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한 태평양 전쟁 이오지마 전투를 일본측에서 본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Letters from Iwo Jima)가 LA 영화비평가협회(LAFCA)에 의해 올해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됐다. 기자가 속한 LAFCA는 지난 10일 2006년도 각 부문 베스트를 뽑았다. 회원들은 상오 10시부터 하오 2시까지 장장 4시간에 걸쳐 열띤 논쟁을 벌이며 다양한 경쟁작들을 각 부문 베스트로 뽑았다.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일본 배우에 일본어 대사를 써 만들었는데 이미 전미 영화평론위에 의해서도 올해 최우수작으로 뽑혀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를 확률이 커졌다. 이 영화는 같은 전쟁을 미국측에서 본 ‘우리 아버지들의 기’(Flags of Our Fathers)의 동반작.‘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오는 20일 개봉)의 차점작은‘여왕’(The Queen).
최우수 감독상은 2001년 9월11일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납치된 여객기의 승객들의 반격을 그린 ‘유나이티드 93’(United 93)을 만든 영국인 폴 그린그래스에게 돌아갔다. 차점자는 이스트우드.
이날 투표에서 보기 드문 일이 일어났는데 그 것은 최우수 남자주연상 부문에서 포레스트 위타커와 사샤 배론 코엔이 동점을 이룬 것. 위타커는 ‘스코틀랜드의 마지막 왕’(The Last King of Scotland)에서 독재자 이디 아민역으로 그리고 코엔(사진)은 코미디 ‘보라트’에서 섹스에 굶주린 카자흐스탄의 TV 기자로 각기 나왔다. 회원들은 두 배우가 동점을 이루자 박수와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했다. 완전히 상식을 뛰어넘는 코미디언이 LAFCA에 의해 베스트로 뽑힌 것은 이변이나 마찬가지.
최우수 주연여우로는 ‘여왕’에서 엘리자베스 II역을 우아하게 해낸 헬렌 미렌이 뽑혔다. 이 영화는 남우조연(마이클 쉰), 각본(피터 모간) 및 음악상(알렉산더 데플라트-그가 역시 작곡한 ‘채색된 베일’과 함께) 등 모두 4개 부문서 베스트로 뽑혔다.
미렌의 차점자는 스페인 영화 ‘귀환’(Volver)의 페넬로피 크루스. 쉰의 차점자는 세르지 로페스(‘목신의 미로’), 모간의 차점자는 ‘리틀 미스 선샤인’의 각본을 쓴 마이클 안트 그리고 데플라트의 차점자는 ‘좋은 독일인’ 과 ‘작은 아이들’의 음악을 작곡한 토마스 뉴만이었다.
최우수 여우조연상은 루마니아의 블랙 코미디 ‘라자레스쿠씨의 죽음’(The Death of Mr. Lazarescu)에서 구급차 요원으로 나온 루미니타 게오르기우에게 돌아갔다. 차점자는 ‘드림걸스’의 제니퍼 허드슨.
한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은 1980년대 동베를린의 두 예술가 연인을 도청하는 정보부원의 스릴러 드라마 ‘타인의 삶’(The Lives of Others)에게 돌아갔고 최우수 만화영화상은 노래하는 펭귄의 모험담 ‘해피 피트’(Happy Feet)가 탔다. 최우수 기록영화로는 대기오염 문제를 다룬 ‘불편한 진실’(The Inconvenient Truth)이 뽑혔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소영은 저예산 소품 ‘빈둥거리는 날들’(In Between Days)로 ‘올드 조이’(Old Joy)를 만든 켈리 라이카드와 공동으로 더글러스 에드워즈 엑스프리멘탈상을 받았다. 현재 뉴욕에서 남편과 함께 영화를 만들고 있는 김씨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상을 받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면서 내년 1월 LA서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우수 촬영상은 ‘남자들의 아이들’(Children of Men)의 에마누엘 루베즈키에게 돌아갔고 최우수 프로덕션 디자인은 프랑코 시대 내란의 와중에서 환상의 세계로 여행하는 소녀의 이야기 ‘목신의 미로’(Pan’s Labyrinth)에게 돌아갔다.
생애업적상은 ‘알라바마에서 생긴 일’(To Kill a Mockingbird)을 감독한 로버트 멀리간에게 주어진다. LAFCA는 또 1969년에 프랑스 감독 장-피에르 멜빌이 만든 나치점령하 프랑스의 레지스탕스의 활약을 그린 ‘그림자 군대’(Army of Shadows)에게 특별상을 주기로 했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 올해 와서야 개봉됐다.
LAFCA의 베스트들은 오스카의 그 것들과 별로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해 경우 주연남우(필립 시모어 하프만), 감독(앙리) 및 만화영화 부문에서 두 단체가 일치했다.
제32회 LAFCA 시상식은 내년 1월14일 센추리시티의 파크 하이야트 호텔서 열린다.
<박흥진> 편집위원/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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