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은 로큰롤의 왕으로 ‘킹’이라 불렸던 엘비스 프레슬리가 죽은지 25년이 되는 날이다. 록을 대중의 음악으로 정립시킨 엘비스는 42세의 젊은 나이로 멤피스의 자기 저택 그레이스랜드의 욕실에서 쓰러져 사망했다. 정크푸드를 좋아한 그의 체중은 당시 225파운드였는데 사망원인은 약물 과다복용.
엘비스의 사망 4분의1 세기를 맞아 지금 전 미국은 그에 대한 추모열기에 휩싸여 있다.
엘비스와 그의 아내 프리실라의 사랑을 그린 뮤지컬이 준비중이며 멤피스가 있는 테네시주에서는 올해 제조되는 일부 쿼터에 새겨진 조지 워싱턴 초상 대신 엘비스의 컬러 초상을 새겨 넣기로 했다. 그런데 영국 식민지인 지브랄타르에서는 실제로 엘비스 코인이 통화로 유통되고 있다. 또 한 개발업자는 엘비스와 프리실라가 신혼의 밤을 보낸 장소에 500만달러짜리 ‘엘비스 프레슬리 랜치’를 건설할 계획이다.
엘비스가 전생애를 통해 부른 노래들도 다투어 음반으로 나온다. RCA는 엘비스의 넘버원 히트곡 30개를 담은 CD를 다음달에 출반하고 BMG 헤리티지는 지금까지 출반되지 않은 엘비스의 노래 100여곡을 담은 4장의 CD 박스세트를 내놓는다. 또 타임과 이프 뮤직도 그의 히트곡을 담은 2장의 CD ‘엘비스 컬렉션’을 출반했다.
엘비스에 관한 각종 서적도 10여권이 동시에 출간된다. 그 중에서도 별난 내용을 담은 것은 ‘여자들을 위한 엘비스 안내서’. 여기에는 엘비스가 가정주부와 애인들과 비명을 지르는 소녀 팬들을 어떻게 다루었는가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지금 영화관을 찾으면 엘비스의 노래를 들을 수도 있다. 디즈니의 히트 만화영화 ‘릴로와 스티치’의 주인공인 씩씩한 하와이안 소녀 릴로는 열렬한 엘비스 팬이어서 엘비스의 노래 ‘하운드 닥’과 ‘데블 인 디스 가이즈’ 등을 립싱크로 부른다.
엘비스는 50년대 록뮤직을 처음으로 주류에 끌어들여 전 세계 청춘들의 생활스타일을 변화시킨 ‘문화혁명’의 기수였다. 그는 컨트리와 리듬&블루스를 혼합한 록뮤직을 통해 음악의 흑백 통합을 이룬 첫 가수이다.
로큰롤이 처음 소개되었을 때만 해도 어른들은 이 음악을 악마의 음악이라고 비난했었다. 엉덩이를 자유자재로 회전하면서 흔들어대 ‘엘비스 더 펠비스’(골반 엘비스)라 불렸던 엘비스가 엉덩이를 한번씩 돌릴 때마다 10대들의 도덕이 한 등급씩 느슨해진다고 부모와 교육계와 종교계가 맹공격을 했지만 그의 공연장은 울고 부는 팬들로 광란의 도가니를 이루었다.
’섹스의 신’이라고도 불렸던 엘비스는 미남인데다 정력도 출중해 특히 어린 틴에이저에서부터 가정주부에 이르기까지 여성 팬들의 우상이었다. 그가 거쳐간 여자들은 하늘의 별만큼 많다고 한다.
50년대 후반 엘비스가 군에 징집되자 10대 팬들은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 엘비스를 당장 제대시키지 않으면 대통령을 살해하겠다는 공갈협박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엘비스는 서독에 주둔했었는데 이 때 10대인 프리실라를 만나 결혼, 딸 하나를 두었다.
엘비스는 데뷔작 ‘러브 미 텐더’(1956)등 모두 33편의 영화에 나왔는데 이 영화와 ‘제일하우스 록’ 및 ‘비바 라스베가스’를 제외하곤 대부분 정크. 엘비스는 ‘비바 라스베가스’에서 공연한 앤-마그렛과 깊은 사랑에 빠졌었으나 프리실라 때문에 결실을 못 이루었다. 엘비스는 그 때 심정을 노래 ‘아 유 론섬 투나잇’에 담아 토로했고 앤-마그렛은 ‘예스, 아 앰 론섬 투나잇’라고 대답했었다.
엘비스는 달콤하면서도 영혼이 가득 담긴 음성과 거칠도록 강렬한 로큰롤 파워를 지녔던 가수다. 사납도록 맹렬한 힘을 지닌 노래를 불렀는가 하면 기도하는 자의 가슴 속 깊이서 솟아 나오는 듯한 저음으로 상심한 심정들을 달래주기도 했다.
엘비스 하면 흔히 ‘하트 브레이크 호텔’ ‘하운드 닥’ ‘제일하우스 록’ ‘비바 라스베가스’ ‘G.I. 블루스’ 등 강렬하게 흔들어대는 노래가 떠오르게 된다. 그러나 나는 그가 사시나무 떨듯 저음으로 부르는 노래가 더 좋다. ‘러브 미 텐더’ ‘크라잉 인더 채플’ ‘인 더 게토’ ‘서스피셔스 마인드’ ‘블루 크리스마스’ 그리고 ‘캔트 헬프 폴링 인 러브’와 ‘쉬즈 낫 유’같은 노래들을 듣노라면 엘비스야말로 참으로 뛰어난 가창력의 가수라고 감탄하게 된다.
엘비스는 아직도 살아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을 만큼 그의 인기는 사후에도 영원하다. ‘엘비스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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