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내용 담아 제공하는 회사 생겨
슬라이드·그림까지 함께 서비스
MP3에 다운, 필요 부분만 볼 수도
도서관·운전중 등 어디서나 이용
시험공부 한다는 대학생 자녀가 ‘아이파드’ 스크린을 뚫어져라 보고 있더라도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뮤직 비디오만 본다고 짐작할 필요는 없다. 어쩌면 어려운 화학 강의를 복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요즘 강의를 들으면서 중요한 포인트를 놓친 학생들은 다시 들을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강의가 끝난 다음 그 내용을 랩탑이나 MP3 플레이어에 담아 두었다가 나중에 강의에 곁들여졌던 그림이나 슬라이드를 보면서 다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학이나 기타 기관의 강의실에서 강사가 한 말과 그 이야기를 하면서 보여줬던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나 애니메이션 등 디지털 이미지까지를 담아주는 소프트웨어를 대학 및 기타 기관에 판매하는 회사가 최소한 2개는 된다. 서버에 저장된 강의내용을 학생들이 내려 받아 다시 복습해야 할 부분만 찾아서 공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특히 “시험이 가까워져 외울 것이 많을 때 카셋테입에 녹음한 것을 듣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뉴욕의 마케팅 연구회사 데이터모니터의 분석관인 니콜 엥겔버트는 말한다. 게다가 학생들은 이미 아이파드를 가지고 있고 거의 언제나 사용하고 있으므로 별도 훈련이 필요하지도 않다.
MP3 플레이어에 관해 학생들만큼 알지 못하는 교수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별 다른 기술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저 마이크를 켜고 녹음이 시작되도록 단추를 누르면 될 정도로 간단하다.
녹음기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학생들은 노트 필기로 강의 내용을 저장했지만 제아무리 속필이라도 빠른 속도로, 자세한 내용을 전달하는 말을 따라잡기는 불가능했다. 이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필기 속도가 뒤지는 학생, 특히 수강생 숫자가 많은 강의에 유용하다.
유니버시티 오브 센트럴 플로리다는 연간 2,500명 정도의 학생이 수강하는 공대 및 컴퓨터 사이언스과의 약 300개 과목 모두에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라리타에 소재한 회사 ‘테그리티’의 강의 기록 시스템을 사용한다. ‘테그리티’의 소프트웨어는 강의 중 컴퓨터 스크린에 나타난 단어들을 모두 데이터베이스에 색인한다. 따라서 학생들은 강의 전체를 다시 복습할 필요가 없다. 핵심 단어 몇 개만 컴퓨터에 쳐 넣고 검색을 하면 바로 그 부분에 해당하는 강의 파일만 열어 볼 수 있다.
아이작 시걸 테그리티 사장에 따르면 요금은 그 기관이나 과의 학생 숫자에 근거해 산출한다. 대개 연간 2만5,000달러부터 10만달러 이상까지인데 현재 ‘테그리티’ 소프트웨어를 사용중인 90개 기관의 반 정도는 캠퍼스 전체에 설치했다.
‘테그리티’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샌타클라라 유니버시티의 로널드 대니엘슨 부총장은 학생들이 이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앞으도 돌리고 뒤로 돌려 정확히 딱 원하는 요점만 찾아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것은 보지 못했어요”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에 있는 퍼듀 유니버시티는 강의와 수반되는 슬라이드들을 기록해 ‘아이파드’와 ‘아이파드 터치’ ‘준’, 기타 장치에서 재생할 수 있게 해주는 ‘에코360’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계획이다. 내년 1월부터 5개 과목에서 시험하기 시작해 가을부터는 300개 과목으로 확충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에코’사는 소리만 녹음할 경우 연간 1만달러, 시각 자료까지 포함시킬 경우 2만달러를 대학측에 청구한다. 1월부터는 컴퓨터 애니메이션 같은 다이내믹한 볼거리들을 모두 포함한 5만달러짜리 파드캐스팅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테그리티’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는 캔사스 스테이트 유니버시티의 테크놀로지 코디네이터 브라이언 밴디비어에 다르면 대학측에 강의기록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라는 압력을 넣는 것은 학교 이외의 장소에서도 공부할 필요가 있는 학생들이다.
달라스의 엘센트로 칼리지에 다니는 로라 마르소는 이 서비스가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다. 4자녀를 키우며 일주일에 4일은 병원에 출근하는 로라는 45분의 통근 길을 이용, 아이파드를 차내 라디오에 꽂아서 강의 내용을 다시 듣고 점심시간에는 시각 자료들을 다시 살펴본다. 조지아주 어거스타의 조지아 의대에서 Ph.D. 과정 중인 리모 라스도 시험 준비에는 이 시스템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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