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터프 가이들이 주연하는 액션영화들이 흥행서 줄줄이 죽을 쑤고 있다. 스크린에서와는 달리 터프 가이들이 흥행전선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이다.
이들 중 첫 번째 영화가 한국의 김지운 감독의 할리웃 데뷔작으로 아놀드 슈워제네거(65)가 나온 ‘라스트 스탠드’.(사진) 영화는 지난 1월18일 개봉, 첫 주말 달랑 680만달러를 벌면서 흥행 순위 10위에 머무르는 수모를 당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직을 떠난 슈워제네거의 할리웃 컴백 작이니 만큼 흥행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었는데 슈워제네거가 스턴트맨도 쓰지 않고 한물 간 셰리프로 나와 치고 박고 쏘고 찌르면서 전력투구를 했으나 팬들의 외면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흥행 실패의 이유로 우선 슈워제네거가 액션 배우로선 너무 늙었다고 지적한다. 관객의 주류를 이루는 젊은 팬들이 ‘나이 먹은 전직 주지사가 왜 영화에 나오느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기 하녀와 관계를 해 아이를 낳은 그에 대한 팬들의 혐오감도 흥행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여긴다. 슈워제네거는 지난해 10월 자서전 ‘토탈 리콜’을 냈으나 출간 한 달 만에 겨우 2만1,000권이 팔린 것도 그에 대한 사람들의 이런 혐오감을 보여주고 있다.
슈워제네거는 인터뷰에서 “실베스터 스탤론의 ‘익스펜더블스’에 캐미오로 나온 나를 팬들이 환영하는 것을 보고 컴백에 자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팬들의 호응은 당시 주지사인 슈워제네거가 앙상블 캐스트 영화의 캐미오로 나왔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는 깨닫지 못했던 같다. 슈워제네거는 또 “내 사전에 은퇴란 없다”고 말했는데 ‘라스트 스탠드’의 참패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스크린을 떠날 생각을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라스트 스탠드’의 실패 하나로 슈워제네거를 한물 간 액션스타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한다.
이들은 슈워제네거가 앞으로 나올 액션물들로 스탤론과 공연하는 ‘무덤’(9월27일 개봉)과 ‘텐’(내년 1월 개봉) 그리고 ‘터미네이터 5’ 및 ‘코낸의 전설’ 등마저 팬들의 외면을 당한다면 그 때는 그의 배우로서의 생명이 끝났다고 봐도 좋을 것이라고 예견한다.
‘라스트 스탠드’보다 흥행서 더 죽을 쑨 것이 슈워제네거의 친구 스탤론(66)이 주연하고 한국계 성 강이 조연한 ‘불릿 투 더 헤드’. 지난 2월1일 개봉된 영화는 첫 주말 달랑 450만달러의 수입을 올리면서 흥행 순위 6위에 머물렀다. 스탤론은 웃통까지 벗어젖히고 육박전을 벌였지만 역시 팬들은 나이 먹은 스탤론의 액션이 식상하다는 반응이었다.
스탤론과의 인터뷰는 지난해 11월 로마에서 있었는데 그는 “지금 난 옛날보다 더 에너지가 넘쳐흐른다”면서도 “요즘은 영화에 나올 때마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여기고 최선을 다한다”고 세월의 속절없음을 실토했다.
그러나 그도 슈워제네거처럼 쉽게 은퇴할 생각은 없다. 곧 재키 챈을 불러다 ‘익스펜더블스 3’을 만들고 ‘램보’ 시리즈 속편도 만들 예정이다.
이들 두 사람보다는 약간 나이가 어리지만 역시 액션으로 스타가 된 브루스 윌리스(57)가 나온 ‘다이 하드’시리즈 제5편 ‘굿 데이 투 다이 하드’(제작비 9,200만달러)도 생각보다 흥행이 나쁘다. 영화는 개봉 3주째인 지난 12일 현재 총 6,380만달러의 수입만 내고 흥행 10위권에서 밀려났다.
시리즈 제4편 ‘리브 프리 오어 다이 하드’가 번 1억3,400만달러를 따라 잡기가 불가능한데 과연 폭스가 이런 흥행 부진에도 불구하고 시리즈 제6편을 만들는지 궁금하다.
윌리스는 인터뷰에서 “난 얼굴에 주름이 있어도 행복하다”고 말했는데 글쎄 본인은 행복할지 몰라도 팬들은 60문턱에 선 그가 액션배우로서 길길이 날뛰는 것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
위의 세 사람보다는 나이가 훨씬 어리지만 영국산 액션 스타 제이슨 스테이담(45)이 주연하고 제니퍼 로페스가 공연한 ‘파커’도 흥행서 참패했다. 지난 1월25일 개봉된 영화는 첫 주말 수입이 고작 630만달러로 개봉 3주 만에 흥행 10위권에서 퇴출당했다. 그리고 지난달 22일에 개봉된 레슬러 출신의 액션스타 드와이트 ‘록’ 존슨이 나온 ‘스니치’도 흥행 성적이 미지근하다.
액션 전문은 아니나 수퍼스타 탐 크루즈(50)가 주연, 지난 해 12월에 개봉된 액션 스릴러 ‘잭 리처’도 흥행서 고배를 마셨다. 제작사인 패라마운트는 당초 영화가 흥행서 성공하면 프랜차이즈화 할 생각이었으나 흥행 부진으로 이를 포기해야 했다. 지난겨울은 터프 가이들의 불만의 계절이었다.
편집위원/ hi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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