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시간 부에나 팍에 있는 신나는 에어로빅 스튜디오는 즐거운 인생을 찾으려는 회원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회원들의 웃음소리가 커질 때마다 살 빠지는 소리가 함께 들려오는 것 같다.
여름만 되면 보이지 않던 살들이 보인다. 굶지 않고, 고통 없이 할 수 있는 다이어트는 없을까. 아니 다이어트 후 요요현상 없이 평생 날씬해진 몸매를 유지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정답은 누구나 알고 있다. 살 빠지는 운동을 습관화시키는 것. 그런데 이 운동이라는 것에도 트렌드가 있다. 수년간 열풍을 일으켰던 요가와 필라테스, 재즈댄스에 이어 다시 ‘에어로빅’이다. 패션도 ‘레트로’(복고)를 외치는데 운동이라고 복고가 유행하지 말라는 법 있는가. 헤어밴드를 하고 몸에 착 달라붙는 에어로빅 복을 입은 올리비아 뉴튼 존이 ‘피지컬’(Physical)을 부르던 뮤직 비디오, 바로 그 거다. 플러튼과 가든그로브, 세리토스 등에서 알아주는 몸짱들이 모이는 금남의 공간이 있다기에 찾아갔다. 부에나팍에 있는 조영미 원장의 ‘신나는 에어로빅’ 스튜디오이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춤과 흥겨운 리듬
몸을 맡기니 다이어트는 물론 스트레스까지 ‘훌훌’
“원 투, 원 투, 원 투 쓰리 포... 엉덩이 뒤로 빠지고, 배꼽에 힘주고.
자, 한 번 더! 골반 돌리고, 팔꿈치 올리세요. 무릎은 움직이지 말고 배만 움직여봅니다. 그렇죠. 이제 음악 나갑니다. 틀리는 사람 팥빙수 쏘세요!”
마이크를 통해 들리던 조영미 원장의 구령소리가 원더걸스의 ‘소 핫’으로 바뀐다. “왜 자꾸 쳐다보니 왜왜왜 내가 그렇게 예쁘니 이이 아무리 그렇다고 그렇게 쳐다보면 내가 좀 쑥스럽잖니...”
조영미 원장의 신나는 에어로빅은 한국 버전이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하는 미국 에어로빅이 간단한 스텝과 킥, 스트레칭 등을 기본으로 한다면, 한국 버전에는 스텝과 스트레칭에 최신 유행의 방송댄스가 가미된다. 역시 운동은 음악을 틀어놓고 해야 두 배의 효과를 누리는 것 아니겠는가. 경쾌한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한결 좋아지고 운동에 대한 집중력도 높아진다.
음악 선곡은 조영미 원장의 몫인데, 트로트, 팝송, 대중가요 할 것 없이 동작에 어울리는 음악, 음악에 어울리는 동작을 준비한다. 한동안은 수강생들의 열광적인 반응으로 ‘황진이’를 틀다가 김건모의 ‘스피드’, 원더걸스의 ‘텔 미 텔 미’를 지나 요즘은 MC몽의 ‘서커스’가 자주 흐르는 음악이다. 1시간에 걸쳐 에어로빅이 끝나면 스트레칭으로 몸을 푸는데, 스트레칭을 할 때는 조용한 뉴에이지 음악으로 몸과 마음을 한꺼번에 진정시켜 준다.
에어로빅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춤과 경쾌한 음악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춤을 추는 사람은 물론 보는 사람까지 흥겹다.
신나는 리듬에 몸을 맡기다 보면 다이어트는 물론 스트레스도 해소된다. 특히 여기저기 나잇살이 잡히는 여성에겐 군살을 빼고 균형 잡힌 몸매를 만드는 데 효과가 크다.
물건 집을때도 ‘웨이브’동작
에어로빅 스튜디오를 찾아
살도 빼고 갱년기 우울증 해소·골다공증 에방 효과 보기도
40대 주부 헬렌 황씨는 “요가도 해보고 골프도 하지만 지금은 에어로빅이 가장 즐거운 운동”이라고 한다. 3-4년 전 갱년기 증세가 나타나 괜히 울적하고 사소한 일로 부부싸움을 하곤 했는데 에어로빅을 하면서 우울증도 살과 함께 확 날려버렸다. 허리가 날씬해지고 몸도 가벼워지니 어떤 옷을 입어도 제법 태가 난다.
플러튼 토박이라는 영 박(50대)씨는 에어로빅을 시작한 지 두 달째. 온몸을 구석구석 움직이고 잘 쓰지 않는 근육까지 사용하니 힘이 더 생겨 골프 거리가 늘었다. 아침 일찍 골프 코스로 나가 18홀을 돌고 나도 에어로빅으로 마무리해야 제대로 운동한 것 같다고.
“그게 신기해요. 에어로빅 동작이며 음악이 항상 머릿속을 맴돌아 항상 기분이 ‘업’되어 있어요. 하루는 마켓에서 지갑을 떨어뜨렸는데, 그걸 줍는다는 게 ‘웨이브’ 동작이 나오는 거 있죠. 주위 사람들이 박수까지 쳐주고...”
친구랑 같이 에어로빅 클래스에 등록했다는 김인숙씨는 60대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몸이 유연하다. 줄줄 흐르는 땀 때문에 잠깐잠깐 물을 마시는 순간을 빼면 쉴 새 없이 온몸을 움직이는데 뒷모습만 보면 20대가 부럽지 않다. 김씨는 “골다공증을 예방하려고 시작했는데 매일 밤 숙면을 취하면서 하루를 가뿐하게 시작하게 되어 너무나 만족스럽다”고 덧붙인다.
<글 하은선 기자·사진 박상혁 기자>
“운동은 재미있게 해야 마음까지 즐거워져”
■ 신나는 에어로빅 스튜디오 조영미 원장
신나는 에어로빅의 조영미 원장은 오렌지카운티에서 소문난 몸짱 아줌마다. 나이는 비밀이지만, 큰 딸이 UC버클리 2학년이고 작은 아들이 서니힐스 고교 12학년이라니 대충 짐작이 간다.
“에어로빅을 시작한 건 1970년대였어요. 첫 아이를 낳고 몸이 불어 동네 에어로빅 클래스에 등록을 했는데, 글쎄 3개월 만에 처녀시절 몸매로 돌아온 것 아니겠어요. 그 때 알았죠. 신이 나서 계속 다니다가 내친 김에 강사 자격증까지 따버렸죠.”
7년 넘게 한국서 에어로빅 강사로 활동한 조원장의 명성(?)을 들은 이웃사람들의 권유로 플러튼에 한 태권도장에서 에어로빅 클래스를 개설했다. 첫 주에 10명쯤 등록을 하더니 한 달이 지나자 50명이 넘는 회원들이 모였다. 연령층도 10대서 70대까지 다양했다.
“운동은 재미있게, 파워풀하게 해야 마음까지 즐거워지죠. 태권도장을 빌려 클래스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10년을 한결같이 신나는 에어로빅에 찾아오는 올드 멤버가 족히 30명은 되죠. 그 중엔 강사로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모두들 하는 말이 에어로빅이 ‘제2의 인생을 열어주었다’고 해요”
2년 전 플러튼에서 부에나 팍으로 스튜디오(5244 Beach Blvd. Buena Park)를 이전했고 이어 롤랜하이츠 스튜디오(18893 E. Colima Rd. Rowland Heights)를 오픈했다. 현재 신나는 에어로빅을 찾아 즐거운 몸짱 만들기에 여념없는 회원들이 약 200명. 기초반을 통해 에어로빅에 적응하고 나면 무제한 출석이 허락되기에 회원들은 점점 늘어나고, LA와 어바인 등지에서 강의 요청이 빗발치지만 강사가 부족해 개설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매월 에어로빅 동작 하나 정도는 새롭게 도입해야 지루하지 않아요.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인데 음악과 동작이라도 새로워야 즐겁지 않겠어요. 또, 금요일 저녁에는 댄스파티를 열어서 볼룸댄스, 라틴댄스, 힙합댄스, 밸리댄스 등을 배우는 회원들과 춤솜씨를 겨루기도 하죠”
조영미 원장과 톡톡 튀는 대화를 나누다보니 신나는 에어로빅에 즐거운 인생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문의 (714)357-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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