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바로 오늘 일어난 세월호 사건은 우리 모두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산업화 과정에서 속전속결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마치 안전은 뒷전으로 미뤄도 건설만 하면 된다 여겼다. 그러나 안전문제는 결코 뒤로 할 수 없는 최우선 목록에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엄청난 희생을 치르면서 처절하게 다시 되새긴 것이다.
세월호 사건은 또 안전 뿐 만아니라 한국내 모든 생활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부조리, 부정, 규정무시, 부패 등의 고질적인 한국의 어두운 단면을 그대로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어린 학생 수백명이 숨져가도록 우리 어른들이 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그 규정을 지키는 것이 돈벌이에 걸림돌이 된다는 얄팍한 생각에 방치해왔다. 사회 곳곳에서는 법규와 규제를 피해왔으며, 감독당국과 함께 뒷돈을 받아 규정무시를 눈감아왔다.
워싱턴에 오래 살면서 늘 조국 대한민국의 이 같은 부조리 심리, 규정 무시 관행, 안전 불감증, 그리고 검은 돈을 매개로 한 정치인과 관청, 그리고 국민들 사이의 부패관행에 따른 사건들을 지켜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었고 하루빨리 고쳐져야 할 것이라고 누누이 지적해 왔었다. 반면 하루가 다르게 이런 어두운 모습들이 고쳐지고 날로 눈에 띠게 발전하는 조국의 모습을 보는 것은 이민생활의 어려움과 피로를 씻어주는 청량제 같은 것이었음도 부인할 수 없다. 모두가 떠나온 조국의 발전에 경탄과 함께 잘되기를 희망해왔으며,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때 우리 동포사회는 양손을 들고 기뻐했었다. 이는 어느 개인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최근 세월호 사건 1주기를 맞아 한국은 물론 전세계 동포사회에서 숨져간 이들의 넋을 위로하고 다시 한 번 우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 1주기 추모식이 이뤄지는 워싱턴을 비롯한 일부 해외의 경우, 한국 내처럼 특정 세력에 의해 현 정부를 비판하는 목적을 띤 자기얼굴에 침 뱉기 식 행사가 열리는 것에 자괴심을 느낀다. 세월호 아픔은 분명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다. 물론 숨진 학생의 부모와 가족이 겪는 고통과 아픔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사회는 물론 동포사회는 그 아픔과 고통을 모두가 정면으로 바라보며 공감한다. 그런데 세월호 사건을 마치 현 정부만의 비리에 의해 발생했으며, 뭔가 감추고 있다고 지적하는 행태, 그리고 마치 고통과 아픔을 외면하고 있다는 식의 비판과 주장은 도대체 어디서 근거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우리 모두가 가해자인 세월호 사건에서 이런 주장을 하는 이들은 마치 자기들은 빠져있고, 깨끗하고 청결한 생활을 해왔다고 자평이라도 하는 것인가? 물론 1차적으로 감독관청, 공무원, 더 나이가 국가기관이 이를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우리 모두가 지금 시점에서 그들 만에 손가락질 할 자격은 없다. 그런 터무니없는 주장과 손가락질은 특정 목적을 가진 정치적 수법, 특히 현 정부에 흠집을 내려는 또 하나의 부조리에서 비롯된 것임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건데 세월호 사건 앞에서는 모두가 가해자이고, 모두가 비판의 대상이며, 개선의 대상이다. 우리 어른들이 제대로 어린 학생을 지켜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가해자임에도 이제와서 우리는 갑자기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뉘어 손가락질하며, 사사건건 누군가를 비난한다.
그 중 세월호를 기화로 삼아 현 정부에 손가락질하고 침을 뱉는 이들은 이상하게도 광우병 파동 때는 물론 다른 시국 사건 때에도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갖가지 욕설을 하던 이들과 겹친다. 이쯤 돼서 보면 이들은 철저한 반 대한민국 주의자들이며, 어떻게 해서든 한국정부에 흠집 내는 일에 더 목적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된다. 외국에서, 더욱이 세계의 수도 워싱턴에서 현 대한민국 정부를 흠집낼 때 좋아할 대상은 누구인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워싱턴 한인들도 세월호때 함께 눈물을 흘렸고, 안타까워했고, 숨져간 어린 넋에 끝없는 기도를 하며 명복을 빌었다. 지금도 어른들의 비리에 숨져간 가여운 어린 학생들을 생각하며 눈물짓는 동포들이 한둘이 아니다. 무고한 어린 생명의 가치를 헛되지 않게 하는 일은 남겨진 우리 모두가 할 일이다. 비리를 고치고, 부정을 청산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미래를 가꾸는 일이 바로 그들의 넋을 위로하는 것이다. 특정 정치의식을 갖고 있지도 않는 음모론으로 한국정부에 흠집내는 또 다른 부조리를 저지르는 것은 숨진 이들에 대한 모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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