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면서 신비롭고, 위풍당당하며 장난스러운 이미지가 표현된 머스터드 컬러 시폰 드레스.
물의 요정 님프를 연상시키는 미니 드레스가 우아하면서 발랄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 한
2006년 브랜드 출시 두 시즌만에 뉴욕 컬렉션 데뷔
쿨하고 지적인 ‘섹시 발랄 비즈니스 우먼 룩’ 눈길
크림·블랙·골드 등 무채색 컬러 위주 심플함이 특징
크리스 한(Chris Han)의 이유 있는 반항이다. 비즈니스 우먼 룩은 이래야 한다는 원칙의 파괴라고 할까. 활동적인 도시 생활을 즐기는 쿨하고 지적인 현대 여성의 자기표현이다. 사무실에서도 사교모임에서도 두루 어울리는 패션, 한마디로 ‘섹시 발랄 비즈니스 우먼 룩’이다. 2007년 가을 컬렉션 이후 매 시즌 참가해 뉴욕 패션위크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크리스 한은 그 동안 고수했던 무채색 컬러의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실루엣에 팝 컬러와 자연스러운 프린트로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특히 피날레를 장식한 보석 장식 보디스 블랙 시폰 가운은 아주 특별한 날 입고 싶은 드레스, 블랙 드레스지만 결혼식에 입고 싶은 우아한 드레스라는 평을 받았다. 뉴욕 패션위크의 숨은 보석, 크리스 한 컬렉션을 소개한다
성숙한 상류층 여성의 미묘하고 우아한 매력을 담은 시폰 드레스와 세미 포멀 수트 라인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디자이너 크리스 한. 그녀의 네 번째 컬렉션은 기대 이상이었다.
어느 시간, 어느 장소에서도 완벽한 옷차림으로 물의 요정처럼 사뿐거리는 파워풀한 비즈니스 우먼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그녀의 해석대로 강하면서 신비롭고, 위풍당당하면서 장난스러운 이미지, 자유분방하지만 유능한 비즈니스 우먼을 위한 룩이었다. 귀여운 공주가 아니라 도도한 여왕에 가깝다.
그녀가 드러내는 섹시 코드도 남성의 시선을 끌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자기만족적 표현이다.
하이 웨이스트 스커트와 정교하면서 독특한 블라우스는 영락없는 오피스 룩이지만, 고급스러운 실크와 새틴, 시폰, 레이스 소재를 활용해 깊게 파인 네크라인이나 쇄골과 어깨라인을 살짝 드러낸 오프 숄더로 편안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풍성하게 흐르는 볼륨 있는 소매가 지루하지 않은 세련된 느낌을 주고 실크 와이드 팬츠의 매치가 자신감 넘치는 여성미를 부여했다.
화려한 보석 장식의 보디스와 하늘거리는 블랙 시폰 롱스커트가 특별한 날을 기다리게 하는 크리스 한 컬렉션 블랙 시폰 가운. 뉴욕 패션위크에 네 시즌 연속 참가해 성공적으로 안착한 디자이너 크리스 한(왼쪽).
특히 이번 시즌에는 페일 핑크와 페일 민트, 머스터드 등 팝 컬러와 자연스러운 프린트 탑, 마치 추상화를 보는 듯 자연스럽게 염색된 시폰 드레스가 눈길을 끌었다. 피날레를 장식한 블랙 시폰 가운은 크리스 한 특유의 길고 슬림한 실루엣 드레스에 반짝거리는 보석 장식으로 만들어진 보디스(가슴부터 허리 위까지 꽉 끼는 코르셋 스타일)로 글래머러스함을 더해 블랙 앤 실버 컬러지만 웨딩드레스로 입고 싶다는 욕망을 품게 했다..
크리스 한은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미대를 졸업하고, 파슨스 스쿨 오브 디자인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했다. 재학 시절 도나 캐런상, 패트릭 로빈슨상을 수상했고 갭 앤 캐롤 리틀 장학금을 받았다. 졸업반 시절 올해의 유망 디자이너 후보에 올라 이탈리아의 정통 패션하우스 ‘막스마라’(MaxMara) 디자이너로 발탁됐으며, 다시 뉴욕으로 건너와 ‘오스카 바이 오스카 드 라 렌타’(Oscar by Oscar de la Renta)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6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크리스 한(Chris Han) 컬렉션’을 런칭했고, 브랜드 출시 불과 두 시즌 만에 뉴욕 컬렉션에 데뷔해 화제가 됐다. 한인 디자이너로는 두리 정, 리처드 최, Y&Kei에 이은 네 번째 뉴욕패션위크 진출이었다. 당시 크리스 한은 ‘하늘을 나는 새’의 이미지를 컬러와 재질의 믹스 앤 매치로 표현해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장식했다.
크림, 그레이, 블랙, 골드, 실버 등 무채색 컬러 위주의 심플하면서 섬세한 우아함이 크리스 한 컬렉션의 특징이었다. 광택 있는 소재 위에 하늘거리는 시폰을 덧입히고, 메인 컬러인 블랙을 레이어링해 다이내믹한 블랙 룩을 탄생시킨 것도 크리스 한의 컬렉션이었다.
‘블랙 앤 화이트’가 지닌 오피스 룩의 공식을 섹시 코드로 파괴한 크리스 한 컬렉션
도나 캐런의 드레이핑과 고객을 이해하는 마음을 존경하고 베시 존슨의 펀(Fun) 디자인을 사랑한다는 크리스 한의 시그니처 룩은 다기능적 재킷과 코트다. 한번 입으면 그 특별함과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게 된다고 한다.
사무실에서도 레스토랑에서도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 비즈니스 우먼을 위한 스포티 룩.
올 가을 크리스 한 컬렉션의 핫 아이템은 패션잡지 ‘바자’(Bazaar)가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선정한 연둣빛 겨자색의 스타일리시 원피스, ‘인스타일’(InStyle) 매거진이 패셔니스타 빅토리아 베컴 룩으로 꼽은 울 스커트와 퍼플 컬러의 레이온 저지 드레스 등이 있다.
<글 하은선 기자·사진 Chris Han Collection>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