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커가면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 중 하나가 용돈이다. 용돈은 얼마나 줘야 하나. 아이들이 용돈을 어디에 사용하나 등등. 그냥 달라는 대로 줄 수는 없고 적정선으로 줘야 하는데 말이다. 미국인 가정은 아이들 용돈으로 얼마를 주고 있는지 또 어떤 용도로 용돈을 주고 있는 지 들여다보자.
언제부터 얼마나
부모 절반“8세부터 준다”
10세 주 10달러‘나이만큼’
용돈 관리 어떻게
대부분 저축 않고 써버려
합리적 소비생활법 지도를
보통 미국인 가정에서는 1주일에 자녀들 용돈으로 평균 15달러를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자녀들이 용돈을 받았다고 아껴 쓰고 저축을 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돈을 받자마자 모조리 써버린다.
미국 CPA연구소(AICPA)가 최근 부모를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자녀들에게 얼마의 용돈을 주고 있으며 또 자녀들은 그 용돈을 어디에 쓰고 용돈을 줄때는 어떤 조건으로 주는지 등을 물었다.
AICP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용돈을 받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미국 가정의 자녀들은 연 평균 780달러가량을 받는다.
이 금액은 아이패드나 아이패드 터치 또는 비디오 게임이 10개 내장돼 있는 ‘엑스박스 360’같은 값비싼 전자기기를 살 수 있는 금액이다. 또 이 돈을 4년간 열심히 모은다면 고물차 정도는 한 대 사서 주변 친구들과 신나게 돌아다닐 수 있다.
그러나 용돈을 받아 저축하는 아이들은 별로 없다는 것이 이번 조사에 응한 부모들의 한결 같은 대답이다. 아이들은 용돈을 받으면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데 사용하거나 장난감을 구입하며 거의 즉시 써버린다고 말했다.
△절반 이상 부모가 용돈 줘
설문에 답한 부모들의 61%가량이 아이들에게 정기적으로 용돈을 주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은 8세 때부터 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자녀들이 용돈을 받아 저축하고 있다고 답한 부모는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문제는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좋은 매너나 식탁매너, 습관, 학업 등은 신경 쓰지만 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써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데에는 소홀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용돈관리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부모들은 81%에 그친 반면 95%의 부모들은 좋은 매너를 가르치고 87%는 좋은 식사습관, 84%가 마약·알콜의 위험성에 대해 가르친다고 밝혔다.
△기타 경비는 별도로 줘
놀라운 것은 용돈을 주는 부모들은 그렇지 않은 부모보다도 아이들에게 필요한 별도의 비용을 더 많이 준다는 것이다. 용돈도 주고 다른 경비도 준다는 말이다.
자녀에게 용돈을 주는 부모 10명 중 9명은 자녀들의 셀폰 사용료, 음악 다운로드 비용, 스포츠나 취미생활 비용도 별도로 준다는 것이다.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용돈의 대가로 뭔가를 하도록 하고 있다.
설문에 참여한 거의 모든 부모(89%)들이 자녀들이 최소 1주일에 한 시간 이상 심부름을 한다든지 하는 집안일을 돕도록 하고 있다. 자녀들이 일을 하는 시간은 1주일에 평균 6.2시간이다. 또 좋은 성적을 받아 오면 이에 대한 보답으로 용돈을 주는데 A학점을 받으면 용돈보다 높은 평균 16달러60센트 이상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을 졸업하고 집에 돌아오는 자녀에게도 돈을 주겠다는 부모들도 있는데 절반 가까운 부모들이 22세까지 또는 더 나이가 먹어도 재정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자녀들에게 일찍 돈을 관리하는 법을 가르칠수록 장래 더 좋은 재정관리 습관을 갖게 해 준다.
AICPA의 경제분야위원회는 자녀들이 왜 용돈을 받는지, 또는 용돈을 안 주는 이유 등을 명확하게 인지시켜 주는 것이 좋다고 부모들에게 조언했다.
아이들이 용돈을 받으면 친구와의 교제비, 저축등 사용 목록을 작성해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또 재정에 관해 어릴 적부터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 주면 용돈의 사용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준이 생긴다고 말했다.
△용돈 얼마가 적당할까.
나이 먹는 만큼 주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예를 들어 8세라면 주당 8달러가 적당하고 10세이면 10달러, 18세면 18달러 선이라는 것이다.
△용돈은 그냥 줘야 하나.
아이들에게 용돈을 줄 때 잔디를 깎거나 방청소를 시키는 등 뭔가 집안일을 돕게 하고 이에 대한 보상용으로 줘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지만 종종 논란거리가 되기도 한다.
반대론자들은 자녀들이 이런 집안일 돕기는 보상 없이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약간의 용돈을 주고 쓰레기를 버린다던지 하는 일을 할 때에는 다소간의 돈을 더 주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만약 집안일을 돕지 않는다고 용돈을 끊는 것은 좋지 않고 벌을 주는 다른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또 아이들이 용돈을 준다고 집 페인트와 같은 큰일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런 일들을 하고 안 하고는 자녀들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 용돈 지도법 9
▲용돈 관리는 아이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긴다. 또한 우리 부모는 부자라는 생각을 주면 책임감이 없어진다.
▲칭찬과 격려로 성취감을 준다.
▲용돈을 받으면 저축부터 하게 한다.
▲부모가 지출을 계획적으로 하고 과소비를 줄이는 등 솔선수범한다.
▲자녀의 연령에 따라 단계적으로 지도한다.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지도한다.
▲가족 예산을 관리하게 한다.
▲기부할 곳을 정해 기부하게 한다.
▲집 살림에 대해 솔직히 알려준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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