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시대는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s)이란 기묘한 어휘와 함께 막을 열었다. 트럼프가 1월 20일 취임식을 하고 다음날 CIA에 가서 300여명 이상의 CIA 직원들을 상대로 연설하는 가운데 자기 눈으로는 100만 또는 150만 이상의 시민들이 취임식에 참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직하지 못한 매스미디어가 축소보도 했다고 비난한다. 그리고 션 스파이서 백악관 공보비서를 시켜 기자들 앞에서 트럼프 취임식장의 관중 수는 “역사상 최고다”라고 단언하게 했다.
2009년 오바마 취임식 때 공중에서 찍은 사진을 이번 취임식 사진과 비교해 보면 거짓이 분명한데도 그처럼 사실과 어긋난 주장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켈리안 콘웨이 백악관 고위참모는 “우리의 공보비서는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s)’을 지적한 것이다”라고 ‘교언영색’한다. 영국작가 조지 오웰이 나치와 파시스트 전체주의 국가가 무너진 후 1948년 당시에 건재하던 소련식 전체주의 국가의 행태를 묘사하느라고 4와 8을 자리바꿈하는 소설 ‘1984년’에서나 나올법한 표현이다. 콘웨이는 트럼프 선거진영의 세 번째 매니저로 여성으로서는 최초의 성공적 대선을 지휘했다고 하늘이 돈짝만해 보이는 언동을 일삼는다. 그래서인지 ‘1984년’은 최근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는 보도이다.
트럼프의 평소 행적이나 취임이후 1주동안의 언행역시 그의 골수지지자들인 40여 퍼센트의 시민들을 제외한 많은 미국인들에게 큰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이 실제 표수로는 300만 가량 자신을 앞질렀다는 사실을 시인하기에는 너무나 ‘천상천하 유아독존’적이었던지 이제는 300만 내지 500만이 불법투표를 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콘웨이를 시켜 선거 기간 중 내내 IRS의 세금보고 감사가 종결되면 공표하겠다고 약속했던 자신의 세금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사한다. 또 취임 일주일동안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을 건축한다는 ‘공약’을 실천에 옮기는 첫 단계를 밟는다. 그 공약의 후반부는 멕시코로 하여금 건축비용을 지불하게 한다는 것인데 멕시코 대통령이 거절하자 내주에 있을 두 사람의 정상회담마저 취소된다.
트럼프는 또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을 심문하는데 있어서 물고문 등 불법적 심문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 함으로써 자기 자신이 해군 조종사로 월맹군의 포로가 되었을 때 고문당한 경험이 있었던 존 맥케인 상원의원(아리조나, 공화)의 원칙에 입각한 반대를 받았다.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또한 오바마 케어를 질서정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혼란스럽게 바꾸는 것이 되게 하여 오바마 케어로 보험을 가지게 되었던 2,700여만명의 가입자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다는 평이다. 그밖에도 환경보호청과 농업부등의 웹사이트에서 기온변화 웹페이지를 제거하게 함으로써 지구온난화 자료에 접속하지 못하게 하는 행정명령도 있다.
트럼프는 또한 환태평양 동반자조약(TPP)에서 탈퇴함으로써 그것에 참여했던 11개국을 혼란 속에 몰아넣었다. 미국 제1주의와 신고립주의의 기치를 내세움으로 세계 통상질서를 뒤흔들어 놓는다. 외국 지도자들을 경시하면서도 유독 러시아의 푸틴만은 찬양하는 트럼프가 러시아의 은행이나 기업들과 무슨 깊은 관계가 있어서 어떻게 하는지는 그의 세금보고서 발표가 안 되어 미지수다.
‘워싱턴(정가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W)’이라는 진보적 정부감시 민간기관에서 트럼프가 헌법조항을 어겼다고 제소한 것이 1월 23일이다. 미국의 공직자는 의회의 허락 없이는 외국의 왕이나 정부들로부터 어떤 직위나 상훈 그리고 금전적인 이익을 받을 수 없다는 조항을 트럼프가 위반한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호텔들이나 빌딩에 외국정부요인들이 투숙하거나 임대를 하면 결국 트럼프에게 경제적인 이익이 되니까 헌법위반이라는 주장이다. 그런 주장이 과거에 제기된 바가 없는 새로운 것인데다가 CREW가 트럼프의 행동에 따라 불이익을 당했기에 고소할 자격이 있다는 관문을 넘기기가 어려워 실패로 끝날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를 임기가 끝나기 전에 쫓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탄핵뿐인데 민주당이 2년 후 중간선거에서 상·하 양원의 다수당이 되기 전에는 무망한 일일 뿐이다. 위험한 대통령을 모시고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마저 있을 것이다.
트럼프와 그의 선거 진영의 거짓말 행각은 나치정부의 선전부 장관이던 게벨스의 큰 거짓말 이론을 상기시킨다. “엄청나게 큰 거짓말을 하고 계속 반복하면 결국에는 국민들이 그것을 믿게 된다.” 미국은 어디로 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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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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