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를 입다
★빅토리아 홍
2008 머세데스-벤츠 뉴욕 패션위크 가을 컬렉션이 지난주 화려한 막을 내렸다. 1일부터 8일까지 맨해턴 브라이언 팍에서 펼쳐진 뉴욕 패션위크에서 한인 디자이너들의 활약은 그 어느 해보다 두드러졌다. 뉴욕 패션계의 러브콜을 끊임없이 받아온 리처드 채와 두리 정, 크리스 한, 벤자민 조, Y& Kei에 이어 리얼리티 쇼 ‘프로젝트 런웨이’에서 사라 제시카 파커가 선택한 디자이너 빅토리아 홍(사진)이 자신의 패션라인 ‘나비’(Na·be)로 처음 참가했다. 모던하고 이지적이면서 실용적인 디자인을 추구해온 뉴욕 패션위크의 무서운 신인, 한인 디자이너들을 소개한다.
<글 하은선 기자>
‘나·비’ 디자인으로 세계적 패션 아이콘 사라 제시카 파커 등 사로잡아 벨트로 허리 강조 클래식+스포티+보이시 룩한 단색의 차분한 톤 주목
한쪽 어깨를 드러내 섹시한 여성미를 강조한 빅토리아 홍의 커리어 우먼 룩.
뉴욕 패션위크의 개막과 더불어 화려한 조명을 받은 한인 디자이너는 단연코 빅토리아 홍(34)이었다.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 ‘프로젝트 런웨이’(Project Runway)의 최초 한인 출전자로 비록 에피소드 9에서 탈락했지만 세계적인 패션 아이콘 사라 제시카 파커를 사로잡았던 패션 디자이너였다. 빅토리아 홍이 디자인한 ‘나·비’(Na·be by Victorya Hong) 컬렉션은 뉴욕 패션 위크 첫 날인 2월1일 오후 8시 앨트먼 빌딩에서 베일을 벗었다.
눈에 띄는 패턴이나 과장된 디테일은 없었다. 벨트로 허리를 강조한 클래식한 여성스러움에 스포티한 분위기를 내는 보이시 룩이 가미된 미니멀한 디자인, 그레이, 화이트, 블랙, 블루 등 단색의 차분한 톤이 대세를 이루었다.
한국어 발음 그대로 영어 표기한 브랜드명 ‘나비’처럼 양 날개만 펼치면 날아갈 듯 캣워크를 하는 모델들에게 연신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사라 제시카 파커뿐아니라 패션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 엘르 편집장 니나 가르시아가 호평했듯이 다양한 연령대와 체형에 어울릴 만한 귀엽고 우아한 미니 원피스, 세련된 조끼와 재킷 등이 주를 이뤘고, 클래식 페미닌 컷에 산뜻한 네온 컬러가 돋보이는 더블 재킷은 2008년 뉴욕 패션위크의 키워드인 ‘모던하고 이지적이면서 실용적인 디자인’과 맞아 떨어져 주목을 받았다.
“늘 스스로를 ‘80년대의 아이’(child of the ‘80s)라고 말해 왔습니다. 1980년대는 커리어 우먼의 본격 등장을 알린 강한 여성의 시대에요. 어깨를 드러내거나 살짝 강조하는 장식 정도가 전부였죠. 미니스커트나 스키니 팬츠, 레깅스로 늘씬한 바디 라인을 드러내며 여성스러움을 마음껏 뽐내길 좋아했습니다.”
다양한 연령대와 어떤 체형에도 어울릴 만한 빅토리아 홍의 심플한 원피스.
발렌시아가 디자이너 니콜라스 게스키에르, 랑방의 알버 엘바즈, 그리고 마크 제이콥스를 좋아한다는 빅토리아 홍은 서울에서 태어나 세 살 때 미국으로 가족 이민을 왔고, 버지니아주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시카고 대학을 졸업한 후 6년간 프랑스 파리와 벨기에 브뤼셀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나 패션계에 종사하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됐고, 뉴욕으로 건너와 파슨스 스쿨 오브 뉴욕에 입학했다.
여러 유명 의류회사에서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은 후 컨템포러리 우먼스 웨어 라인 ‘나비’를 런칭했고, 지난해 브라보 채널의 인기 리얼리티 쇼 ‘프로젝트 런웨이’ 시즌 4에 출전, 승승장구해 주목을 받았다.
니트 상의에 예쁘게 주름이 잡힌 블라우스 원피스를 짝 지운 후 허리선을 강조한 폭넓은 벨트로 여성스러움을 표현했다.
뉴욕 패션위크 한인 디자이너들
저마다 개성담은 디자인 눈길
리처드 채
두리정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미국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한인 디자이너로 꼽았던 리처드 채(Richard Chai)와 두리 정(Doo. Ri)의 패션쇼는 5일과 6일 펼쳐졌다. 최근 2~3년 간 쏟아졌던 찬사에 비하면 실망스러움을 은근히 드러냈다.
전형적인 뉴요커 여성의 트렌디 룩으로 관객들의 환호를 받은 리처드 채는 통통 튀는 젊음을 마음껏 발산하는 스포츠웨어 스타일을 가을 컬렉션에 내놓았다.
남자친구 스웨터 위에 겹쳐 입어도 될 만한 주름이 잡힌 재킷이나 메탈릭 단추만 눈에 들어오는 코트, 실버 에이프런 드레스 등은 실용성만 강조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공식 컬렉션장이 아닌 뉴욕의 한 갤러리에서 패션쇼를 갖은 두리 정은 코발트 혹은 켈리 그린 컬러의 앙고라 스웨터에 볼륨감 있는 푸들 미니스커트를 선보였다. 실크 저지와 같은 패브릭을 활용한 드레이핑이 돋보이며 켈리 그린, 아이리스 그레이, 블루, 갈색 등 바다 색깔 팔레트가 마음까지 평온하게 만든다는 호평과 예전에 비해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려 보일 뿐 여전히 튀지 않는 디자인이란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2년 째 뉴욕 패션위크에 참가한 크리스 한은 뉴추럴 컬러에 도회적인 여성미를 강조한 디자인을 내놓았고, 올해로 10년째 뉴욕 컬렉션에 참가하는 Y& Kei는 오트 쿠틔르적 수작업과 동양적 디자이너의 섬세한 감성이 담긴 패션으로 호평을 받았다.
벤자민조
반면에 패션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벤자민 조는 꽃과 요란한 장식이 달린 스커트와 셔츠드레스, 이브닝 가운 등으로 아방가르드 디자이너의 명성(?)을 이어갔다.
Y&kei
크리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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