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패션위크 ‘올 가을 컨템포러리 유행 경향’ 베스트 5
올 겨울엔 디자이너 브랜드보다도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훨씬 더 아름답고 고혹적인 자태를 드러낼 듯 싶다. 어찌된 일인지 최근 열린 뉴욕 패션위크에서 미국 패션계의 천재이자 악동인 마크 제이콥스 역시 본 무대인 마크 제이콥스 레이블보다는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가 훨씬 더 눈길을 끄는 걸 보면 말이다. 패션 리더건 트렌드 세터건 옷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반가운 뉴스가 아닐 수 없다. 비싼 돈주고 블랙 레이블에 군침 흘리지 않아도 훨씬 더 좋은 가격에 세컨드 브랜드를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아직 봄이 오지 않은, 그리하여 아직도 옷장에선 겨울옷이 유효한 요즘, 올 가을·겨울 유행 경향은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눈 크게 뜨고 잘 살펴보면 바로 지금, 우리가 시도해볼 수 있는 멋진 아이템들로 가득하다. 게다가 겨우 한 시즌 뒷 얘기다 보니 지금 유행 아이템과 크게 다를 것도 없어 보인다. 올 가을이라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물론 올 봄과 여름까지 쭈~욱 요긴할 패션 팁이 될 뉴욕 패션위크로 내다본 컨템포러리 유행 경향 ‘베스트 5’를 꼽아 봤다.
최근 열린 뉴욕 패션 위크에서 선보인 베시존슨의 작품들. 그녀 특유의 과장된 페미니즘과 확실하게 튀는 드레스들이 주종을 이뤘다.
1. 보이프렌드 옷장을 뒤져라
이미 지난가을부터 예고된 유행이라 새로울 것도 없다. 이름하여 보이프렌드 재킷과 보이프렌드 데님 진이니 확실히 대놓고 이번 시즌 멋쟁이가 되려면 헐렁하면서도 박시하게 입어야 한다고 선전포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난가을부터 필립 림의 박시한 재킷과 코트를 필두로 이번 시즌엔 랙 앤 본(Rag & bone)과 아담(Adam), 알렉산더 왕 등이 멋진 보이프렌드 재킷 한 벌씩을 들고 우리 앞에 나타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여기에 확실한 코디로는 남자친구 청바지를 걷어 입은 듯한 물 빠진, 그러면서도 군데군데 찢어진 빈티지 느낌 팍팍 나는 청바지를 매치해야 한다고.
Diesel Black Gold
Adam Lippes
2. 과장된 페미니즘이여 영원하라
패션계의 로맨틱 페미니즘은 불멸의 화두다. 이번 시즌 역시 몇몇 디자이너들은(컨템포러리임에도 불구하고) 과장된 페티코트와 시폰 드레스로 더할 나위 없는 페미니즘의 극치를 보여줬다. 마크 제이콥스가 블랙 페티코트를 들고 나온 것만 봐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지 않겠는가. 화려한 컬러를 자랑하는 베시 존슨의 과장된 칵테일 드레스를 비롯해 ‘아담’의 몸매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새퀸과 새틴 소재 그레이 컬러 롱 드레스까지 이번 캣워크에서도 디자이너들에게 페미니즘은 피해갈 수 없는 화두였던 게 분명해 보인다.
Betsey Johnson
Marc by Marc Jacobs
3. 페도라 없이 외출하지 마라
이미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페도라(중절모자) 열풍은 올 겨울까지도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이번 시즌엔 이전보다 특이 사항이 있다면 소재가 새틴이나 벨벳 등으로 조금 더 고급스러워진데다 심플한 디자인보다는 장식이 많아진 것이 특징이다.
이번 무대에서 모든 디자이너들이 페도라 한 개쯤 선보이지 않은 디자이너들이 없을 정도라면 이미 페도라 열풍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듯.
Jill Stuar
Marc by Marc Jacobs
4. 레그웨어에 집중하라
최근 유행 경향 중 하나는 겨울이면 으레 부츠나 스타킹 등에 상하의 패션만큼이나 신경 써야 하는 아이템으로 등극한지 오래다.
아마도 내년 레그웨어(leg wear)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시즌보다 강렬해 질 듯.
마크 제이콥스는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에서 컬러풀한 다양한 스타킹을 통해 아름다운 스타킹이 옷 한벌보다 얼마나 더 강렬한 느낌을 주는지를 그야말로 온몸으로 보여줬으며 ‘로달테’(Lodarte)는 몇 시즌 전 샤넬의 캣워크를 연상시키는, 허벅지까지 오는 톤 다운된 세이지 컬러 롱부츠로 다른 모든 것 필요 없이 ‘저 부츠 한 켤레면 올 겨울이 행복할게 틀림없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심어줄 정도다.
Marc by Marc Jacobs
5 .새틴에 빠지다
겨울이다 보니 울과 퍼(fur)가 꽤 압도적인 주된 소재로 사용되긴 했지만 지구 온난화 현상 덕인지 보온이 워낙 잘되는 21세기 덕인지 갈수록 겨울 패션 소재가 얇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러면서도 이번 시즌도 그러했듯이 실크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집착은 갈수록 짙어져 올 겨울 역시, 아니 이번 봄이나 여름도 그렇지만 새틴이 시폰을 제치고 ‘넘버 원’패브릭으로 등극하는 듯 싶다.
몸에 꼭 붙는 칵테일 드레스에서부터 캐주얼해 보이기 그지없는 미니 스커트에 이르기까지 새틴에 대한 그들의 열정과 집착은 당분가 계속되지 싶다. 물론 새틴의 매력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켜주기 위해서는 더 할 나위 없이 깊고 그윽한 코발트나 핑크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Marc by Marc Jacobs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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