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지난 주 칼럼에서 언급했던대로 바로 내일 17일 토요일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청 주최로 열리는 틴에이저 스트레스 컨퍼런스에 여러분들의 참석을 다시 한번 권한다. 장소는 7630 Telegraph Road, Alexandria, VA 22315에 위치한 Hayfield 중고등학교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반까지 진행된다.
내일은 또한 1954년에 내려진 Brown v. Board of Education이라는 연방 대법원 판결(이하 브라운 케이스) 60주년 기념일이다. 이 판결을 통해 미국 공교육 시스템 안에서 진정한 인종통합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사실 그 전까지는 학교의 시설이 같은 수준으로 갖추어진 이상 흑, 백인 학생들을 구분해 서로 다른 공립학교에 다니도록 하더라도 연방헌법의 인종차별금지 조항을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었다. 이는 1896년의 Plessy v. Ferguson(이하 플레시 케이스)라는 연방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브라운 케이스의 판결이 플레시 케이스의 판례를 뒤집었다. “Separate but Equal”은 위헌이라고 했다. 즉, 아무리 동등한 시설과 자격을 갖춘 교사 확보나 같은 액수의 예산보조가 있더라도 흑인 학생들끼리만 다니도록 하는 시스템은 원천적으로 흑인 차별이라고 했다. 여러 학자들의 연구를 인용, 역사적으로 흑인에게 열등감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종적 분리는 그러한 열등감을 지속화 한다고 했다. 그러기에 흑인 학생들이 열등한 교육을 받는다고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브라운 케이스의 판결은 대법관 9명 전원의 만장일치로 이루어졌다. 이는 일반인들의 예견을 뒤엎는 결과였다. 사실 1951년에 시작한 이 케이스가 연방대법원에 다다른 것은 1953년이었다. 그리고 흑백분리 공립학교 시스템이 위헌이라고 생각한 대법관이 처음에는4명에 불과했다. 그 중 프랭크푸터 대법관은 만장일치 위헌 판결을 유도하고자 지연작전을 구사하기 위해 재심리라는 절차상의 방법까지 동원했다고 한다. 그 사이 기존 빈슨 대법원장이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하고 그 후임으로 워런 대법원장이 임명되면서 대법원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워런 신임 대법원장의 설득에 대법관들 모두 이 케이스의 역사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신들 사이에 찬반이 극명하게 갈라질 경우 특히 남부 지역에서 있을 수 있는 저항을 우려해 만장일치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판결 내용이 실행에 옮겨지기에는 그 후에도 여러 해가 걸렸다. 통합이 곧 바로 되기에는 현실적 어려움도 있었겠지만 인종차별주의자들의 고의적 불복행위가 뒤따랐다. 엘라바마 주의 경우 주지사가 직접 물리적으로 흑인 학생들의 등교를 막기까지 했다. 그는 케네디 대통령의 명령을 받고 동원된 국민방위대의 사령관이 나서자 겨우 물러날 정도였다.
버지니아 주에서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주 의회는 각 학군이 나름대로 인종통합을 시행하지 못하도록 흑인 학생들의 백인학교 전학을 주 정부가 심사하도록 법을 제정했다. 아예 공립학교 문을 닫는 학군들도 있었다. 페어팩스 카운티도 브라운 케이스 판결을 바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실 현재는 중학교인 루터잭슨 학교가 1954년에 문을 열고 흑인 고등학생들을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페어팩스 카운티의 흑인 학생들은 인근 매나세스나 워싱톤 DC까지 가야 고등학교에 갈 수 있었다.
그래도 페어팩스 카운티가 버지니아 주에서는 알링xjs 카운티 다음으로 두 번째로 1959년부터 통합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교육위원회는 사실 시간을 끌기로 밀실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당시 교육감은 흑인과 백인 학생들이 같이 운동 시합을 하는 것을 금하기도 했다. 또한 흑인 학생을 피해 사립학교로 전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심지어 학비를 보조해주는 정책을 실시하기도 했다.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흑백통합이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은 1970년이 되어서라고 한다.
내가 미국에 온 1974년 바로 전까지 미국이 인종 문제로 이렇게 큰 내홍을 겪었다는 것이 참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 물론 지금도 해결해야 할 인종적 갈등과 문제가 제법 존재한다. 페어팩스 공립 학군 내에서도 종종 제기되고 있는 인종적 이슈들이 있다. 브라운 케이스 판결 60주년을 맞아 이런 현안들을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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