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11일
▲8:00 a.m.-뉴와크 국제 공항서 UA 제93편 샌프란시스코로 출발 예정.
▲ 8:42 a.m.- 제93편 승객 33명과 승무원 7명이 탑승한 채 예정 시간보다 25분 늦게 이륙.
▲ 9:24 a.m.- 제93편 지상의 UA 비행담당자로부터 “조종실 침입에 주의할 것”이라는 메시지 수신.
▲9:28 a.m.- 4명의 테러리스트 제93편 장악. 승객 토마스 버넷 집의 아내 디나에게 비행기 납치 사실 전화. 디나 911을 통해 FBI에 보고.
▲ 9:32 a.m.- 테러리스트 지아드 자라 승객들에게 비행기에 폭탄 있다고 선언.
▲9:35 a.m.- 제93편 방향을 바꿔 동쪽으로 비행.
▲9:45 a.m.- 승객 버넷 아내에게 세 번째 전화 걸어 자기와 몇 사람이 대처방안 의논중이라고 알림.
▲9:54 a.m.- 버넷 아내에게 네 번째 전화 걸어 시가지를 벗어난 지역에서 비행기를 우리가 탈환 할 계획 마련했다고 통보.
▲9:57 a.m.- 승캑 타드 비머 아내와의 통화 끝냄. 비머의 “공격 개시” (Let`s roll)라는 말이 아내와 연결된 전화를 통해 들림. 조종실 음성 녹음기 승객들이 조종실 문을 공격하는 소리 녹음.
▲9:58 a.m.- 승무원 시시 라일스 전화로 남편과 함께 주기도문 외운 뒤 테러리스트에 퍼부을 물을 끓인다면서 모두들 1등석 쪽으로 달려가고 자기도 가야 한다고 말함. 이때 조종간을 잡은 지아드가 비행기를 좌우로 심하게 요동시킴.
▲10:00 a.m.- 하이재커들 조종실에서 언제 비행기를 추락시킬지 논의 하는 소리 음성 녹음기가 녹음. 한 승객이 “....조종실 안에서. 하지 않으면 우린 죽어”라고 말하는 소리와 다른 승객의 “공격 하자”라는 소리도 녹음됨.
▲10:02 a.m.- 하이재커들의 “추락시켜! 추락시켜!” 라는 소리와 “알라는 가장 위대하시다”라는 말이 녹음됨.
▲ 10:03 a.m.- 제93편 펜실베니아의 샹스빌에 추락.
9/11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납치돼 목적지인 워싱턴 D.C.에 이르지 못하고 중간에 추락한 UA 제93편의 승객과 승무원들은 용감했다. 이들은 비행기가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자살추락 용으로 사용되리라는 것을 알고 반격을 시도했으나 하이재커들과 함께 모두 사망했다.
만약 이들이 역습을 하지 않았더라면 비행기는 하이재커들의 당초 목적지인 워싱턴 D.C.에 추락, 엄청난 인명피해를 냈을 것이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이들은 하이재커들과는 또 다른 자살작전을 감행, 자기 희생을 한 셈이다.
케이블 TV 디스카버리 채널은 이같은 절박한 기내 상황을 사실과 드라마를 섞어 재구성한 ‘제93편의 반격’(The Flight that Fought Back)을 11일 하오 9시에 방영한다. 정부 보고서와 사망한 승객과 승무원들의 가족과 친지와의 인터뷰 그리고 등골이 오싹해지는 승객들의 셀폰을 통한 가족들과의 대화 내용과 함께 당시 기내 상황을 배우들을 사용해 진지하고 사실에 가깝게 재구성했다.
키퍼 서덜랜드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이 다큐 드라마의 가장 극적인 부분은 하이재커들의 비행기 탈취에서부터 추락하기 까지의 35분간. 승객들이 비행기가 자살용으로 납치됐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반격 계획을 짜고 이어 카트(사진)와 소화기와 칼과 포크를 무기로 조종실을 향해 돌진하면서 기내에 전투상황의 박진감 마저 감돈다(그러나 과연 승객들이 조종실 안으로 들어 가는데 성공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카메라가 요동을 하면서 당황하는 조종실내 테러리스트들의 모습과 카트로 조종실 문을 공격하는 승객들 그리고 비명과 아우성과 하나님과 예수를 찾으며 구원을 호소하는 공포에 질린 승객들의 모습이 당시 상황을 숨가쁘도록 생생하고 긴장감 있게 재연하고 있다. 두려움과 불안, 초조와 절망감에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 같다.
승객들이 셀폰으로 지상의 아내와 남편,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친구들에게 남긴 마지막 말들은 한결 같이 “아이 러브 유”. 어느 아내는 남편에게 “사랑해요. 아이들 잘 부탁해요”라고 끝까지 자식들 걱정을 하고 또 어느 남편은 아내에게 “아이들에게 내 사랑 전해 줘. 정말 미안해”라고 오히려 자기가 미안하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는다. 또 어느 딸은 어머니에게 “굿 바이를 말하려고 전화해요. 엄마와 아빠를 사랑해요”라며 작별한다. 인간이 피치 못할 죽음 앞에서 사랑으로 겸손해 지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박흥진
편집위원 /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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