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캘리포니아 소재 스탠포드 대학에 유학온 게 1964년이니까 ‘호랑이가 담배 먹던 때’나 다름이 없었다. 그 부근 어느 변호사집에 2주 동안인가 미국생활에 대한 소개로 홈스테이를 했었다.
부부사이의 소생이 없어 딸과 아들 하나씩을 입양하여 기르던 집이었는데 초등학교 3학년이나 4학년이었던 아들의 반을 상대로 한국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받았다. 학교에 가니 수위조차 없이 교무실로 직접 들어가 그의 교실로 안내 받았던 기억이 있다.
강과 산도 변한다는 10년 세월이 다섯 번이상 지나기는 했지만 현재 상황에 비하면 실로 격세지감이 든다. 현재의 학교들은 무장 수위도 많고 총격사건에 대한 대피 연습도 빈번하기 때문이다.
1999년 콜로라도주의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두 명의 학생이 총기를 난사하여 13명이나 희생된 비정상적인 사건이 발생된 이후 비정상이 정상을 압도하는 현실이 미국 교육계 모습이다.
워싱턴 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9년 동안 전국적으로 216개의 학교들에서 21만 4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교내에서의 총격사건들에 노출됐단다.
금년 들어서는 2월 플로리다의 파크랜드 소재 고등학교에서의 17명의 살육사건으로 오장육부가 다 끊어지는 듯한 슬픔을 겪은 피해가족들을 위로하느라고 진땀을 빼던 주지사는 “내가 주지사로서 하던 일 중 가장 어려운 일은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는 말을 찾는 것이었다. 그런 말들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술회했다. 그래서 보수적인 플로리다 주 의회마저 총기구입 나이를 18세에서 21세로 상향조정하는 입법을 했고, 릭 스캇 주지사가 서명한 때가 지난 3월이었다.
그러나 전국소총연합회(NRA)는 총기구입의 연령조정이 연방헌법의 수정 제 2조를 위반한 것이라면서 즉각 플로리다주 소재 연방법원에 ‘NRA 대 플로리다주’ 소송을 시작했다.
5월 18일에는 텍사스 휴스턴 부근 산타페 고등학교에서 17세 재학생이 자기 아버지 소유의 권총 등을 학교로 가져와 미술반에 있던 학생들을 마구 쏘아댔기 때문에 8명의 학생들과 2명의 교직원들이 살육당하는 참극이 또 벌어졌다.
자살을 할 의도였지만 결행을 못해 체포되었다는 범인이 피해자들을 골라서 총을 쏘아대며 노래까지 흥얼거렸다는 목격증인들의 회고는 정상적인 사람들을 경악시키고 남는다. 앞으로 재판 결과 밝혀지겠지만 그에게는 정신질환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동안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지 총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다”라는 선전구호를 내세우던 NRA가 미국정계에 미치는 압도적인 영향력의 비정상이 계속되는 한 산타페의 비극은 계속 되풀이될 것이다. 비정상이 너무도 많다.
사람 수보다 총수가 더 많다는 미국의 비정상, 금년 들어 16개 학교에서의 총격사건으로 죽은 학생들 수 29명이 전쟁지역에서 죽은 미군들 수보다 많다는 비정상, 그리고 1791년에 채택된 헌법수정 제 2조가 시민들의 무장권리는 주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주민병대에 유관된 것이 아니라 시민 각자의 권리라는 2008년 미연방 대법원의 5대4로 결정된 판례도 비정상이다.
비정상을 손꼽다보니 김정은을 둘러싼 최근의 남북한 사태도 비정상 투성이다. 우선 김정은이 서른 몇 살의 나이로 “최고 존엄”이라고 불리는 북한의 현실이 비정상이다. 1945년 8.15 해방 후 소련군과 함께 북한에 온 김일성이 무력 통일을 하기 위해 6.25전쟁을 일으켰고 반대파들을 모두 숙청한 다음 위대한 수령사상으로 개인숭배를 굳히고 김정일에게 세습시킨 것도 모자랐던지 김정은에게까지 3대 세습이란 비정상이 북한 인민들 위에 군림하고 있다.
그런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성공해서 대륙간 탄도탄 기술까지 발전시킨게 북한 인민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김정은과 그의 옹호세력의 정권보위를 위한 것임은 물론이다. 그것은 북한 보통사람들의 영양실조의 모습과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판문점에 타고 온 100만달러짜리라는 벤츠의 모습과 비교해보아도 분명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들은 북한의 비정상을 정상적인 것으로 포장시키는데 급급한 인상을 준다.
김정은의 ‘통 큰’ 제스추어가 얼마나 많이 칭찬을 받아왔던가. 김정은의 ‘비핵화 약속’을 트럼프에게 전한 문대통령의 안보측근들이 얼마나 미화 했길래 트럼프가 즉흥적으로 정상회담 제의에 호응했을까.
문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단독 회담을 했던 22일까지도 한국측은 싱가포르에서의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확률이 99.9퍼센트로 확언했던 것이 이틀사이 뒤엎어졌다. 김정은은 ‘최고존엄’이란 비정상이 존재하는 한 북핵의 평화적 해결은 연목구어라는 게 나의 소견이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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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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