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위한 전자제품 봇물
아이파드·셀폰 등 노년층에도 친숙
청소기·TV 노인 편의 기능 추가도
1960년대에는 베이비 붐 세대도 다른 젊은 사람들처럼 집을 떠나고 싶어 안달이었지만 요즘 베이비 붐 세대들은 어떻게 하면 자기 부모 세대가 양로원으로 옮겨간 나이를 지나서까지 집에 머물 방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또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돕기를 바라며 기업들은 새로운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나이가 60, 70이 되면 칵테일 파티에서 사람들이 하는 대화를 확실히 이해하기 힘들어지고,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으며, 손주들로부터는 컴퓨터 바보 취급을 받게 된다. 다행한 것은 그런 결점을 보완해서 60대가 되어서도 젊은 자아상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테크놀로지들이 등장하고 있는 점이다.
MIT ‘에이지랩’의 조셉 F. 코울린 소장은 “베이비붐 세대는 자신들을 독립적이고 건강하고 활기차게 유지시켜 줄 테크놀로지를 찾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 대부분은 자식들을 키우고 가르치는 일도 다 마쳤기 때문에 돈도 많은데 그 돈을 테크놀로지에 쓰려고 찾고 있다는 것이다.
노년층에게 신기술을 성공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회사들은 하이텍 기술을 개발한 회사들이 아니다. 그보다는 여러 연령층에 두루 통하는 스타일과 쓸모를 갖는 제품을 만들어낼 줄 알게 된 회사들이다.
그 확실한 성공담은 ‘애플’에서 찾을 수 있다. ‘아이파드’ 라인이야 말로 쓰기도 쉽고 멋도 있어 전 연령층에 어필하고 있다. ‘애플’ 소매점들은 깔끔하고 산뜻하고 사람의 마음을 끌어 노인들도 그 안에 들어가기를 즐긴다. “애플 스토어에 가면 자기가 똑똑해진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고 코울린은 말했다.
자동차 업계도 비슷한 추세다. 1990년대에 ‘포드’사 내에서는 ‘링턴 타운 카’는 다음에는 영구차를 탈 사람만 좋아한다는 조크가 돌아다녔다. 그러나 요즘 노년기에 진입한 사람들은 사이키델릭 장식을 한 지팡이나 호화로운 미니 리무진을 찾지 않는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노년층을 위한 자동차가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는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손이 둔해진 소비자들은 상자곽처럼 생긴 ‘혼다 엘리먼트’의 커다란 손잡이들이 사용하기 편하겠지만 혼다는 관절염 환자가 아니라 스키 장갑을 끼고 운전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그렇게 디자인한 것이다. 젊은층을 겨냥한 ‘엘리먼트’의 디자인이 뜻하기 않게 전 연령층 소비자들에게 먹히고 있는 것이다.
블라인드 스팟 탐지, 차선 이탈 경고, 차간 거리 적응 크루즈 콘트롤 같은 사고 방지 테크놀로지들도 틴에이저는 물론 노인들까지 연령층에 상관없이 인기다.
이밖에 현재 시장에는 나이 든 소비자들을 위한 테크놀로지 제품들이 제법 나와 있다. 우선 셀폰의 경우 이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 성장률이 둔화되자 셀폰 회사들은 노년층의 특수한 필요에 초점을 맞춰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터벅’사의 접이식 삼성 전화기는 전화기를 열어서 커다란 버튼과 스크린에 뜨는 큰 활자를 보기 전까지는 노인을 위한 전화기라는 티가 나지 않는다. 원터치 버튼으로 911과 기타 비상 전화번호를 쉽게 누르도록 되어 있다. 이 회사는 소비자가 직접 전화번호를 눌러도 되고 지터벅 교환수에게 눌러 달라고 요청해도 된다고 안내하는 광고로 노인들에게 판촉하고 있는데 회사측에 따르면 30%가 교환수의 도움을 선택했다.
지터벅은 노인용 전화기라고 내놓고 판매하지만 자기를 노인이라고 생각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쓰기가 쉬워도 사용을 망설린다. AT&T의 ‘팬텍 브리즈’‘버라이즌’의 ‘쿠프’는 겉보기에는 일반 셀폰과 다름이 없지만 버튼이 크고, 활자도 크게 보이고 원터치 버튼으로 연결되는 비상 전화번호 3개를 갖추고 있는등 간단 버전 전화기다. ‘브리즈’에는 블루투스와 만보계 기능도 있다.
10월에 나올 ‘클래리티라이프 C900’은 목소리를 20데시벨까지 증폭시킬 수 있다. 보청기를 전화기에 끼울 수도 있다. 빨간 버튼 하나로 최고 5개의 본인이 선택한 전화번호로 동시에 음성이나 문자를 보낼 수도 있다. 가격은 270달러고 AT&T나 T-모빌 네트웍을 이용할 수 있다.
가정용 제품으로는 로봇 진공청소기 ‘룸바’로 유명해진 ‘아이로봇’이 판매하는 로봇 지붕 홈통 청소기 ‘루지’도 있다. 성능에 따라 100~170달러인 이 제품은 계속 사다리를 타고 지붕으로 올라가야 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올 연말에 ‘아이로봇’이 내놓을 가상 방문 로봇 ‘코넥트R’은 멀리 있는 사람을 보며 말할 수 있게 해준다. 멀리서 웹사이트로 조종하면 이 로봇은 집안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그 집에 사는 사람이 안전한지 확인해 주고, 아이에게 책도 읽어주고, ‘룸바’가 청소를 잘 하고 있는지도 확인해 준다.
리모트 콘트롤도 집안 일을 일부 한다. ‘로지텍’‘필립스’‘소니’의 유니버설 TV 리모트는 실내 조명이나 자동 커튼 조작에도 사용될 수 있다.
나이 들면서 겪는 또 하나의 문제가 건망증. 약 먹어야 할 시간을 알려주는 자동 약 배급기도 많이 나와 있다. ‘타이멕스’의 ‘데일리 메디케이션 매니저’는 약을 가지고 있으면서 하루에 최고 4번씩 사용자에게 먹으라고 신호한다. ‘아메리컨 메디컬 얼러트 코퍼레이션’의 ‘메드타임’은 약을 최고 15알까지, 하루에 최고 28번까지 배급하면서 경고음을 내 사용자로 하여금 와서 먹게 만든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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