 배고프고 힘들 때였지만 그런 일들이 옳다고 생각되어서 목숨을 걸고 그런 일을 했다. 또 제헌절이다. 왕이 자기가 정한 법과 관습대로 국민들을 다스리다가 국민이 주인 된 의미의 ‘헌법’이 이 나라에 최초로 제정된 날이다. 이 헌법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가, 권력 있고, 돈 있는 사람들은 안 지켜도 아무렇지도 않다면 이게 옳은 것인가.
가장 큰 국경일은 광복절이다. 올해로 70년이 되었다. 한국정부가 광복70년을 맞아서 하고 있는 행사나 의미는 공허롭기까지 하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광복절이 잊혀지기를 바랬던 것처럼 느닷없는 ‘건국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좋게 일본에서 태어난 대로, 그렇지만 당당하게 한국의 대통령으로 행동하면 되는 것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가 독립군을 잡으러다니는 일본군 장교였다. 만천하가 아는 일이 되었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되었다. 그 걸 굳이 ‘건국 47년’이라고 해서 광복절의 의미를 줄여 볼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일제의 역사,’ ‘부역의 역사’를 지워버리고 싶은 사람들이 한국을 아직도 지배하고 있다. 조사기관 리얼미터는 8월19일 ‘우리나라의 건국시점을 3.1운동과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으로 봐야한다’에 63.9%로, 남한정부가 수립된 1948년(21.0%)보다 세배가 더 많았다. 여기에 잘 모른다는 15.1%는 또 누구인가.
주말에 영화 ‘암살’을 보러 갔다가 표가 없어서 되돌아왔지만 조금도 불쾌하지가 않았다. 해방 후 역사책에는 ‘의열단’을 단 한 줄로 간단하게 처리해 버릴 수밖에 없었던 이승만과 이어지는 박정희시대의 ‘항일 역사지우기’가 무슨 의미인지를 아는 해외국민들이 그렇게 많다는 생각에서 그렇다. 모당의 국회의원은 자기 할아버지의 친일 행적에 대해서 국민 앞에 사과와 용서를 빌고 있었는데 반해서 얼마 전 워싱턴에도 다녀간 적이 있는 새누리당 대표라는 사람은 백주대낮에 아버지의 친일행위를 ‘애국자’로 둔갑시키는 책을 발간했단다.
왜 그토록 1948년 건국절에 매달리겠는가. 그리고는 너무나 머쓱했던지 한결같이 ‘이승만’을 교묘하게 앞에 내세운다. 그래야만 친일 부역자들에게 오욕의 역사를 살짝 가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헌법에도 명시된 ‘3.1운동과 임시정부의 법통’ 오늘날 대한민국 국군의 출발은 당연히 ‘독립군’임을 부인하는 자, 그는 친일부역자와 같다. 영화 ‘암살’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해방된 조국에서 친일파 악질 경찰에게 고문을 다시 당해야 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심정을 영화를 통해서라도 느끼셨다면 이런 졸고도 더 이상 필요가 없을 지도 모르겠다.
오늘 이 시간에도 제발 ‘국경일’ 좀 없어졌으면 하는 궁색한 무리들이 주변에 수두룩하다. 슬픈 현실이다.
http://cafe.daum.net/BonghaWashing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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