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보배라더니 영국 ‘여왕님’ 헬렌 미렌(66)은 웃통을 벗어 제친 이병헌의 상반신을 보고 “오 마이 갓!” 이라고 비명을 내질렀다고 고백했다.
지난 22일 이병헌이 수고료로 기천만 달러를 요구하는 코리언 킬러 한으로 나오는 ‘레드 2’(7월19일 개봉)의 배우들과의 인터뷰가 뉴욕의 맨다린 오리엔탈호텔서 있었다. 액션 코미디인데 이병헌과 미렌을 비롯해 브루스 윌리스와 존 말코비치 등이 다 프로 킬러로 나와 쏘고 치고 받고 차면서 난리법석을 떠는 재미 있는 팝콘무비다.
과묵하고 냉정한 이병헌은 패션모델 처럼 말끔하게 정장을 하고 파리 잡듯이 사람을 잡는데 그가 쓰는 무기는 종이로 접은 학에서 부터 자신의 손과 발 그리고 쌍권총과 기관총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다. 상당히 비중이 큰 역이다.
그는 기라성 같은 수퍼스타들 사이에서 의젓하고 당당하게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 주는데 싸움만 잘 할 뿐 아니라 근육이 마치 칼자국 처럼 뚜렷한 아찔한 몸매의 상반신(사진)을 벗어제쳐 여성팬들의 가슴에 뜨거운 불을 지펴 놓는다. 이병헌이 웃통을 벗어 제치는 버릇을 시작한 것은 그의 할리웃 데뷔작인 ‘G.I. 조’ 1편과 2편에서 부터다.
뉴욕에 가기 전 영화의 시사회가 LA에서 있었는데 영화 후 할리웃 외신기자협회(HFPA) 동료회원들이 내게 닥아와 “야, 병헌 리 멋 있고 잘 하더라”며 칭찬들을 해댔었다. 내가 봐도 이병헌은 ‘G.I. 조’ 때 보다 훨씬 자신감 있는 연기를 했는데 영화 끝에 한국말로 “X팔, X같네”하고 욕질을 해댄다.
이병헌은 영화에서 미렌이 초고속으로 모는 차를 함께 타고 가면서 미렌과 설전을 벌이는데 이 때 둘 간의 화학작용이 절묘하다. 그래서 나는 인터뷰 때 짙은 분홍색 드레스를 입은 섹시하면서도 품위 있는 미렌에게 “당신과 병헌리 사이에서 어떤 성적 긴장감 같은 것을 느꼈는데 어땠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미렌은 박장대소 하면서 “그렇게 느꼈어. 당신이 맞아”라며 “그는 뛰어난 배우”라고 칭찬했다. 미렌은 이어 “난 병헌을 만나기 전 그가 나온 ‘매스커레이드’(한국명 ‘광해’)를 봤는데 훌륭한 영화였다”면서 “난 그 영화 때문에 병헌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렌은 “우리 둘은 정말 멋 있는 짝으로 신사복 입은 병헌은 보기에 장관이었다”면서 “기내 장면에서 병헌이 갑자기 셔츠를 벗어 제치는 바람에 거기 있던 모든 여자들이 ‘오 마이 갓!’이라고 소리를 내 질렀다”고 이병헌의 육체미를 찬양했다. 미렌은 계속해 “그의 몸은 그저 눈 부실 뿐이다. 너무 너무 아름다웠다”며 입을 벌린채 상반신을 뒤로 제치고 몸짱 이병헌을 기억했다.
이병헌은 라이벌 킬러 브루스 윌리스와 편의점에서 육박전을 벌인다. 장시간 계속되는 이 격투가 볼만한데 윌리스도 이병헌을 훌륭한 배우라고 칭찬했다. 내가 “당신과 병헌리 중에 누가 더 싸움을 잘 하는가”라고 묻자 윌리스는 “BH가 훨씬 더 나은 화이터로 그는 대단한 무술 능력을 지녔더라”라고 대답했다.
윌리스는 이어 이병헌을 “격투의 프랭크 시내트라”라고 추켜 세운 뒤 “그는 터프 가이다. 그와의 격투는 내가 지금까지 치룬 격투중 가장 치열한 것이었다”고 고백했다. 윌리스는 또 “BH는 싸움만 잘 할뿐 아니라 재미 있고 웃으운 친구로 난 그 때문에 많이 웃었다. 함께 일하기 아주 좋은 사람”이라고 말 했다.
물론 영화를 만든 디 보나벤추라 픽처스가 이병헌을 고용한 것은 그를 우상시하는 아시안 시장을 노린 상술이다. 그러나 나는 영화를 보면서 이병헌이 단순히 아시아의 수퍼스타의 범주를 벗어나 본격적으로 할리웃의 스타가 될 가능성을 지닌 배우라고 느꼈다.
나는 이병헌을 작년 6월 ‘룩 이스트’ 한국영화제 파티 때 잠깐 만났었다. 그는 그 때 외국인들 앞에서 영어를 썼는데 유창하진 않았지만 수준급이었다. 그는 내게 “영어가 서툴러 고민”이라고 고백했는데 예절이 바르고 겸손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었다.
영어 고민은 각기 ‘워리어스 웨이’와 ‘클라우드 아틀라스’로 LA에서 인터뷰한 장동건과 배두나도 마찬 가지. 그 때 통역을 대동했던 장동건은 “다음에 여러분들을 만날 때는 훨씬 나은 영어로 대답하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다. 배두나는 영화에서 나체 러브신을 나눈 영국배우 짐 스터지스의 진짜 애인이 됐으니 영어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고. 그런데 배두나의 영어는 액센트가 있겠네.
한국 영화인으로 지금 명실공히 할리웃에 자기 신분을 뚜렷이 드러내고 있는 첫 사람이 박찬욱이다. 그는 할리웃 데뷔작인 ‘스토커’에 이어 웨스턴 ‘래틀보쥐의 산적들’을 감독할 예정이다. 감독으로서 다음이 국제적 올스타 재난영화 ‘설국열차’를 만든 봉준호. 이병헌이 이들 못지 않게 스타로서 할리웃의 고유명사가 될 날을 기대한다. 브라보 이병헌!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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