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지 로핸(20)과 패리스 힐튼(26)과 브리트니 스피어스(25)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이 ‘미녀 삼총사’의 공통점은 20대에 모두 너무 많은 돈과 명성과 힘을 거머 쥐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셋이 모두 할리웃의 파티 걸이라는 점도 닮았다.
현재 미국의 태블로이드의 표지를 번갈아 가며 장식하고 있는 이들은 술과 약물을 밥 먹듯 해 툭하면 재활원을 들락거리고 있다. 아기 어머니이기도 한 브리트니는 최근 재활원 경험에 대해 “바닥까지 간 기분 이었다”고 말했다. 패리스는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를 정지당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적발돼 현재 옥살이를 하고 있다.
이들 셋 중에서도 유난히 요란한 화제를 뿌리고 다니는 것이 린지다. 소녀 배우 출신의 린지는 20대에 들면서 성인 배우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의 문제는 술과 약물(진통제와 코케인)이 범람하는 할리웃과 선셋의 클럽에서의 삶을 너무나 즐긴다는 점이다.
린지는 불타는 듯한 미모와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유망주인데 얼마 전 음주운전으로 체포됐다. 린지는 이 사고 불과 이틀 후 다시 술과 약물에 취해 새벽에 친구의 차 안에서 거의 기절한 상태로 앉아 있는 모습(사진)이 파파라치의 카메라에 잡혔다. 이 사진이 웹사이트와 잡지에 실리면서 린지는 말리부에 있는 ‘약속’ 재활원에 자진 입원했다. 이로 인해 린지가 셜리 매클레인과 공연할 예정이던 ‘불쌍한 것들’(Poor Things)의 촬영도 연기됐다. 린지는 지난 2월에도 원더랜드 재활원에 28일간 입원했었는데 퇴원하자마자 다시 클럽을 찾아갈 정도로 자제력을 잃은 파티걸이다.
린지의 철야 광란의 파티는 현재 상영중인 그가 제인 폰다와 공연한 ‘조지아의 규칙’촬영을 지연시켜 화제가 됐었다. 린지가 툭하면 촬영장에 늦게 나타나 촬영이 자주 지연되자 제작사인 모간 크릭의 제임스 G. 로빈슨 사장은 린지에게 그의 비직업적 행태를 강력히 비난하는 편지를 보냈는데 이것이 미디어에 누출돼 좋은 가십거리가 됐었다. 나는 얼마 전 제인 폰다와의 인터뷰 때 그에게 린지의 이런 행동에 관해 물어봤다. 폰다는 “아직도 어린 린지를 진심으로 돌봐줄 사람이 주변에 없는 탓”이라며 “나는 매일 그를 위해 기도한다”고 대답했다.
이른 나이에 너무나 많은 돈과 명성과 힘을 소유하다 보면 삶의 방향감각을 잃기가 쉽다. 게다가 할리웃 스타는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업으로 파파라치들이 24시간 따라붙는 바람에 이런 압력에서 도피하기 위해 술과 약물을 복용하기가 쉽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들은 갈팡질팡하는 스타들에게 필요한 것은 주위에 자신들을 안내하고 인도할 강한 사람들을 갖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한때 술과 약물에 빠졌던 브룩 쉴즈를 갱생시킨 것도 그의 어머니의 집요한 선도 탓이었다.
린지 같은 젊은 스타들의 탈선에는 허영과 광기의 도시 할리웃의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클럽에도 책임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스타들이 즐겨 찾는다는 소문이 나면 손님들이 운집하기 때문에 클럽측은 린지처럼 음주 가능연령 미만인 스타들도 입장시킨 뒤 술을 팔고 있다는 것.
옛날에도 일부 젊은 스타들이 술과 약물을 사용했었다. 그러나 배우들을 엄격한 계약조건으로 묶어놓던 스튜디오 시스템 시절에는 스튜디오의 사장 등 고급 간부들이 철저히 스타들을 보호하고 통제하면서 그들의 이미지를 지켜 줬었다. 그것이 세월이 지나면서 요즘은 모두가 ‘네 멋대로 해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얼마 전 ‘다이 하드 제4편’에 주연한 브루스 윌리스와의 인터뷰 때도 젊은 스타들의 클럽과 재활원 왕래 사이클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윌리스는 그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대중에게도 책임이 있다. 사람들은 린지가 이번 주에 무얼 하며 브리트니가 이번 주에는 팬티를 입었는가를 알고 싶어한다.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연예계에선 대중문화가 잡지 등 미디어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수십억달러짜리 가십사업이다. 20년 전만해도 이렇진 않았다. 요즘 가십사업은 완전히 미쳐 돌아가고 있다.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는 상태다.” 그리고 브루스는 “몇년후 우리가 다시 만날때 과연 대중문화가 어디에 와 있는지를 얘기해 봅시다”라고 말한뒤 “기념 사진이나 찍자”고 능청을 떨었다.

박흥진 편집위원 / hjpark@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