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사파리맨, 나는 카우 걸”
반복은 지루하다. 매년 오는 땡스기빙, 또 그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크리스마스와 신년. 혹 이 명절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람들이 모여 지난해와 비슷한 음식을 먹고 비슷한 안부를 주고받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올해 역시 두 장을 남겨놓은 달력상의 빨간 날짜들에도 비슷한 연례행사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반복과 지루함을 깨고 싶다면 다음주 핼로윈부터 좀 색다른 파티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워낙 교인들 숫자가 많은 한인사회에서 특별하게 핼로윈을 알뜰살뜰 챙기는 경우가 그리 많진 않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흥겨운 파티를 여는 이들도 초대받아 가는 이들도 많다. 게다가 이제 더 이상 파티가 특별한 문화가 아닌 일상 속으로 친숙해지는 요즘, 핼로윈을 핑계 삼아 가까운 이들을 불러 모아 칵테일 한 잔에 수다를 안주 삼아 즐거운 모임을 갖는 것도 단조로운 일상에 활력이 될 수 있다. 핼로윈 파티를 위한 커스튬(Costume)과 파티 팁에 대해 알아봤다.
<‘파티의 달’인 박현정씨가 올 핼로윈 파티에서 입을 카우보이 커스튬을 차려입고 직접 장식한 벽난로 앞에서 거미인형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간단한 칵테일·핑거푸드면 OK
젊은층 중심 즐거운 모임으로
핼로윈 커스튬·파티 팁
■안주인도 부담 없어야 좋은 파티
워낙 사람들 ‘거두어 먹이는 것’을 좋아하는 박현정씨는 ‘핑계’만 생기면 크고 작은 파티를 마련한다. 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현재 호텔 연회담당을 하는 1.5세 호텔리어답게 그의 핼로윈 파티는 센스가 넘치면서도 특별한 그녀만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파티라고 거창하게 생각하면 일단 준비도 하기 전에 지치죠. 안 그러려면 너무 손님접대라고 음식에만 매달린다든가 손님 시중에만 집중하면 다시는 파티를 하고 싶지 않아집니다. 쉽고 간편하게 손님 접대 메뉴얼을 만들고 참석자들과 흥겹게 즐길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거죠.”
그래서 몇 년째 꾸준히 핼로윈 파티를 해오고 있는 현정씨는 주로 저녁식사 파티가 아닌 칵테일 파티를 연다. 오후 8시 이후에나 파티를 시작해 간단한 칵테일과 핑거푸드(finger food)가 메인디시. 그 외 아이디어 돋보이는 쉬운 디저트에 수다를 곁들인다. 만약 좀 출출하다 싶을 듯 하면 햄 앤 치즈 크로상을 내놓기도 한다.
“냉동 크로상을 사다 오븐에 구워서 바로바로 햄과 치즈를 얹어 내놓죠. 무엇보다 빵 굽는 냄새에 손님들이 반할 뿐 아니라 간단하고 맛도 좋아 항상 참석자들에게 최고의 인기죠.”
커스튬, 평상복에 포인트 주면 ‘끝’
테이블엔 오렌지 볼 캔들로 장식
해골 전구 벽난로 위 걸어놓고
소파엔 거미인형으로 분위기 연출
■핼로윈 장식은 이렇게
뭐니 뭐니 해도 핼로윈 파티의 백미는 집안 장식.
미술을 전공한 안주인답게 집안에 들어서는 순간 핼로윈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테이블엔 오렌지 볼 캔들이 나란히 꽂혀 있고 그 옆으론 솜을 뜯어 거미줄을 연상시키게 장식했다. 그리고 소파와 식탁, 테이블 등에 대형 거미인형을 얹어 놓아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와인은 맛도 맛이지만 레이블에 오렌지색이 들어간 것으로 선택해 집안이 온통 핼로윈 축제에 온 듯한 느낌이다.
또 투명한 해골 전구를 벽난로 위에 걸어놓아 손님들을 즐겁게 한다.
“한꺼번에 구입하려면 너무 비싸니까 매년 핼로윈 세일 때를 이용해 조금씩 사 모은 게 이 정도 되네요. 참 핼로윈 파티용 1회용 접시나 컵도 이때 사 두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죠.”
<핼로윈 상징 색상인 오렌지색 캔들을 켜고 와인도 레이블에 오렌지나 블랙에 들어간 것으로 골라 장식하면 완벽한 파티 데코레이션이 된다.>
■커스튬 어떻게 입을까
젊은층의 커스튬 파티에 미키 마우스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복장이 등장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오히려 그냥 평상시에 입어도 그리 이상해 보일 것 같지 않은 ‘마돈나 스타일’이나 ‘락커’ ‘짝퉁 오드리 헵번’ 등 테마를 가진 의상들이 더 인기다.
“매년 핼로윈 때마다 커스튬 구입에 돈을 쓰는 것이 만만한 일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냥 있는 옷으로 주제를 정해 입고 거기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액세서리만 한두 개 정도만 빈티지 샵이나 파티용품 전문점에서 구입해도 스타일리시한 커스튬 코디를 할 수 있죠.”
예를 들면 지난해 남자 친구의 경우 카키 바지에 카키 셔츠를 입고 대형 장난감 봉제 뱀을 둘러 귀여운 ‘사파리 룩’을 연출했다고. 현정씨는 카우보이 복장을 해서 두 커플이 파티에서 터프함을 한껏 발휘했다.
또 한번은 ‘80년대 여가수’를 컨셉으로 정해 신디 로퍼처럼 미니스커트와 체인, 화려한 액세서리로 코디하기도 했다.
“파티에 오는 친구들도 특별하게 신경 썼다기보다는 그냥 평상복에 포인트만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커스튬에 너무 얽매인다기보다 밋밋한 파티에 활력을 주기 위해 신경을 썼다는 포인트 정도만 주면 됩니다.”
파티 커스튬 액세서리나 의상은 주로 대형 파티용품 전문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고 멜로즈가에 있는 빈티지 샵에서도 독특한 의상과 소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 박현정씨가 귀띔하는 핼로윈 파티 노하우
▶세일을 노려라
장식품과 소모품은 핼로윈이 지난 후 애프터 세일을 이용하면 절반 이상 싸게 살 수 있다. 올해 산 장식은 내년에 이용하면 된다.
▶음악은 보이지 않는 최고의 장식
현정씨의 경우 위성방송에서 핼로윈 날이면 멘트 없이 핼로윈 음악이 24시간 내보내는 채널을 켜고 손님을 맞는다. 음악은 파티 분위기를 띄우는 최고의 장식이라고.
▶캔들을 적극 이용하라
밤에 열리는 파티에서 캔들은 최고의 분위기 메이커다. 집안 곳곳에 크고 작은 캔들을 켜 아예 다른 전기조명이 필요 없을 정도면 핼로윈 파티에 가장 좋다. 특히 파티 용품점에서 파는 핼로윈 캔들용 기름 종이봉투를 이용하면 아이들도 좋아한다.
▶핼로윈 디저트로 힘주기
그녀의 핼로윈 파티에 초대받은 이들이 절대 잊을 수 없게 하는 것은 바로 ‘현정표 아이볼’(eye balls) 이름처럼 무시무시한 아이볼은 마시멜로를 살짝 구워 가운데를 눌러 홀을 만들고 그곳에 캬라멜을 부어 예쁜 스틱을 꽂는 것이다. 디저트 하나에도 안주인의 센스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드레스 코드 정하기
핼로윈에 커스튬은 기본. 현정씨의 경우 특별한 드레스 코드를 정하진 않지만 간단하게 라도 커스튬을 입고 와야만 입장이 가능(?)하게 한다. 참석자들의 커스튬만으로도 분위기는 2배는 ‘업’된다.
▶초청장 발송하기
친구지간에 무슨 초청장을… 그렇게 생각한다면 파티는 초장부터 힘이 빠진다. 굳이 주소를 물어물어 우표 붙여 메일링할 필요는 없다. 이메일을 이용해 장소와 시간을 공지하고 반드시 참석 여부(R.S.V.P.)를 확인한다. 현정씨의 경우 R.S.V.P.가 없으면 입장이 불가능하게 한다고.
▶손님들의 손을 최대한 빌린다
음료수 정도는 냉장고에서 직접 꺼내 먹을 수 있게 한다. 지나치게 일일이 손님들을 서브한다는 생각으로 파티를 열면 나중엔 다시는 파티를 열고 싶지 않아지기 때문이다.
<글·사진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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