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봉희의‘클래식 톡톡(Classic Talk Talk)’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는 독주 악기를 위한 작품으로 많은 피아노곡과 바이올린 곡을 남겼다. 3악장으로 이루어진 그의 피아노 소나타는 가볍고 경쾌한 것이 특징이다. 이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은 3악장에 행진곡풍 론도 '터키 행진곡(Turkischer Marsch)'이 담긴 제11번(K.331)이다. 오스트리아와 터키 군대의 전쟁에서 울려 퍼지던 이국적인 음악의 풍취가 담겨있다.
또한 알베르티 베이스(Alberti bass)의 왼손 반주를 가진 피아노 소나타 C장조 제16번(K.545)의 1악장도 우리의 귀에 익숙하다. 그가 죽기 바로 전 해에 작곡된 제16번 소나타는 당시 원숙미를 뽐내던 다른 곡들에 비해 단순하고 간결하다. 어린이를 위한 피아노 연습곡인 소나티네 앨범에 수록되어있는 이 작품은 모차르트 곡을 배우기 시작하는 초보자들의 입문 곡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모차르트는 그의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Johan Georg Leopold Mozart, 1719~1787)의 영향을 받아 바이올린 연주에도 뛰어났다. 바이올린 소나타 제21번(K.304)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중 유일한 단조곡으로 비 오는 날에 잘 어울린다. 자신의 어머니가 사망했던 1778년 여름에 이 곡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2악장으로 이루어진 이 바이올린 소나타의 제2악장에서 어머니를 회상하는 듯한 구슬픈 선율은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모차르트의 음악이 편안함과 경쾌함을 느낄 수 있는 리듬과 멜로디를 가져 사람의 뇌파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그 후 ‘모차르트 이펙트’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고, 그의 음악은 태교 음악으로도 많이 쓰이기 시작했다. 그의 대표적인 경쾌한 작품으로는 1787년에 완성된 세레나데 제13번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가 있다. 독일어로 ‘작은 밤의 음악’이라는 뜻을 가졌는데, 다른 세레나데와 달리 현악5중주로 구성되어 ‘현악 세레나데’라고도 불린다.
영화 <아마데우스> 속 정신병원에 찾아온 신부에게 자신의 곡들을 들려주는 안토니오 살리에리 (Antonio Salieri, 1750~1825). 신부는 그 곡들을 전혀 알지 못하지만 이어 모차르트의 곡을 들려주자 금방 알아차리고 따라 부른다. 이 장면에 삽입된 곡이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제1악장이다. 살리에리의 표정이 급속히 어두워지며 그의 우울한 감정과 밝고 청량한 모차르트의 곡의 대비가 보인다. 즐겁고 우아한 분위기를 가진 제1악장은 드라마나 영화 속 파티 장면의 배경음악으로도 자주 등장한다.
교향곡 역시 모차르트의 작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는 연주 여행을 다니며 많은 음악가들과 만났다. 모차르트는 1764년 런던에서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Johann Christian Bach, 1735~1782)를 만나 그에게 처음으로 교향곡 작곡법을 배우게 된다. 당시 8세였던 모차르트는 그 해 처음 교향곡을 쓰기 시작해 1788년까지 총 41편의 교향곡을 남겼다. 그의 교향곡은 대체로 빠른 템포의 1악장과 4악장 중간에 느린 2악장과 미뉴에트의 3악장이 들어간 고전주의 교향곡의 틀을 따르고 있다. 그의 교향곡 중 대부분이 장조이며, 제25번과 제40번만 단조로 작곡되었다. 두 곡 모두 G단조로 쓰여졌고, 피아노 4중주 K.478과 현악 5중주 K.516에서도 같은 조성을 사용한 것으로 보아 그가 G단조에 특별한 애착을 가졌던 것으로 생각된다.
모차르트의 후기 3대 교향곡인 제39번, 제40번, 제41번은 기악곡의 표현적 가능성의 절정에 다다랐다고 인정받는다. 1788년 여름, 불과 약 2개월 만에 세 작품이 모두 완성되었다. 교향곡 제40번(K.550)의 1악장은 서주 없이 바로 제1주제가 등장하는데 이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선율이다. 실제로 그의 교향곡 중에서 제40번이 가장 많이 연주되며, 제1악장은 영화 <아마데우스>에 삽입되기도 하였다.
단조 조성의 서정적인 교향곡 제40번 뒤에 작곡된 것이 장조의 힘차고 밝은 교향곡 제41번 <주피터>이다. 독일의 음악가이자 하이든의 후원자였던 요한 페터 잘로몬(Johann Peter Salomon, 1745~1815)이 모차르트 사후 ‘주피터’라는 부제를 붙였다고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그리스 신화에서 모든 신들의 제왕이었던 주피터 이름에 맞게 베토벤 이전 최대 규모의 교향곡으로 불린다.
모차르트는 오페라 분야에서도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그는 이탈리아어와 독일어로 오페라를 썼는데, 이탈리아어 오페라로는 <피가로의 결혼>, <돈 지오반니>, <코지 판 투테>가 있고, 독일어 오페라로는 <마술피리>, <후궁으로부터의 도주>가 있다. 이 중 모차르트가 마지막으로 남긴 오페라 <마술피리>는 중간에 대사가 있는 징슈필(Singspiel)로 이탈리아어를 모르는 평민들을 위해 민중극장에서 공연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한국에서는 소프라노 조수미로 인해 ‘밤의 여왕 아리아’가 더욱 유명해졌다.
영화 <아마데우스> 후반부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남자가 모차르트에게 진혼미사곡 작곡을 의뢰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무렵 모차르트는 피아노 협주곡 제27번을 완성하고 오페라 <마술피리>의 초연, 그리고 클라리넷 협주곡도 완성한다. 이렇게 큰 작품을 쓰는 동시에 그는 <레퀴엠>을 작곡하며 건강 상태가 악화되었다. 영화 속, 몸져누운 모차르트가 불러주는 진혼미사곡을 악보에 옮겨 적는 살리에리의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이때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츠 모차르트(Constanze Mozart, 1762~1842)가 나타나 작업이 중단된다. 살리에리와 콘스탄츠가 다투는 사이 모차르트는 결국 이 작품을 완성하지 못하고 숨을 거둔다. 음악 자체에서 느껴지는 슬픔을 대변하듯 <레퀴엠>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고, 그렇게 이 천재 작곡가는 영원히 우리의 가슴에 묻혔다.
<
이봉희 피아니스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