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계속 오르며
새로운 크레딧 시장으로
대형 렌더들 큰 관심
건강저축보험 연계해
특별 크레딧 플랜 제공도
자동차 딜러나 가구점에서 많이 듣는 ‘무이자 융자’가 의사나 치과의사 사무실에서도 자리를 잡고 있다.
3,500달러짜리 레이저 눈 수술, 6,000달러짜리 세라믹 치아 이식, 또는 보통 보험으로 커버되지 않는 다른 처치를 하느라 10만이 넘는 의사, 치과의사 사무실을 통해 일년 또는 그 이상 무이자로 월 페이먼트를 하는 융자를 얻는 소비자들이 수백만에 달하고 있다.
치료비 융자는 새로 나온 것이 아니며 아직 9,0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소비자 크레딧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하지만 의료비가 계속 오르고 있고 ‘캐피털 원’‘시티그룹’‘제너럴 일렉트릭’ 자회사인 ‘케어 크레딧’등 대형 렌더들은 계속 새로 키울 시장을 찾고 있으므로 의료비 융자는 소비자 크레딧 시장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다.
또 큰 보험회사들도 다양한 페이먼트 옵션을 가진 새로운 융자 플랜을 만들어 내고 있는 가운데 발빠른 회사들은 의사들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협정을 맺고 있다.
성장의 여지는 상당하다. 디덕터블과 코페이먼트, 기타 비용이 계속 올라 미국의 건강 보험 가입자 2억5,000만명이 기본적인 치료를 받기 위해 내야 할 자기 돈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치료비 중 소비자 부담분이 점점 커지고 있어도 치료는 받아야 할테니 빚을 져야 할 사람도 많아질 것”이라고 보험 및 은행 연구 회사인 셀런트의 선임 분석가인 레드 질렌은 말한다.
그러나 무이자 융자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실은 크레딧이 좋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 그러니까 경제적으로 어려운 무보험자 4,700만명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의 영향으로 크레딧 심사 기준은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
크레딧 승인을 받은 사람일지라도 페이먼트를 제때 꼬박꼬박해서 보통 12개월인 기한 안에 갚아야만 의미가 있지 그렇지 않으면 보통 크레딧 카드 회사가 체불시 매기는 것과 비슷하게 20%가 넘는 높은 이자가 붙게 된다.
소비자 의료비 융자업계의 선두주자인 ‘케어크레딧’을 통해 환자들에게 융자를 주선해 주는 뉴저지주 린크로프트의 치과의사 리차드 머큐리오는 “환자들에게 처음부터 솔직하게 페이먼트 꼬박꼬박 하라고 강조한다”고 말한다.
페이먼트를 제때 잘 하는 사람에게 이러한 융자는 그렇지 않았으면 받지 못했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건설회사에서 회계 일을 하는 낸시 슐락터(40)는 직장 치과보험이 있지만 머큐리오의 사무실에서 무이자 융자를 신청했다. 6,000달러나 되는 치아 이식은 돈이 많이 드는데 보험으로 커버되지 않았고 그만한 돈을 현금으로 낼 능력을 없기 때문이었다.
소비자 부채 전문가 중에는 치료비를 크레딧 카드로 갚다가 자기도 모르게 위기에 빠지게 되는 사람이 많다고 경고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 몇년간 의료비 지불에 고리의 크레딧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소비자 파산의 주요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목숨이나 사지를 잃을 상황이 아니라면 가능한한 의료비는 크레딧 카드로 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의료비 부채를 갖고 있는 사람을 돕는 소비자 권익옹호 단체 ‘액세스 프로젝트’의 사무총장 마크 루카비나는 충고한다.
그래도 소비자 크레딧 회사와 일부 보험회사는 특별히 의료비 용도로 만들어낸 융자 플랜을 실험하고 있다. 일년 안에 무이자 융자를 갚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대부분의 크레딧 회사들은 3~4년 기한으로 12~13%의 이자를 붙인 장기 융자 플랜을 제공한다. 이런 플랜은 의료비가 처음 발생할 때 정해지며 무이자 융자를 한 사람이 일년 안에 다 갚지 못할 것 같다고 중간에 장기 프로그램으로 바꾸기는 불가능하다.
‘유나이티드 헬스케어’를 비롯, 몇몇 보험회사들은 건강 저축구좌와 연계된 보험 폴리시 가입자들에게 특별 크레딧 플랜을 제공하기도 한다. 의료비가 필요할 때까지 매년 돈을 적립할 수 있고 세금이 공제되는 저축구좌와 디덕터블이 높은 보험을 연계시킨 것인데 대개는 적립금이 일상적인 치료비를 크게 넘지 못하는 수준으로 현재 건강저축구좌 소지자 176만명의 평균 잔고는 1,327달러다. 건강저축구좌는 있지만 돈이 모자라는 사람들을 위해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자회사 ‘엑산티 뱅크’는 신청자의 크레딧 기록에 따라 현재 평균 10~13% 이자로 크레딧을 더 주는 카드를 실험하고 있다. 아울러 이자율이 더 낮은 메디컬 크레딧 카드도 시험중이다.
융자회사들에 따르면 무이자 융자를 얻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한 내에 갚는다. ‘케어크레딧’의 경우 의료비 융자 중 80% 가량이 제때 완불돼 이자를 받지 못한다고 마이클 테스타 사장은 말한다. 그래서 체불에 대한 이자를 높이 책정하지 않으면 사업 비용을 뽑아낼 방법이 없다고 정당화시키지만 사실 크레딧 회사들은 무이자 거래에서도 돈을 번다. 의사가 환자에게서 받는 돈에서 10%를 수수료로 받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5,000달러짜리 코수술이라면 성형외과 의사가 가져가는 돈은 4,500달러다.
또 다른 의료비 융자회사 ‘HELP 카드’는 치과 손님의 크레딧이 좋을 경우 커미션으로 4~5%를 받지만 크레딧이 좋지 않은 손님을 고객을 만들고 싶어하는 치과의사에게는 청구서의 75%만을 받게 한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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