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화려하게 더 섹시하게
패션에서 ‘화룡점정’이란 구두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옷을 잘 입었어도 구두 하나 잘못 신어 전체적인 스타일을 완전히 ‘구기는’ 경우도 있지만 심플한 디자인의 옷이라도 거기에 딱 어울리는 구두를 신으면 달리는 말에 날개를 단 듯, 잘 그린 용 그림에 일필휘지 눈동자를 찍어 용이 승천하듯 패션이 200% 완성된다. 발끝으로 감지하는 계절은 이미 가을에 성큼 다가섰다. 슈즈 브랜드 윈도에는 어느새 가을 분위기를 담은 신제품들이 자리를 꿰찼다. 미니멀리즘의 유행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올 가을 구두 유행경향은 미니멀리즘을 바탕으로 봄·여름보다 도시적인 감정이 크게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패션 전반이 다 그렇듯 올 가을·겨울 구두의 유행 경향 역시 ‘딱 이것이다’ 할 것 없이 섹시한 여성미를 강조한 하이힐에서부터 18세기 남성들이 신었을 법한 옥스포드 부티까지 다양한 스타일이 나와 있다. 올 가을·겨울 유행 구두의 모든 것을 알아봤다.
큰 보석·버클 등 복고 장식
둥근 앞코에 광택소재 인기
<유행 경향 >
패션 전문가들은 “올 가을 신제품들은 볼륨감 있는 신발 코 모양이 강조되고, 깊이감 있는 메탈릭 색상과 영국풍 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가을엔 고급스러우면서도 남성화 디자인을 차용한 영국풍 구두가 유행할 전망이다. 오른쪽 펌푸스는 올 가을 미우미우(miu miu)가 선보인 옥스포드 느낌이 물씬나는 구두. 굽에 핑크 크리스털을 박아 페미닌한 느낌을 강조했다.>
패션 전문가들이 꼽은 올 가을 ‘머스트 해브 아이템’을 요약해 보면 광택으로 마무리한 도시적 스타일의 펌프스(앞뒤가 막힌 일반 스타일 구두)와 부티(bootie·발목까지 오는 짧은 길이의 부츠), 그리고 동유럽의 소녀 같은 이미지를 강조하는 둥근 앞코 모양의 윙팁(발등부분의 날개모양 절개 라인) 스타일 펌프스다.
그러면서 구두 디자인들은 심플하게 강조한 라인에 과감한 장식을 얹거나 광택이 나는 소재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것이 특징.
또 특별한 디자인 없는 플레인한 앞코가 대세이나 최대한 깔끔한 디자인에 단순하고 큼지막한 보석이나 버클 등 장식으로 도시적 세련미를 더 한 디자인들도 페미닌 스타일을 즐기는 여성들에게는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소재는 광택성의 페이턴트(patent·광택이 나고 반짝이는 에나멜가죽)가 주류를 이루면서 반짝이는 펄 소재, 특수피 소재 등으로 포인트를 준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색상은 블랙과 어두운 톤의 메탈릭으로 고급스러움을 살렸다.
심플해도‘반짝 반짝’
<디자인은>
■도시적인 글래머룩
심플한 디자인에 커다란 보석·버클 등의 장식을 대담하게 얹거나 디자인은 단순하지만 광택이 나는 소재를 써 고급스러움을 부각시키는 스타일이다. 앞코 디자인은 아무 장식이 없는 게 많다.
이외에도 최대한 깔끔하고 단순하게 디자인하되 절개 부분에 변형을 주거나, 펄 소재나 광택 소재, 특수피 소재 등으로 포인트를 줘 밋밋하지 않게 꾸민 구두들도 눈길을 끈다.
소재는 반짝이는 페이턴트가 여전히 강세이며 블랙 컬러와 함께 펄 빛이 들어간 메탈릭 컬러가 유행 색상.
■멋스런 빈티지 스타일
복고 트렌드가 여전한 가운데 소박한 빈티지 스타일의 제품들도 많이 나왔다. 특히 영국풍 복고 장식이 두드러진다.
볼륨감 있는 앞코에 체크무늬라든지 유팁(u-tip·발등 부분을 U자로 절개한 라인), 윙팁, 옥스퍼드(끈을 묶는 남성용 구두 디자인) 스타일 등 다양한 디자인이 여성 구두의 앞코에 앉았다.
또 남성화에서 주로 사용한 디자인까지 여성화로 옮겨와 매니시한 느낌을 살린 것도 올 가을 구두의 특징.
소재는 가죽을 물로 빤 듯 워싱 처리하거나 구김 가공을 하는 등 자연 그대로의 분위기를 냈다. 볼륨감과 소재감이 중요해지는 만큼 신발 굽도 안정감 있게 모양새를 바꿨다. 힐의 경우 두꺼운 형태의 블록 힐(block hill)이 많아졌고 신발 바닥 창까지 신경 쓴 웰트(welt·바닥창의 가장자리 장식) 등도 눈에 띈다.
구두 디자이너들은 “심플한 라인과 볼륨감 있는 앞코, 깊이감 있는 딥(deep) 메탈릭 컬러와 영국풍의 내추럴한 느낌의 소재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귀띔한다.
■소년 같은 옥스포드화
패션 전반이 복고풍이 여전히 대세라 구두도 복고풍이 가미된 플랫폼 슈즈가 눈길을 끈다. 플랫폼 슈즈는 뒷부분은 물론 앞부분에도 굽이 있는 디자인을 말한다. 흔히 통굽이라고 부르는 스타일. 플랫폼 슈즈 뿐 아니라 섹시미가 돋보이는 하이힐이 동시에 유행할 전망이다.
체크무늬라든지 발등부분을 U자로 절개한 유팁(u-tip) 스타일 등 복고적인 느낌이 드는 구두는 소녀 같은 귀여운 분위기를 낼 때 제격이다.
또 소년 같은 톰보이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가을에는 남자구두 느낌이 나는 옥스포드화가 필수 아이템으로 떠오를 전망. 끈을 묶는 남자구두처럼 생긴 옥스포드화는 소년 같은 분위기를 내기에 알맞다.
멋스럽지만 소박한 빈티지 스타일 눈길
영국풍 내추럴한 소재에 메탈릭 컬러 두각
<디테일은>
■모던 컨트라스트(Modern Contrast)
독특한 절개라인으로 현대적인 포인트를 강조했다.
앞코 부분은 반짝이는 페이턴트 소재로 깔끔함을 살렸다. 뒷부분은 광택성의 특수피 소재로 포인트를 주어 밋밋하지 않게 세련됨을 연출했다. 색상은 블랙과 그레이가 주를 이뤄 모던한 느낌을 강조했다.
■글리터링 포인트(Glittering Point)
장식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페이턴트 소재로 깔끔한 디자인을 살려 플레인 미니멀리즘을 표현했다. 플레인 앞 코에 밸런스하게 커팅한 앞부분과 세련된 컬러감이 포인트다.
■빅 오나멘트(Big Ornament)
이름 그대로 큰 사이즈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제품라인. 최신 트렌드인 광택성의 큰 사이즈 장식과, 반짝거리는 페이턴트 소재의 매치가 조화를 이룬다.
■레트로 포인트(Retro Point)
레트로 포인트는 미니멀리즘에 복고풍을 가미한 것이 특징. 볼륨이 살아있는 귀여운 짧은 앞 코와 빅사이즈의 장식이 돋보이는 트렌디 라인.
<구두 손질법>
아무리 좋고 예쁜 구두를 샀다고 해도 이를 제대로 관리해 주지 않으면 처음 산 그 느낌 그대로 신을 수가 없다. 평소 구두 관리법과 구두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법에 대해 알아본다.
■구두 보관법은= 구입 때 주는 플래스틱 슈트리(shoe tree)나 원목으로 제작된 슈트리를 이용해 신발장에 보관한다. 비에 젖었을 때는 그대로 신발장에 넣지 말고 반드시 그늘에서 말린 다음 보관한다. 이 경우 햇빛에 말리면 구두에 금이 가거나 형태가 망가지는 원인이 된다.
■뒷굽의 가죽이 벗겨졌을 때=벗겨진 곳에 순간접착제를 발라 뚜껑을 덮듯이 가죽을 덮어 준다. 이때 이쑤시개를 이용해 가죽을 늘리면서 붙이면 제대로 붙일 수 있다.
■구두 앞 코 부분의 컬러가 벗겨졌을 때=앞 코 부분은 부딪히기 쉬운 부분이므로 상했을 경우 구두와 같은 색상의 크림을 발라 손질한다. 이때 구두보다 약간 짙은 색을 발라주면 자연스럽게 마무리할 수 있다. 가죽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거칠어진 경우에는 칼로 평평하게 한 후 크림을 발라 준다. 색이 벗겨졌다고 해서 매직을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 경우 구두 본연의 윤기가 없어져 오히려 눈에 띈다.
■하얀 구두는 어떻게 손질 하나=밝은 색상의 구두는 더러워지기 쉬우므로 사전에 미리 스프레이로 코팅을 해준다. 수분과 먼지, 유분 등에서 구두를 지켜줄 뿐 아니라 오물이 쌓이는 것을 방지해 준다. 하지만 되도록 비오는 날 하얀 구두를 신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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