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전 섭취 혈당, 식욕
제품 형태따라 함밀당·분밀당으로 분류
체내서 지방질로 변화 과다섭취 비만 원인
굳었을때 식빵 조각 넣으면 고운 가루로
한때 육류소비량으로 선진국과 후진국을 구분하고 설탕 소비량이 그 나라 문화수준의 척도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그만큼 설탕이 비싸고 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설탕 가격이 매우 낮고 구하기 쉬워졌기 때문에 오히려 설탕이 성인병을 일으키는 삼백식품의 하나로 몰리고 있으며 설탕의 섭취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설탕의 가격은 1990년부터 현재까지 13%나 하락했지만, 설탕을 사용하여 만드는 시리얼, 사탕, 쿠키, 케익등은 20% 이상 증가했다.
설탕의 주재료인 사탕수수가 처음 발견된 곳은 뉴기니로 여겨진다. 사탕수수는 뉴기니로부터 동남아시아와 인도로 전해졌으며,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단물을 끓여서 결정시키는 과정과 방법은 기원전 500년에 인도에서 처음 발명되었다. 기원전 327년에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인도에 원정군을 파견하였을 당시 사령관이었던 네아체스 장군이, ‘인도에서는 벌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갈대의 줄기에서 꿀을 만들고 있다’며 놀랐다는 기록이 있다.
중세기 무렵이 되어서야 아랍인들이 스페인에 사탕수수를 가져다주면서 유럽에 사탕수수와 설탕이 전해졌고, 이를 1492년에 컬럼버스가 서인도 제도로 가져온 후 적합한 기후로 인해 사탕수수 재배가 활성화 되었다.
미국에서는 18세기에 와서야 뉴올리언스에서 처음 사탕수수 재배가 시도되었고, 그보다 이른 1690년에 첫 정제공장이 뉴욕에 설립되었다. 그러나 그 후 오랜 기간 수지가 맞지 않아서 많은 공장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거나 문을 닫아야 했고, 1872년 캘리포니아 주에 설립된 정제공장을 시작으로 수익성 있는 설탕 제조업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설탕이 한국에 보급된 것은 20세기 초, 1920년 평양에 제당공장을 세워 무설탕을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그 후에 1953년 한국 최초의 정당공장이 부산에 세워졌고 수입한 원료당에서 설탕을 대량 생산하기에 이르렀다.
설탕은 원료에 따라 수수설탕과 무설탕으로 나누며 가공방법에 따라 여러 형태의 것이 나오며, 종류도 많다. 제품 형태에 따라 크게 나누면 당밀을 함유하는 함밀당과 원심분리에 의하여 당밀을 분리시킨 분밀당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것은 거의 분밀당이며, 이것은 당밀을 분리하여 정제한 것이므로 빛깔이 흰 것이 대부분이다. 분밀당은 다시 제법이나 사용 목적에 따라 원산지에서 간단하게 결정에서 당밀을 원심분리기로 제거한 원료당과, 정제공장에서 원료당으로부터 재결정 등의 정제과정을 거쳐 생산하는 정제당, 현지에서 원료로부터 직접 정제과정을 거쳐 생산되는 경지백당 등으로 나눈다.
정제당에는 정제한 정도에 따라 상백당 ·중백당 ·삼온당이 있고, 설탕을 가공한 것으로 가루설탕, 각설탕 등이 있다. 설탕을 산으로 가수분해한 반전당(invert sugar)도 있는데 이것은 제과용으로 사용된다. 함밀당은 당밀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빛깔이 검고, 강한 단맛과 아울러 특유한 당밀 냄새를 지닌다. 성분으로는 무기질이나 비타민이 많지만 쓴맛이 있으므로 맛을 내기 위한 특수한 용도에만 사용한다. 흑설탕은 사탕수수를 짠 즙액에 석회를 가하여 중성으로 만들고 걸러서 그대로 농축하여 굳힌 설탕이다.
설탕의 주성분은 거의가 수크로오스이므로 체내에서 쉽게 흡수된다. 흡수된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된 다음 주로 열량원으로 이용된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건강상 좋지 않다고들 하는데, 그것은 영양섭취의 균형문제로서, 설탕이 대사되는 데 특히 필요한 비타민 B1을 충분히 섭취만 한다면 문제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설탕은 체내에서 지방질로 변화되어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비만체질인 사람은 설탕의 다량섭취를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식사 전에 설탕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혈당 농도가 올라가 만복감을 주게 되고 밥맛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피로가 심할 때는 설탕을 섭취하여 혈당을 급속히 보충하면 칼로리원이 되므로 기운이 회복된다.
커피나 홍차에 두 찻술의 설탕을 넣는 것은 약 70 kcal에 해당한다. 설탕의 이용범위는 넓어서 제과용을 비롯하여 양조 ·식품가공, 식품보존, 음료 등에 널리 사용된다.
설탕은 뚜껑을 잘 닫아두지 않으면 수분 흡수로 딱딱하게 굳어져 버린다. 이럴 땐 식빵을 작게 조각내서 설탕 용기에 넣어두면 덩어리진 게 떨어지면서 다시 고운 가루가 된다. 설탕의 습기를 식빵이 빨아들이기 때문인데, 덩어리진 설탕을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몇 시간 놓아두었다가 식빵을 넣으면 더욱 효과 있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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