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을 주도하는 세력은 언제 어디서나 불과 10%선에 불과하다. 하나의 여론은 10%가 우(右) 하고, 또 다른 하나는 10%가 좌(左) 한다. 그러면 나머지 말없이 침묵을 지키는 다수의 80%는 중도라고 표현한다. 여기에 중도는 거의 다 어느 쪽이 승자냐에 따라서 자기가 유리한 쪽으로 줄을 서게 된다. 11월 2일 투표를 며칠 앞두고 ‘티’ 파티가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덩달아 생겨 난 ‘커피’ 파티도 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기회를 봐가며 행동하는 짬뽕 ‘티-커(Tea-Coffee Party)’가 생겨날 수도 있다. 이들의 위력 앞에 기성 정치권 공화당과 민주당은 근심이 많다. Tea Party는 원래 다과회를 뜻함이나, 이게 정치적으로 변절되어 ‘티’의 성격이 기성에 저항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17세기 영국이 식민지 미국에 무리한 세금을 물리자, 미국인들은 이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보스턴 항구에 정박해 있던 영국 상선에 올라가 영국인들이 애용하는 티(차)상자를 모조리 바다로 내던져 버렸다.
그로부터 4세기가 다된 지금 미국 보수 유권자 조직인 ‘티 파티(Tea Party)’ 운동이 영국·일본·네덜란드·노르웨이 등 여러 나라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세금인상 반대, 반(反)이슬람, 기후변화 대응정책 반대 등 주요 활동목표에서 공통점을 가진 각국의 정당 단체와 인적 교류를 늘리며 조직 경험을 전수하는 등 활발한 교류가 일어나 고 있다. ‘감세’와 ‘작은 정부’를 주장하는 영국 시민단체 ‘납세자 연대(TPA)’는 미국 티 파티의 대표적 조직으로 회원 수가 100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프리덤 워크스(Freedom Works)’ 발행인을 지난 주 런던으로 초청해 3일간 국제회의를 열었다. TPA 매튜 엘리어트 대표는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영국은 미국의 티 파티 경험을 배워야 한다. 영국에서 미국처럼 ‘봉기(uprising)’가 일어난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프리덤 워크스 측은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유럽 단체들이 풀뿌리 조직을 확대하고 활동가들의 참여를 늘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화답하고 있다.
최근에 끝난 미국의 예비선거 결과를 보면, 티파티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 수 있다. 단적인 예가 지난 9월에 치러진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 예비선거전. 이 선거에서 시장조사 전문가 출신의 무명 크리스틴 오도넬은 티파티의 조직적인 선거운동을 등에 업고, 공화당 지도부가 내세운 9선의 전직 주지사이자 연방 하원의원인 마이크 캐슬 후보를 거뜬히 물리쳤다. 그 게 끝이 아니었다. 이변은 속출했다. 지난 8월 알래스카주 연방 상원의원 예선전에서도 티 파티가 미는 변호사 출신의 무명 조 밀러가 현역인 리사 머코스키 의원을 거뜬히 눌렀다. 켄터키 주에서도 티파티의 지지를 받은 랜드 폴 후보가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인 미치 매코넬 의원이 미는 트레이 그레이슨 후보를 압도적 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당이 미는 거물급 후보들이 티파티의 위세에 눌려 무기력하게 패하자, 기존 선거 전략을 바꾸고 긴급대책을 마련하는 등 비상 국면에 돌입한 상태다. 이 같은 추세라면 상하원 다수당 탈환이라는 목표가 멀어질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연방 상원의원 37석 가운데 18석에서 공화당이 선전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승패는 전적으로 티파티의 영향력에 달려 있다고 진단한다. 하원의원 선거는 전체 435석 가운데 민주당과 경합 중인 104석에서 공화당이 승산이 있지만, 그 가운데 최소 48석이 티 파티의 영향권 아래에 있다고 본다.
티 파티와 연대하지 않고는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약진할 가능성이 그만큼 낮다는 뜻이다. 그러나 공화당 지도부는 티파티가 미는 신진 후보들이 공화당 후보로 나서더라도 막상 본선에서는 무당파와 진보적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외면당해 민주당의 후보에게 패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우리 조국에도 티파티 같은 비정부 단체가 생겨나 자유 대한민국에 살면서 ‘진보’란 매력 있고 화려한 단어를 앞세워 공산주의 친북 좌익활동을 하고 있는 이적 무리들을 정계·학계·사회로부터 쓸어 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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