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일에 개봉되는 브래들리 쿠퍼의 감독 데뷔작으로 그와 가수 레이디 가가가 공연하는 뮤지컬 비극적 사랑의 이야기 ‘스타 탄생’(A Star Is Born^사진)은 1937년에 만들어진 동명영화의 세 번째 리메이크다. 쿠퍼는 이 영화를 자신의 감독 데뷔작으로 고른 이유를 “마음속 깊이로부터 애착이 가면서 나의 창작 혼에 불을 지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쿠퍼의 ‘스타 탄생’의 두 남녀 주인공은 모두 가수들이지만 원작의 두 사람은 할리웃의 스타들이다. 윌리엄 웰만이 감독하고 재넷 게이너와 프레데릭 마치가 급부상하는 신성 에스터 블로젯과 하락세로 접어든 빅스타 노만 메인으로 각기 나온다.
시골 처녀 에스터가 스타의 꿈을 안고 할리웃에 와 알코홀 중독자인 노만의 눈에 띠면서 배우로서의 길이 열리고 이름도 비키 레스터로 바꾼다. 둘은 사랑에 빠져 결혼하는데 노만은 술에 절어 팬들의 인기를 잃고 연기생활도 급추락하는 반면 비키의 인기는 급상승, 오스카 주연상을 받는다.
노만을 극진히 사랑하는 비키의 자비로운 마음으로 인해 노만은 한동안 금주하지만 배우로서의 자기 처지를 비관, 다시 술에 손을 댄다. 폐인이 되다 시피 한 노만을 돌보기 위해 비키가 인기정상의 자리에서 연기생활을 포기하기로 결심하자 이를 안 노만은 아내의 미래를 위해 태평양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 자살한다.
그 후 베키가 할리웃의 차이니즈극장에서 열린 자기 영화의 프리미어에 참석, 방송국 마이크를 통해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노만 메인의 부인입니다”라고 팬들에게 인사하는 장면이 눈시울을 붉게 만든다.
재넷과 마치의 연기가 좋은 훌륭한 드라마로 오스카 감독, 남녀주연 및 각본상 등 총 7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으나 각본상(윌리엄 웰만이 공동 수상)만 탔다. 이 영화의 프리미어도 영화 속 내용처럼 차이니즈극장에서 열렸다.
이 영화 못지않게 잘 만들고 흥미진진한 것이 1954년에 나온 조지 큐커가 감독하고 주디 갈랜드와 제임스 메이슨이 나온 첫 번째 리메이크다. 내용은 원작과 거의 같은데 주연남녀를 비롯해 주제가등 총 6개 부문에서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으나 상은 못 탔다. 이 해 여우주연상은‘갈채’(The Country Girl)의 그레이스 켈리가 탔다. 갈랜드의 영화는 골든 글로브 남녀주연상(드라마 부문) 수상작이다.
갈랜드는 당시 약물중독과 체중문제 및 질병에 시달려 할리웃에서 ‘불안정한 배우’라는 딱지가 붙었을 때였다. 당초 노만 역이 제의됐던 케리 그랜트가 역을 거절한 이유 중 하나도 갈랜드의 이런 평판 때문이었다. 노만 역은 그랜트 외에도 험프리 보가트와 프랭크 시내트라에게도 제의됐으나 제작사인 워너 브라더스(WB)의 사장 잭 워너가 둘을 퇴짜 놓았다.
제1편과 제2편은 비평가들의 호평과 함께 흥행서도 성공했는데 서로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 정도로 준수하다. 다만 규모와 화려한 면에서는 WB의 첫 시네마스코프작인 갈랜드의 것이 앞선다. 그러나 나는 정감 있고 보다 인간적인 게이너의 것을 좋아한다.
1976년에 나온 ‘스타 탄생’의 두 번째 리메이크는 주인공이 배우가 아니라 가수들로 두 수퍼스타 가수이자 배우인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 나온다. 두 사람의 극중 이름도 에스터 호프만과 존 노만 하워드로 개명됐다. 쿠퍼의 영화는 이 영화를 모델로 했음에 분명한데 촬영 시 스트라이샌드와 크리스토퍼슨이 세트를 방문 했다고 한다.
스트라이샌드가 부른 주제가 ‘에버그린’은 오스카상을 탔고 빅히트를 했다. 이 영화는 골든 글로브 작품, 남녀주연(뮤지컬/코미디 부문) 및 음악과 주제가상을 탔다. 당초 남자주연으로 말론 브랜도와 가수 닐 다이아먼드 및 엘비스 프레슬리등이 물망에 올랐는데 프레슬리가 역에 큰 관심을 보였으나 크레딧에 자기 이름을 스트라이샌드 것 위에 올려달라는 등 요구 사항이 지나쳐 무산됐다. 프랭크 피어슨이 감독한 이 영화는 비평가들로부터 “두 가수의 허영의 산물”이라는 혹평을 받았으나 그렇게 나쁜 영화는 아니다.
세 번째 리메이크는 사실 2007년에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할 예정이었으나 무산됐는데 이번에 쿠퍼의 집념에 의해 완성된 것이다. 처음에 쿠퍼가 레이디 가가를 주연으로 쓰려고 했을 때 제작사인 WB는 그의 연기력에 회의를 품어 가가는 자택에서 여러 시간에 걸친 스크린 테스트를 받고나서야 발탁됐다. 그런데 가가는 TV시리즈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호텔’로 골든 글로브 상을 탄바 있다.
쿠퍼와 레이디 가가가 영육을 바치다시피 한 흔적이 역력한 이 영화가 과연 팬들의 얼마나 큰 호응을 받을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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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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