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엔 어색할 지 몰라도
볼수록 매력으로 다가와
대부분의 브랜드에서 판매
유행의 시작은 낯설음에서 시작된다. 고상하게 설명해 낯설다는 것이지 좀 더 직설적으로 설명해 보자면 ‘뜨악함’에 다름 아니지 싶다. 처음 부츠 컷의 유행 속 스키니 진이 나왔을 때만해도 80년대를 연상시키는, 발목까지 쫘~악 달라붙는 바지 통에 황당해 하던 걸 생각해 보길. 어디 이뿐인가. 요 몇 년 새 디자이너들이 줄기차게 내놓는 하이 웨이스트는 또 어떠하며 샤넬이 처음 선보였던 일명 쓰레기 봉투라 불리는 블랙 페이턴트 코코 카바스 핸드백은 황당함은 설명이 부족할 만큼 쳐다보지도 않았던 아이템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황당함과 뜨악함의 시선이 거둬지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디자이너들 혹은 트렌드 세터들이 미는 유행 아이템은 불과 몇 달 가지 않아 거리를 휩쓸고 다닐 뿐 더러 일부 아이템은 없어 구입하지 못하는 품절상태에 이르기까지 하니 말이다. 곰곰 생각해 보면 이런 뜨악한 아이템들은 매 시즌 디자이너들이 제시한 트렌드에 한 두개쯤은 꼭 껴 있게 마련인데 이번 시즌엔 바로 이 ‘점프 수트’(jump suit)가 그 확실한 주인공이라 할 수 있겠다. 60년대인지 80년대인지 알 수 없는 이 확실한 레트로 풍의 아련한 향수의 주인공이 바로 점프 수트인데 이번 시즌 유행경향과 샤핑 요령을 알아봤다.
■점프 수트 유행경향은
쉽게 설명하자면 윗도리와 아랫도리가 붙은 이 점프 수트는 올 봄 확실한 유행 최선두에 서 있다 해도 지나침이 없다.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물론 컨템포러리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 컬러로 해석해 쇼윈도에 넘쳐난다. 처음 볼 때는 첫 유행의 신호탄이 그렇듯 뜨악하기 짝이 없었지만 자꾸 보면 볼수록 사랑스런 님의 얼굴만큼이나 매력적이며 어쩐지 익숙한 느낌마저 주는 아이템이 이 점프 수트가 아닌가 싶다.
가만 보면 요 최근 유행경향은 캐주얼을 오트 쿠튀르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많아 보인다. 더 이상 아이디어와 영감을 찾다, 찾다 지친 디자이너들이 오래 전 캐주얼이나 빈티지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사실 따지고 보면 점프 수트라는 것 자체가 작업복인데다 또 여성복의 영역이라기보다는 남성복의 영역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이 재해석한 점프 수트는 더 이상 그럴 수 없을 만큼 페미닌하면서도 우아하게 우리 앞에 돌아왔다.
소재 역시 면이나 데님보다는 실크나 시폰 등 고급스런 패브릭이 대세인데다가 컬러 역시 캐주얼처럼 알록달록하기보다는 블랙 앤 화이트처럼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런 분위기를 주는데 역점을 뒀다. 디자인 역시 확실한 주얼리 하나만 착용한다면 파티에 가도 좋을 만큼 칵테일 드레스 뺨치게 럭서리 하면서도 페미닌하다. 백 오프(back off) 디자인이 강세인데다 홀터넥 등 한여름 리조트에서 입기에 적절해 보이는 우아하면서도 여성스런 디자인들이 여심을 흔들고 있다.
■어떤 브랜드 있나
이번 시즌 점프 수트의 대세는 롱 팬츠에 홀터넥 상의가 붙은 길고 긴 라인이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자신의 키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데다 실크 소재가 대세다 보니 바디라인까지 그대로 드러나는 ‘치명적’ 디자인이다.
다이안 본 퍼스텐 버그는 블랙 실크 소재로 앞부분을 이브닝 가운처럼 드레시하게 처리한 롱 점프 수트를 선보여 트렌드 리더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듯 보인다. 또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세컨 브랜드인 MM6에서 선보인 저지 소재 그레이 컬러 점프 수트 역시 마르지엘라의 추종자라면 한번쯤 눈 여겨 봐둘 만하며 주시 쿠튀르는 탱크 탑 디자인의 보다 더 심플하면서도 ‘입을 만한’ 디자인을 내놓았다. 앨리스 앤 올리비아(Alice+Olivia)와 BCBG 막자리아(BCBG MAXAZRIA)가 선보인 숏 팬츠 점프 수트는 조금 더 보수적인 패션을 추구하는 이들도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어 보인다.
이외에도 로버츠 로드리게즈(Robert Rodriguez)와 라록(La Rok) 등 보다 더 일상생활에서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빈티지 스타일 숏 팬츠 점프 수트를 내놓아 보다 더 쉽게 점프 수트에 다가설 수 있을 듯 보인다. 이번 시즌 점프 수트는 대부분의 브랜드가 선보이고 있어 평소 즐겨 입는 브랜드에 가면 맘에 꼭 드는 점프 수트를 볼 수 있어 발품 팔 일은 그 어느 아이템보다 적어 보인다.
<이주현 기자>
올 봄 여름 유행할 점프 수트의 확실한 공식을 보여주는 데렉 람(Derek Lam)의 블랙 실크 점프 수트. 원 사이드 오프 숄더 디자인으로 페미닌함을 극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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