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 크루즈(48·사진)는 과연 아직도 수퍼스타인가. 이 물음에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그는 여전히 파파라치와 팬들의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긴 하지만 최근 들어 그의 영화들은 한창 때와 달리 관객의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90년대 인기 절정에 이르렀던 크루즈는 2007년 로버트 레드포드가 감독한 정치 영화 ‘사자들을 위한 양들’에 주연했지만 이 영화는 비평가들의 시원찮은 반응과 함께 흥행서도 죽을 쒔다.
이어 2008년에는 독일군 장교들의 히틀러 암살작전을 그린 ‘발키리’에 나왔는데 기자들을 베를린까지 초대하면서 대대적 선전을 한 이 영화 역시 비평가들의 미지근한 반응을 받으면서 흥행수입도 수퍼스타의 영화치곤 만족할 만한 것이 못 되었다.
이어 지난 6월 하순에 개봉된 소위 탐 크루즈의 컴백 영화라 불린 로맨틱 액션 코미디 ‘나잇 & 데이’(역시 수퍼스타인 캐메론 디애스 공연)도 미온적인 비평 속에 미국 내 수입이 저조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요즘 많은 영화들이 그렇듯이 외국에서의 수입이 미국 내 수입을 훨씬 상회, 손해는 보지 않았다. ‘발키리’ 역시 마찬가지.
‘나잇 & 데이’가 개봉 첫 주말 흥행 1위를 기록하지 못하자 매스컴은 ‘크루즈의 수퍼스타 시대는 끝났다’고 대서특필 했었다.
기자가 속한 할리웃외신기자협회(HFPA)는 이 영화 개봉 며칠 전 뉴욕에서 크루즈와 인터뷰를 했는데(파파라치를 피해 인터뷰 장소에 헬기를 타고 왔다) 이때도 그의 수퍼스타 파워가 토픽이 됐었다.
크루즈는 이에 대해 “내가 한 물 갔다는 소리를 한두 번 들어본 것이 아니다. 나는 즐기면서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난 생애 여러 번 내 연기 생명이 끝났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난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면서 “언론은 늘 자기들이 쓰고픈 대로 쓰고 얘기를 만들어낸다. 난 이미 오래 전에 그런 것이 연예계의 삶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래 좋아’라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크루즈는 ‘나잇 & 데이’가 자신의 컴백 영화라는데 대해서도 “난 계속 일해 왔는데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다”며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었다.
그러나 할리웃이 젊은층을 겨냥한 특수효과(요즘은 입체영화) 위주의 영화를 양산하면서 이와 다른 장르의 영화에 나오는 수퍼스타들의 작품이 흥행서 재미를 못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개봉된 제니퍼 애니스턴의 로맨틱 코미디 ‘스위치’는 현재 흥행 성적이 엉망이고 줄리아 로버츠의 영화도 ‘듀플리서티’(2009)처럼 흥행 성적이 저조하거나 과거와 달리 개봉 첫 주말 흥행 1위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수퍼스타들이 자기 몸값을 제대로 못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영화 고객의 주를 이루는 젊은층들이 수퍼스타들에게 별 관심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크루즈는 “늘 특수효과는 있어 왔다. 그러나 얘기하는 사람은 언제나 필요하다”면서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스타뿐 아니라 각본가와 감독과 제작자 등이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크루즈의 수퍼스타 파워를 재평가해 줄 영화가 오는 가을부터 미국과 밴쿠버 그리고 프라하와 두바이에서 촬영에 들어갈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제4편이다.
크루즈가 시리즈 제3편을 감독한 J.J. 에이브람스와 공동 제작하고 주연하는 제4편은 디즈니/픽사의 빅히트 만화영화 ‘인크레더블스’와 ‘라타투이’를 만든 브래드 버드가 감독한다. 패라마운트가 제작에 참여하고 배급할 이 영화는 2011년 12월16일에 개봉된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지난 60년대 빅히트한 TV 시리즈가 원전으로 제1편부터 제3편까지의 총 흥행수입이 무려 14억달러를 기록한 패라마운트사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연예계 소식통에 따르면 시리즈 제4편은 전의 것들과 전연 관계없이 완전히 새 각도로 만들며 제목도 ‘미션: 임파서블’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새 제목을 달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시리즈에서 크루즈는 수퍼 스파이 이산 헌트로 나와 동료 스파이들로 구성된 팀의 조장 노릇을 했으나 이번에는 제레미 레너(올해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허트 라커’로 주연상 후보)와 단 둘이 활약하게 된다. 레너의 비중은 크루즈 못지않게 중요하며 크루즈가 차기 시리즈에 돌아오지 않을 경우 레너가 주연을 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레너가 과거 스파이팀의 조장으로 뚜렷이 부각되던 크루즈와 동등한 비중을 차지하고 또 크루즈가 없어도 다른 배우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 사실만 봐도 크루즈의 수퍼 스타로서의 위상이 상당히 주저앉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늘의 별이 새벽이 되면 지듯이 할리웃의 스타도 때가 되면 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할리웃의 별은 종종 하늘의 별보다 빨리 지는 게 이 동네의 엄격한 현실이다.
편집위원/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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