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선(뉴욕 예술가곡연구회 회장)
내가 천기원 선교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02년도였다. 그가 탈북자를 돕다가 붙잡혀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 8개월만에 출감한 소식이 신문에 보도되었었다.천기원 선교사는 40세에 신학도가 되어 1999년 중국 선교를 떠나게 되었다. 탈북 여인들이 헐값에 팔려가고, 굶주림의 고통을 견디다 못해 먹을 것을 찾아 중국땅으로 건너온 무고한 탈북자들을 마구 잡아 북송시켜 처형시키는 극악무도한 비극을 접하고 탈북자 구제에 목숨을 바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짧은 기간에 170명의 탈북자들을 구제하는 놀라운 결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던 중 투옥되어 천 선교사의 구출운동이 세계 도처에서 폭발적으로 일어났다. 미국 상하원에서 천 선교사 석방운동을 만장일치로 가결하였고 디펜스포럼의 수잔 솔티 회장과 UN 관계자들은 중국 현지로 가 정부청사 앞에서 천 선교사와 탈북자들을 즉시 석방하라고 외치며 격렬한 데모를 연일 펼쳐갔다.
국제 여론에 굴복한 중국정부는 8개월만에 천기원 선교사를 석방시켰다. 다시 붙잡히면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 그는 4번이나 중국을 드나들면서 680명을 한국으로 구출시켰고 37명을 난민으로 미국에 입국시켰다.중범죄를 덮어쓴 천 선교사는 몸만 가까스로 들어가는 독방에서 하루 밀가루떡 한 주먹과 모래 섞인 물 한컵으로 연명하는 지극히 고통스러운 옥중생활을 겪어야만 했다. 천 선교사는 김진홍 목사의 도움으로 달동네 같은 안양시 비산동 비탈길집 단칸방에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우리
뉴욕예술가곡연구회가 봄과 가을 탈북난민 돕기 음악회 성금을 천 선교사에게 전달하기 시작한 것은 3년 전부터이다.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긴 그의 간증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아픔과 감동으로 채워준다.
미국 영화사가 제작하고 인권위원장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 독일인 의사 볼레첸, 수잔 솔티 회장, UN 관계자들이 출연한 Seoul Train은 이곳 뉴욕 공영방송인 채널 13에서도 2회 방영되었고 전세계에 보급되어 탈북자 구제에 큰 역할이 되고 있다.2006년 5월 탈북자 6명이 최초로 난민으로 미국에 입국, 뉴욕으로 왔다. 두리하나 USA 뉴욕상임이사 김영란 선생은 새로 맞은 6식구 모두를 친자식처럼 사랑하고 헌신적으로 보살폈다. 재물도 아낌없이 바쳤다.
부시대통령 면담이 있었을 때는 6명의 식구를 인솔하여 백악관을 찾았고 새로 미국땅에 난민으로 입국한 탈북형제들이 새로 올 때마다 버지니아, 리치몬드, 텍사스. 등 어디든지 찾아가 보살펴 주고 따뜻한 사랑을 베풀어 왔다.10년 전 서울에서 김진홍 목사를 이사장으로 한 두리하나 사단법인이 창설되었고, 3년 전 워싱턴에서 조영진 목사를 이사장으로 두리하나 USA가 설립되었다. 각 기관마다 간사와 총무 약간명을 두고 있으며 9명의 상임이사와 80여명의 이사회원이 뜻을 함께 하고 있어 모든 재정이 투
명하게 운영되어가고 있다.
WSJ(월스트릿 저널)은 지난 해 10월 13일자 사설에서 비참한 상황에 처한 탈북자들을 도와온 두리하나 천기원 선교사가 2007년 노벨평화상 대열에서 빠진 것을 아쉬워 하면서 2008년도 평화상 수상자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가 있다.북한에서 2년간 살았고 탈북자 구제에 동역자인 독일인 의사 닥터 볼레첸이 Seoul Train에서 밝혔듯 목숨을 바쳐가며 700여명의 탈북자들을 구출한 천기원 선교사는 이 시대의 영웅이며 우리 민족의 희망이다. 지금 우리는 이 지구상에서도 오직 하나 뿐인 민족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나라다. 지금 21세기 문명사회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먹을 것을 찾아나선 불가사의한 야만행위가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 온 한민족의 수치요, 인류역사의 모욕이다. 고통받는 탈북자들을 구축하는 일은 인류정신의 구현이며 잔악한 독재를 붕괴시키는 세계평화운동이다.
천 선교사가 그동안 목숨바쳐 구출해 온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자신을 죽음의 골짜기에서 구해준 생명의 은인들에게 깊이 감사하며 성실히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뉴욕 일원에서 생명 구원의 은혜를 악으로 갚는 소수의 비열한 중상모략이 한인사회를 흐려놓고 있어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하루속히 회개하고 인간의 도리를 따라 떳떳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선량한 시민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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