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멕시칸 2종류 고지대서 추위·병충해 잘 견뎌
톡 쏘는 박하 맛…토마토 쓰는 이탈리아 음식엔 필수
봄 하면 달래, 냉이, 씀바귀 등 봄나물의 상큼함과 함께 오레가노, 타임, 로즈마리, 베이즐 등 허브의 사랑스러운 향이 떠오른다. 흔히 향신료, 혹은 스파이스라고 불리는 것들이 모두 허브를 말려서 만든 것들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음식에 쓰인다.
오레가노는 민트와 같은 과에 속하는 식물로, 주로 고지대에서 잘 자란다. 그래서 오레가노를 일컫는 그리스어에는 ‘산의 기쁨’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고, 노르웨이어로는 ‘산에서 자라는 민트’라고 불린다. 오레가노는 ‘꽃박하’라고도 불리는데, 병충해와 추위에 잘 견디며 야생화의 강인함이 돋보이는 허브이다.
오레가노는 지중해 오레가노와 멕시칸 오레가노 두 종류로 크게 나뉜다. 두 종류 모두 야생으로 재배되어 왔으며, 특별히 지중해 오레가노는 또 다른 허브인 ‘마요람’(Marjoram)과 매우 비슷하게 생겼다. ‘오레가노’라는 단어 자체가 스페인어로 ‘마요람’을 일컫는 단어이며, 많은 곳에서는 오레가노가 ‘야생 마요람’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마요람과 오레가노는 다른 허브이며, 생긴 모양은 비슷하지만 맛은 확연히 다르다.
지중해 오레가노는 제2차대전 후에 유럽에서 돌아온 병사들로 인해 미국에서도 인기있는 허브 중 하나가 되었는데, 이탈리아 음식인 피자나 파스타, 그리고 토마토를 사용한 소스 등에 빠지지 않고 쓰이는 허브이다. 멕시칸 오레가노는 고춧 가루나 매운 맛을 내는 소스 등에 많이 사용된다.
오래 전 이집트와 그리스에서는 오레가노를 매우 자주 사용하였으며, 야채, 와인, 육류, 어류 등의 요리에 빠지지 않고 사용되었던 허브였다.
오레가노는 꽃이 피는 시기에 수확하여 건조시켜 보존하는데, 잎을 말린 것을 향신료로 사용한다. 독특한 향과 맵고 쌉쌀한 맛은 토마토와 잘 어울리므로, 토마토를 이용한 이탈리아 요리, 특히 피자와 파스타에는 빼놓을 수 없는 향신료이다.
톡 쏘는 박하같은 향기가 특징인 오레가노를 첨가하였을 경우, 토마토 주스를 훨씬 더 상큼한 맛으로 즐길 수 있다.
오레가노는 지금도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등 지중해 연안 국가와 멕시코, 미국 등지에서 널리 재배되는데,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스파이스와 향신료 업체인 맥코믹(McCormick)사에서는 터키산 오레가노를 수입해서 사용한다. 터키산 오레가노는 그리스산보다 향과 쓴맛이 강해서 소량만 사용해도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멕시코산 오레가노는 지중해산과는 조금 다른 독특한 향과 맛을 지니고 있는데, 톡 쏘는 박하향이 덜하고 쓴맛도 덜하다.
용도
오레가노는 드라이 플라워로도 이용하며, 건조한 잎과 꽃을 주머니에 넣어 류머티즘 환자의 더운 찜질에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약초로 이용된 오레가노 침출액은 강장, 이뇨, 식욕증진, 진정, 살균 작용이 있어서 차를 끓여 마시거나 포푸리, 목욕제로 사용되어 왔다. 배멀리나 신경성 두통, 불면증에도 효과가 크다.
오레가노와 피자
오레가노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 음식은 피자다. 피자는 얇은 밀가루 반죽 위에 여러가지 맛난 재료를 얹어서 오븐에 구운 것인데, 이탈리아 남부에서 수세기 전부터 즐겨왔던 음식이다. 그런데 피자는 1889년에 움베르토 왕과 마게리타 왕비가 나폴리를 방문했을 때 다시 태어났다는 설이 있다.
왕비를 위해 나폴리의 한 요리사가 좀 더 맛이 좋은 피자를 고안해 냈는데, 붉은 색의 토마토 소스 외에 흰색의 모짜렐라 치즈와 초록색의 베이즐을 더해서 이탈리아 국기의 삼색을 표현하였다고 한다. 이 피자는 후에 ‘마게리타 피자’로 불리며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대에 와서 피자에는 베이즐보다 오레가노가 훨씬 더 많이 사용된다. 피자에 사용되는 재료들이 햄, 소세지, 조개류, 어류, 버섯, 마늘, 양파, 올리브, 케이퍼(caper)등 다양해지면서, 맛과 향이 진하고 톡 쏘는 자극성과 쌉쌀함을 더해주는 오레가노가 더 잘 어울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특별히 오레가노는 올리브와 케이퍼와 매우 잘 어울린다. 그리고 베이즐과는 달리 맵고 자극적인 음식과 잘 어울려서 남부 이탈리아 음식에 자주 쓰인다.
이탈리아를 제외한 다른 지중해 연안 국가에서는 이탈리아만큼 오레가노가 자주 사용되지 않지만, 스페인, 프랑스, 그리스 음식에서는 중요한 허브로 사용되고 있다. 지중해 연안을 벗어난 곳에서는 멕시코를 제외하고는 오레가노를 사용한 음식을 찾기 힘들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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