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만 하더라도 부유층의 노리개 정도로 여겨져 서민들은 눈요기만 할 수 있었던 자동차 보급이 확 달라진 데에는 헨리 포드의 공헌이 크다. 디트로이트의 공장에서 일관 작업방신으로 1908년부터 28년까지 모델-T식 포드차를 대량생산 할 수 있었기에 자동차는 중산층의 필수품으로 등장한 것이다.
그리고 역시 디트로이트에 자리 잡은 제너럴모터스(GMC)와 크라이슬러가 포드회사와 더불어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가 되었기에 1960년대 초 까지만 하더라고 디트로이트는 명실공히 세계의 모터 타운(Motor Town)이었다. 그리고 1950년의 인구조사로는 200여 만에 가까운 숫자로 전국에서 4번째가 되는 도시였는데다가 자동차 회사들의 호경기로 시정부의 재정이 튼튼하고 실직자가 없는 풍요한 도시였었다.
196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유럽 그리고 일본 자동차회사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점점 위축되어 온 미국산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은 2008년 경기 대침체 때 최악의 상태를 맞아 GMC와 크라이슬러는 파산 직전에 오바마 정부의 구제금융 때문에 간신히 기사회생할 정도였다. 그러는 동안 1967년의 인종폭동이 특히 극심했을 뿐 아니라 강력한 자동차 노조의 임금과 가외 혜택 압력을 피하기 위해 자동차 업계가 새 공장들을 노조가 발을 못 붙이는 남부의 주들 아니면 외국에 여는 탓에 디트로이트의 실업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현재에는 19%로 전국 실직율 보다 두 배가 넘는다는 보도다. 많은 기업들 심지어는 디트로이트에서 출발하여 음악세계를 뒤흔들다시피 한 모타운 레코드 회사마저 디트로이트에서 떠났고 인구도 70만으로 줄어든 결과 디트로이트는 180억 달러라는 엄청난 빚 아래 허덕이게 되었다.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이나 벌고 있는 수입으로 빚을 못 갚게 되는 경우 파산신청으로 새 출발을 모색하는 것처럼 도시도 연방 파산법의 ‘챕터 9’에 의해 파산법원에 보호를 신청할 수 있다. 디트로이트시가 금년 7월에 연방 파산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배경이다.
그런데 디트로이트의 주요 채권자들 가운데는 시정부의 공채(이하 ‘시채’)를 구입하고 소유하고 있는 개인들이나 회사들만이 아니라 시정부의 퇴직 직원들이 있다. 그 채권자들이 디트로이트시의 파산 청원을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던 것이 엊그제 스티븐 로드즈 파산법원 판사에 의해 거절되었다. 로드즈 판사는 도시의 파산으로는 미국 역사상 최대의 파산이 되는 디트로이트의 파산 재개편 계획을 제출하도록 명령하면서 공무원 노조에서 제기한 반대를 일축했다.
노조는 미시간 주 헌법에 퇴직 연금은 미시간 주정부의 행위로 훼손되거나 감소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는 만큼 디트로이트시가 파산에 뒤따른 채무조정에 있어서 연금에는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폈지만 연방법이 주법보다 상위에 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다. 노조는 상고를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상고 해봤자 연방대법원에서 조차 지게 되면 노조의 입장이 더 불리해질 터이니 노조들은 이 사건의 교훈을 음미해야 할 것이라는 게 신문들의 논조인 듯하다. 예를 들면 워싱턴포스트는 공무원 노조가 시정부와 집단 계약을 맺고자 할 때 노조원들의 이익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시정부와 납세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선도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한다.
디트로이트 퇴직 공무원의 평균 연금은 1만9천 달러이고 경찰관과 소방관의 경우는 3만5백 달러인데 케빈 오르라는 워싱턴DC의 파산전문변호사의 빚 조정 계획에서 얼마나 깎이게 될는지 주목된다. 로드즈 판사는 그 계획이 공평해야 된다고 촉구했다. 공평하기 위해서는 금년 3월에 주지사에 의해 디트로이트시 특별 매니저로 임명된 오르가 연금과 건강보험 보조액만 조정하는게 아니라 시채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들이나 개인들에게 액면 액수의 몇 퍼센트만 지불해야 할 판이다.
디트로이트의 열악한 재정 상태는 도시의 참담한 쇠퇴를 초래했다. 약 8만 채의 가옥이나 건물이 포기된 상태거나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가로등의 40퍼센트는 고장중이란다. 다른 도시들에서는 경찰이 911전화를 받고 출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11분인데 디트로이트에서는 58분이라니 미국 대도시들 중 가장 범죄가 많아 위험한 도시라는 게 이해가 된다.
포스트지의 칼럼니스트 조지 윌은 오르를 디트로이트의 시저라고 부른다. 그만큼 오르는 디트로이트를 살려보려는 과감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모양이다. 파산계획에 포함 되겠지만 10년에 걸쳐 125억 달러를 써서 공공서비스 분야를 어느 정도 회복시키겠다는 게 한 예다. 그러나 그가 결국 워싱턴으로 돌아오고 디트로이트가 다시 정치인들의 손에 맡겨졌을 때 어떤 상황이 될는지 디트로이트 아니 비슷한 여러 도시들의 장래가 우려된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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