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언제부터 산타클로스를 믿지 않게 되었을까. 우리들이 순수한 동심을 상실했을 때 산타는 우리들을 떠났을 것이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가 되면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이 할아버지가 어떤 실체의 테두리를 벗어나 주고 베풀고 감사하며 또 사랑하고 염려하는 인간의 따뜻한 본성과 무언가를 바란다는 꿈을 상징하게끔 되어서일 것이다. 산타클로스와의 작별은 바로 이런 마음과 꿈과의 작별과도 같은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6세 이하의 어린이들 중 91%가 산타클로스가 실재한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LA타임스는 최근 요즘 LA 중앙우체국에는 산타에게 보내는 편지가 매일 같이 200~300통씩 들어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샌타애나 우체국의 경우 매년 이런 편지가 4,000통 정도 접수된다고 한다. 수신자와 주소는 ‘산타’ 또는 ‘산타클로스’ ‘북극’.
발신자는 대부분 아이들로 받고 싶은 선물은 주로 장난감. 그런데 우체국에 의하면 발신자 중에는 더러 어른들도 있다는 것. 샌타애나 우체국의 한 직원은 많은 여자들이 애인이나 남편을 선물로 달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용 영화 ‘34가의 기적’(Miracle on 34th St.·1947)은 산타를 믿지 않는 영악한 소녀(어릴 적 나탈리 우드)에게 자기가 진짜 산타라는 것을 증명하는 메이시 백화점에 고용된 할아버지의 가슴 훈훈해지는 이야기다. 할아버지는 산타의 실재를 증명하기 위해 법정에까지 나서게 되는데 이때 증거로 사용되는 것이 우체국에 접수된 수천 통의 산타에게 가는 편지들.
할러데이 시즌이 되자 내게도 크리스마스 카드들이 날아와 마음을 풍요롭게 해준다. 올 들어서는 처음으로 E메일 카드를 받았다.
크리스마스 선물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무엇일까. 마음의 선물일 것이다. 이 마음의 선물 중에서도 눈시울을 적셔주리만큼 아름다운 것은 델라와 짐이 서로 주고받은 시계 줄과 빗. 헨리의 단편 ‘동방박사의 선물’에 나오는 두 사람은 서로 상대방에게 선물을 사 줄 돈이 없는 가난한 젊은 부부. 델라는 긴 머리칼을 잘라 남편의 시계 줄을 사고 짐은 시계를 팔아 빗을 산다. 이 이야기는 작가의 다른 단편들과 함께 ‘O. 헨리의 풀 하우스’(O. Henry’s Full House·1952)라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내가 세번째로 독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은 따뜻한 면 파자마를 입은 감촉이 나는 ‘크리스마스 스토리’(A Christmas Story·1953·사진). 크리스마스 선물로 레드 라이더 BB건을 갖고파 안달이 난 커다란 안경을 낀 소년의 즐겁기 짝이 없는 온 가족용 영화다.
나는 요즘도 이 영화가 TV에서 재방영되면 깔깔대고 웃으며 보면서 동심의 세상으로 돌아가곤 한다. 볼 때마다 어른이 된 내가 자꾸 춥게 느껴지곤 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케이블 TV TNT가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날 24시간 마라톤 방영한다. 개봉 20주년을 맞아 2장짜리 특집 판매 DVD가 나왔다(WB 출시).
산타클로스처럼 크리스마스와 동의어가 되다시피 한 영화는 제임스 스튜어트가 나온 달콤하게 센티멘탈한 ‘멋진 세상’(It’s a Wonderful Life·1940). 역시 지미 스튜어가 주연한 부다페스트에 있는 ‘모퉁이의 상점’(The Shop around the Corner·1940)도 크리스마스 정신에 딱 맞는 아름답고 로맨틱한 영화.
2차대전 시 최고의 핀업 걸이었던 베티 허튼이 주연한 ‘모간스 크릭의 기적’(The Miracle of Morgan’s Creek·1944). 이 영화는 크리스마스 9개월 전에 시작돼 크리스마스에 끝나는 혼전 임신에 관한 요절복통 코미디다.
크리스마스 하면 빼어 놓을 수 없는 것이 캐롤. 라디오 KOST 방송(135.0 FM)은 연말까지 24시간 캐롤만 틀어주고 있다.
할러데이 시즌을 맞아 Decca에서 출반한 CD ‘멋진 크리스마스 앨범’(The Incredible Christmas Album)과 ‘심플리 크리스마스’(Simply Christmas)는 좋은 선물용이 될 것이다. 모두 2장짜리로 ‘멋진-’에는 빙 크로스비와 페리 코모, 파바로티와 비엔나 소년합창단 등이 부르는 따스한 캐롤들이 담겨 있다. ‘심플리-’는 레나타 테발리, 파바로티 및 내셔널 필이 노래하고 연주한 캐롤들로 장식돼 있다.
LA 다운타운에는 지금 1,000여명의 노숙자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고 한다. 적선의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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