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이등석도 15~100달러 더 내면
다리 뻗을 공간 5인치 정도 넓어져
탑승수속·기내 편의시설 등도 우대
다리 뻗을 자리도 없이 좁은 좌석에 빽빽이 끼어 앉는데다 요즘은 따뜻한 식사는 물론 담요와 베개마저 제공되지 않기가 일쑤인 것이 비행기의 이등석이지만 돈을 조금 더 내면 조금 나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이등석 정규 요금에 15~100달러를 더 얹어 주면 비즈니스석이나 일등석처럼 푹신하고 넓지는 못하더라도 일반 이등석보다는 나은 자리를 제공하는 항공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익스피디아 트래블 트렌드워치’ 편집인 크리스 맥기니스에 따르면 “과거 이등석이라면 똑같이 취급하던 항공사들이 최근 들어 그 중 그래도 조금 나은 자리가 있다고 결론을 낸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래서 지난 8월 취항한 ‘버진 아메리카’는 출입문 근처 좌석을 샌프란시스코-라스베가스 같은 짧은 노선에서는 15달러, 뉴욕-LA 같은 긴 노선에서는 25달러를 더 받는다. ‘노스웨스트’에서도 국내선의 경우 출구 줄에 있는 좌석 등 더 나은 좌석 몇 개를 잡으려면 15달러를 내야 한다. ‘에어트랜’도 출구 줄의 좌석은 왕복에 각각 20달러씩을 더 받고, 염가 항공사인 ‘스피릿 에어라인즈’도 일반 좌석보다 6인치까지 더 여유 있는 소위 ‘빅 프론트 시트’들을 30달러씩 더 받는다. 과거 모든 승객을 공평하게 취급했던 ‘사우스웨스턴’ 항공조차 지금은 마지막 순간에 구입한 출장객 등 항공권을 더 비싸게 산 승객들을 먼저 탑승시켜 더 좋은 좌석을 고르도록 하고 있다.
그보다 나은 것이 1992년에 ‘버진 애틀랜틱’이 시작해 지금은 ‘유나이티드’ 항공을 비롯한 많은 항공사들이 어떤 형태로든 제공하고 있는 소위 ‘프리미엄’석이다.
앞좌석과 최대 5인치 더 떨어진 ‘유나이티드’의 ‘이코노미 플러스’는 비행편마다 최소한 36석이 제공되지만 구입하는 데는 조건이 있다. 아주 자주 ‘유나이티드’를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일단 연간 349달러의 회비를 내야하고 선착순을 기다려 좌석을 배정받는다. 만일 프리미엄석이 남는다면 보통 손님들도 25~30달러를 내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유나이티드’는 뉴욕 케네디 공항부터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공항간 직행 노선에 72석의 ‘p.s.’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좌석은 이등칸의 좌석을 너비 17인치, 앞뒤 거리 34인치가 되도록 재배치한 것이다.
외국 항공사에도 많은 프리미엄석은 장시간에 걸친 해외여행에 더 탁월한 선택이다. 다음달부터 ‘버진 애틀랜틱’은 런던-뉴욕간 항공편 6개에 총 62석의 프리미엄을 제공한다. 38인치의 레그룸(일반 이등석은 31인치)에 단추를 누르면 부풀어 오르는 허리받침을 갖춘 좌석 등받이, 기내식은 도자기 접시에 담아 스테인레스 식기를 사용하고, 비행중엔 언제나 신선한 과일을 먹을 수 있으며, 출발 전에 샴페인도 한 잔 즐길 수 있는 자리다. ‘버진 애틀랜틱’ 웹사이트에서 검색한 12월 초 뉴왁-히드로간 최저 왕복요금이 588달러였지만 프리미엄석은 1,428달러, 비즈니스석은 8,371달러였다.
이밖에 프리미엄 이등석을 제공하는 항공사들로는 ‘스칸디나비안 에어라인’ ‘에어 뉴질랜드’ ‘올니폰’ ‘BMI’ ‘브리티시 에어웨이즈’ 등이 있고,‘콴타스’도 4월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모두 다리 뻗을 공간이 5~7인치 더 길고 탑승수속 우대 및 기내 편의시설도 더 낫다.
그러나 일반 2등석을 타더라도 항공사를 올바로 택하고 탑승권을 사기 전에 좌석에 대해 조금만 연구를 하면 훨씬 나은 비행기 여행을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도록 도와줄 가장 좋은 인터넷 사이트는 www.seatguru.com으로 대부분의 큰 항공사 비행기 거의 모두의 자세한 객실 내 좌석 배치도가 실려 있어 어느 좌석이 제일 좋고, 어느 좌석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해야 할 것인지를 알려준다. 이 사이트와 www.seatexpert.com, 항공사의 순위를 매기는 회사 ‘스카이트랙스’에서 제공하는 충고들을 종합하여 3개 인기노선의 추천 항공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뉴욕-파리
뉴왁에서 떠나는 ‘에어프랑스’의 에어버스 330 비행기가 좋다. 좌석이 한 줄에 2-4-2로 배치돼 있으므로 양쪽으로 사람 사이에 끼어 앉지 않아도 되며 좌석도 너비가 18인치, 앞뒤 거리 32인치로 널찍하다. 그렇지만 ‘콘티넨털’의 757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하나밖에 없는 통로 양쪽으로 3개씩 배치된 좌석은 너비 17.2인치, 앞뒤 거리 31인치로 좁다.
▲마이애미-런던
이 노선에는 5개 항공사가 정규 직행편을 운행한다. ‘브리티시 에어웨이즈’ ‘버진 애틀랜틱’ ‘아메리칸’ ‘싱가포르’ ‘콘티넨털’인데 ‘브리티시 에어웨이즈’의 경우 좌석의 레그룸이 31인치로 경쟁사들의 32인치에 비해 조금 좁지만 www.seatguru.com이 규정한 ‘나쁜 자리’는 최대 6석으로 ‘아메리칸’의 16석, ‘버진’의 11석보다 적다. 그렇지만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경우 좌석마다 TV 스크린이 있고 비디오 주문 시청이 가능한 ‘버진’이 가장 좋다.
▲샌프란시스코-홍콩
‘캐세이 퍼시픽’ ‘싱가포르’ ‘유나이티드’가 모두 똑같은 747-400기종으로 취항하고 있으며 이등석 좌석배치는 3-4-3이다. 그중 요금이 가장 싼 ‘유나이티드’가 좌석간 거리가 31인치로 다른 항공사들의 32인치보다 좁고 ‘스카이트랙스’의 평가에서 음식, 오락 및 전반적인 서비스에서 ‘싱가포르’와 ‘캐세이 퍼시픽’보다 더 낮은 점수를 받았다. 가장 좋은 것은 ‘캐세이 퍼시픽’을 타고 맨 뒤에서 두 번째 창가 쪽 좌석에 앉는 것이다. 동체의 굴곡으로 인해 딱 두 자리만 놓을 수 있는데 창가 쪽 승객에게 훨씬 더 넓은 팔걸이 공간이 허용되는 곳이다. ‘캐세이 퍼시픽’은 최근 이등석에 9인치 TV 모니터가 달린 등받이를 뒤로 젖혀도 뒷좌석 승객을 방해하지 않도록 설계된 새 좌석을 설치했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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