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 입학정책이 50년래 가장 큰 변화를 맞았다. UC평의회는 5일 전체회의를 갖고 2012년 가을학기 신입생 선발부터 UC계열 입학조건 중 하나인 SAT 서브젝트(SAT II) 시험을 제외시키는 방안을 승인했다. <본보 6일자 보도> UC ‘입학사정 및 학교관계위원회(BOARS)’가 지난해 제안한 SAT II 제외안은 UC 입학자격 기준을 완화해 UC 입학자격을 갖춘 학생 수를 대폭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9학년 학생들부터 해당되며 한인학생들이 많이 응시하는 한국어 시험도 자동적으로 제외되게 된다. UC가 지난 수십여년간 유지해온 전통적인 방식의 신입생 선발기준을 큰 폭으로 개혁하기로 함에 따라 앞으로 캘리포니아주 고교생들 입시교육이 상당한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바뀐 내용들을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고 한인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도 분석한다.
SATⅡ제외·GPA 하한선 완화 등
입학 문호 확대로 경쟁률 높아져
성적 우수 좋은 학군 학생 손해
◆UC의 개혁안 통과 의도
이번 개혁안 통과와 함께 마크 유도프 UC 총괄총장은 “UC 신입생 선발기준은 단편적인 표준시험 성적만이 아닌 다양한 방법으로 학업 성취도가 입증되어야 한다는 점에 평의회가 의견을 맞춰 이번 개혁안을 통과시키게 됐다”며 “새로운 선발기준이 실시되면 높은 학업 성취도에도 불구하고 UC 기준에 미달해 UC 지원을 포기했던 우수학생들의 UC 입학이 크게 늘어나고, 각 UC 캠퍼스는 더 많은 지원자들을 입학 대상자로 놓고 검토하면서 보다 평등한 시스템에서 입학생을 선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UC측은 현재는 고교 졸업생 중 상위 13.4%의 학생들만이 입학자격을 갖췄지만 새로운 선발기준이 실시될 경우 캘리포니아 고교를 졸업하는 35만여명의 학생들 중 21.4%의 학생들이 UC 입학자격을 갖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UC 필수과목 미 이수 등의 이유로 UC 합격생들보다 높은 SAT 점수와 GPA를 받고도 UC 입학이 거부되고 있는 약 1만 1,000여명의 학생들에게도 입학 자격이 주어진다.
◆바뀌는 지원 자격 및 한인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
현재 UC는 지원 자격 중 하나로 최소 두 과목의 SAT II 시험을 치르도록 하고 있다. 이번 개혁안에 따르면 SAT II 시험이 없어지는 것 외에도 ▲UC 지원에 필요한 15개의 이수 코스 중 11학년 말까지 11개 이상을 이수 ▲웨이티드 GPA가 3.0이상 ▲11학년 2학기까지의 성적이 상위 9% 내에 해당되는 학생들에게 UC캠퍼스 입학 보장 ▲SAT I 혹은 ACT시험 응시 등의 조건을 갖추었을 경우에는 UC에 지원 가능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번에 바뀌는 내용을 분석해 볼 때 먼저 SAT II의 경우 필수시험에서는 제외되지만 전공과목별, 캠퍼스별로 SAT II 시험 성적 제출을 권고할 수도 있다. 특히 입학 문이 더욱 좁아진 한인 학생들의 경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입학 기준에는 없어졌지만 SAT II 시험 성적을 제출해야 하는 아이러니 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SAT II는 공부를 잘하고 AP 과목을 많이 이수하는 학생들이 높은 성적을 기록했던 테스트인데 이는 흑인이나 라틴계 보다 한인 학생들에게 해당되는 경우이기 때문에 결국 SAT II 폐지는 한인 학생들에게 손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니멈 GPA(3.0)를 가산점 적용 전에서 적용 후로 바뀐 내용도 AP 클래스를 많이 택하는 한인 학생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UC평의회는 또 11학년 2학기까지의 성적이 상위 9%내에 해당되는 학생들에게는 UC캠퍼스 입학을 보장하는 안도 통과시켰다. 종전에는 각 학교의 상위 4% 학생에게 입학이 보장됐는데 이번에 9%로 올라간 것이다. 9% 입학보장에 해당되는 학생은 GPA와 SAT I 성적을 바탕으로 한 인덱스 점수가 캘리포니아 전체 상위 9%에 해당되거나 재학 중인 고교의 GPA가 상위 9%에 해당되는 경우다.
좋은 학군, 좋은 학교를 선호하는 한인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는 전혀 기뿐 소식이 될 수가 없다. 좋은 학교에서 성적이 우수한 다른 학생들과 경쟁을 하다보면 상위권에 들어가기가 힘들고 결과적으로 UC 입학 확률도 낮아진다. 차라리 흑인이나 히스패닉 학생들이 많은 수준이 낮은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것이 UC 입학에는 더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밖에도 이번 개혁안에 따르면 15개 필수 이수과목을 모두 이수하지 않아도 입학사정 대상에 포함되는 ‘ETR’(Entitled to Review)제도가 신설된다. 이 제도에 따르면 11학년까지 11개의 이수과정을 마치면 입학 자격이 주어진다. 물론 이 내용도 평소 필수 이수과목을 철저하게 택하고 있는 한인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UC 측은 이번 개혁안이 한인학생을 포함한 아시안계 학생들에게 불리하다는 점을 인정해 이들을 위한 조항을 마련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어 이에 대한 작은 희망도 기대할 수 있다.
2012년 가을학기 신입생 선발부터 UC계열 입학조건 중 하나인 SAT II 시험을 제외시키는 방안 등이 승인되면서 한인학생들에게는 UC 입학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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