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 사장이자 제작자요 감독이며 금기 타파자요 모험가였으며 또 플레이보이이자 비행사였던 기인 하워드 휴즈(1905-1976)에 관한 영화가 무려 4편이나 계획되고 있다. 휴즈는 신비하고 어두운 멋쟁이로 과격한 인간이어서 영화속 주인공으로 썩 잘 어울리는 인물이라 하겠다.
휴즈에 관한 영화 중 빠르면 내년 봄부터 촬영에 들어갈 영화는 ‘비행사’(The Aviator). 명감독 마이클 맨(인사이더)이 각본을 쓰고 마틴 스코르세지가 감독을 할 이 영화에서 휴즈역은 휴즈만큼이나 변덕이 심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맡을 예정. 1946년 휴즈의 이른 시절 그의 비행과 여인에 관한 집념을 그린다고.
또 다른 영화는 제작자요 감독인 노만 주이슨의 것. 주이슨은 휴즈의 애인이자 배우였던 테리 모어가 쓴 회고록 ‘미녀와 억만장자’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 예정.
코미디언의 굴레를 벗어나려고 애쓰는 짐 캐리도 휴즈역을 노리고 있다. 캐리는 리처드 핵이 쓴 베스트셀러 ‘휴즈: 개인 일기, 메모 그리고 편지들’의 판권을 사 현재 핵이 각본을 쓰고 있다. 캐리가 드라마틱한 연기자로 변신할 좋은 기회다.
마지막으로 ‘검투사’를 감독한 리들리 스캇도 휴즈의 일대기를 영화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할리웃 소식통들이 전했다.
그런데 휴즈의 삶과 몹시 닮은 내용의 영화로 ‘카펫배거스’(The Carpetbaggers·1964)가 있다. 1920~30년대 영화제작과 여색에 탐닉했던 백만장자 비행기 제조회사 사장의 이야기로 주연은 조지 페파드(티파니에서 아침을).
굉장히 성적으로 자극적인 야한 재미가 있는데 휴즈의 글래머 걸 애인이었던 진 할로를 연상케 하는 여인으로 캐롤 베이커가 나왔었다. 이 영화는 또 앨란 래드(셰인)의 유작이기도 하다.
6피트3인치 키에 스타 같은 용모와 깊은 표현력을 내뿜는 눈 그리고 부드러운 음성을 지녔던 휴즈는 18세 때 급사한 휴스턴 석유재벌인 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은 뒤 LA로 진출했다. 영화광이었던 그가 평소 꿈꾸던 할리웃 정복의 길에 나선 것이었다.
휴즈는 LA의 앰배서더 호텔에 진을 치고 초호화 파티를 열면서 할리웃 스타 및 명사들과 교분을 맺었다.
그는 할리웃 생애 30여년간 족히 수백명은 넘는 여배우들과 관계를 했었다. 에이바 가드너, 수전 헤이워드, 라나 터너, 제인 러셀, 린다 다넬, 베티 데이비스(사진), 존 폰테인과 그의 언니 올리비아 디 해빌랜드, 진저 로저스, 리타 헤이워드 같은 스타들이 휴즈를 거쳐갔다. 그의 마지막 부인은 글래머 스타인 진 피터스였다.
휴즈의 첫 히트작은 ‘지옥의 천사들’(1930). 1차 세계대전 공중전을 그린 명작인데 휴즈는 감독에 스턴트까지 직접 하다 타고 있던 비행기가 추락했으나 멀쩡했다.
휴즈는 이어 ‘제1면’과 ‘스카페이스’ 같은 수작을 만든 뒤 할리웃을 떠나 평소 좋아하던 비행에 매달려 미주 대륙횡단과 세계일주 등에서 신기록을 내기도 했다. 이때 항공사 TWA를 매입 세계 굴지의 회사로 키웠다.
휴즈는 1946년 자기가 조종하던 비행기 추락으로 죽다 살아난 뒤 성격이 서서히 폐쇄적으로 변해 가면서도 중개인을 통해 사업을 했고 세계 최대 목제 수상비행기 ‘스프루스 구스’도 만들었다. 그가 1948년 RKO 스튜디오를 매입한 까닭 중 하나는 아름답고 늘씬한 여배우 수집. 잡지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부하직원에게 찾아오라고 해 배우를 시켜주고 자기 애인으로 삼곤 했다.
휴즈가 이렇게 한 여자에게 정착 못하고 사랑과 결혼에 있어 방황했던 까닭은 아버지의 불성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휴즈는 어머니가 사망한 뒤 ‘아버지의 불성실을 용서한다’는 내용의 친필 노트를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그에 관한 책들이 밝혔다.
휴즈는 1957년 정신파탄을 일으킨 뒤 두문불출하기 시작했는데 1966년 베이가스의 데저트인 펜트하우스로 거처를 옮긴 뒤로는 자신이 믿는 5명의 남자 간호사들과만 접촉했다. 아내 피터스의 방문마저도 금지했다.
1971년 그가 펜트하우스를 떠난 뒤로 그의 거처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 뒤로 휴즈는 손톱과 머리를 자르지 않고 침대에 누워 록 허드슨 주연의 액션영화 ‘아이스 스테이션 지브라’(1968)만 계속해 보다가 죽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확인된 바 없다. 전설 같은 삶을 살다간 괴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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