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30년 전이던 1985년 8월, 13살 먹은 미국의 소녀가 비행기 사고로 죽었다.
그 어린 소녀의 죽음에 미국 국민들은 물론이고 그 당시 냉전의 극에 달해서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했던 소련 국민들까지 그녀를 애도하고 장례후에는 양국에서 동상을 세워 추모하는 일까지 있었다. 그런가 하면 소련에서는 추모 우표까지 만들어서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였다. 그녀의 이름은 Samantha Reed Smith 이다. 메인주에서 태어나 13세의 짧은 세상을 살면서 전 세계를 이렇게 크게 흔들었던 사람도 드물것이다.
이야기는 그녀가 10세이던 1980년, 그녀는 소련 공산당 서기장 유리 안드로포프에게 한 장의 편지를 쓰게 되면서 시작된다. 소련과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연일전쟁을 하고 TV에서는 날마다 ‘언제 소련의 핵무기가 미국 본토에 떨어질지 모른다.’ 고 하니, 어린 소녀는 엄마에게 ‘왜 소련은 미국을 공격한데요 ?’ 하고 묻자. ‘네가 직접 물어 봐라.’ 고 조언해서 아래와 같은 내용의 편지를 쓰게 되었던 것이다. ‘소련과 미국이 핵전쟁을 할까 너무나 무서워요. 전쟁이 일어나서 많은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제발 다시 생각해 주세요.’ 하는 내용의 편지를 받은 안드로포프는 이렇게 답장을 보낸다. ‘소련에 있는 모든 사람들 역시 평화를 원하고 있다. 네가 직접 소련에 와서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기를 원한다.’
이런 편지가 오간 뒤에 이 어린 소녀는 소련에 공식 초청을 받고 11살이 되던 해에 그녀의 부모와 2주일간 소련 곳곳을 다니면서 환대를 받았다. 소련을 떠나면서 그녀가 했던 말이다.
‘미국사람들이나 소련사람들이나 다를 게 하나도 없어요.’
이것이 미 전역에 공중파를 타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퍼져 나갔고 핵무기를 없애고 전쟁을 하지말자는 반전반핵운동이 시작되는 계기가 된다.
재미동포 신은미씨의 통일노력의 일환인 독자 만남 콘서트를 대통령까지 나서서 종북몰이를 하고 국가 보안법 위반을 조사하겠다고 출국을 금지시켰다. 언론에서는 신은미씨의 기본적인 배경조차 다루지를 않는다. 신은미씨는 북한 땅을 처음 밟은 느낌을 ‘생각했던 것 보다 잘산다’ 였다고 한다. 왜 못살고 굶주리고 거지들이 우글거리는 그런 땅이 아니라고 하느냐면서 종북이란다. 실제로 그녀가 북한을 방문하기 이전에 어떤 상태였고 어떤 인식들을 가지고 살았었는지는 통일이 대박이 되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다.
신은미씨는 대구의 부유하고 보수적인 반공 기독교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리틀에인절스 단원활동을 했고, 대학 졸업후에 미국유학을 와서 성악가 겸 음악교수가 되었다. 경제학자 출신이며 사업가인 남편과 함께 2011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객관적인 조건이 통일은 커녕 북한사회에 대해서 고민하고 신경 써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 사람이었다. 남한에서도 지극히 보수적인 조건만을 두루 갖추고 있는 나이 50이 넘는 그것도 여자 분이다. 그녀는 북한에서 충격과 슬픔, 그리고 흥미를 느껴 2012년 다시 방문하면서 그 유명한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를 인터넷 매체에 발표하면서 책으로 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책을 2013년 ‘우수문학도서’로 선정까지 했다. 또한 통일부는 신은미씨와 이 책을 홍보하는 동영상을 제작하여 통일부 홈페이지에 올리기까지 했다.
모두가 종북이다. 문화체육부도, 도서선정 심사위원도, 통일부도 종북이어야 맞다. 북한 땅을 밟고 김일성 동상에 헌화하고 김정일에게 ‘믿을만하고 약속을 지킬 사람’이라고 찬양한 박근혜 대통령은 현재 남한사회에서 이 보다 더 찬양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안다. 누가 제대로 종북이 맞는가,
지난 10일, 한국의 통일부 장관이라는 분은 워싱턴에 와서 ‘통일대박론은 흡수통일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헌법에 명시된 평화통일을 기본원칙으로 한다’ 고 했다.
설명을 들으면 흠잡을 데가 별로 없다. 이걸 만약에 국민들이 ‘남북한이 평화롭게 지내자‘ 고 하면 여지없이 종북이 되어 버린다.
미국이 53년 동안 봉쇄했던 쿠바와의 국교재개 소식은 미 국민들과 쿠바국민들에게 큰 선물이 아닐 수가 없다. 이전까지의 지난했던 이웃관계가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세월이었던가,
아직도 쿠바와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10살 사만타 스미스가 바라봤던 세상을 어쩌면 죽는 날까지도 못보고 갈 사람들로 보인다. 한국에도 그런 사람들이 아직도 너무나 많이 남아있다. 어쨌건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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