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화된 한국특유의 발효식품
▶ 계절따라 수십가지 푸성귀등 칼안쓰고 손으로 다듬어 맛내
흰 사발에 담긴 빨갛게 익은 김치는 보기만 해도 침이 넘어간다. 한국음식 중에서도 가장 특별하고 개성 있는 김치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독특한 음식의 하나로 꼽히면서 날로 국제적 인기가 더해가고 있다.
김치의 독특성은 발효식품이라는 점에서 두드러진다. 모든 요리는 맛의 근원적 의미가 날 것과 익힌 것으로 구분된다. 배추를 날 것으로 요리하면 샐러드가 되고 불에 익히면 야채수프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김치는 날 것도 익힌 것도 아닌 ‘삭힌’ 음식이다. 이 맛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제3의 새로운 미각으로, 각종 향신 조미료와 배합돼 산패와 변질을 조절하고 젓갈을 첨가해 독특한 풍미를 갖게 된다. 한번 김치를 먹어본 외국인들이 자꾸 김치를 찾게 되는 일종의 ‘중독성’은 바로 이 삭힌 맛에서 비롯된다.
김치는 우리가 주로 먹는 통배추김치, 총각김치, 깍두기, 나박김치, 오이김치, 열무김치등 외에도 이름조차 생소한 수십 가지 종류가 있다. 요즘에야 계절음식이 따로 없지만 우리 조상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각종 풍미를 돋구는 다양한 김치를 담가 먹었다.
재료를 다듬는 순간부터 음식에 손맛이 들기 시작한다고 믿었던 우리 어머니들은 가능한 푸성귀에 칼이나 손톱을 대지 않고 손으로 문지르고 정성스레 다듬어 김치를 담갔다. 모든 야채는 세 번 씻었고 소금에 절인 후 고추를 곱게 갈아 양념을 만들었다. 또 양념은 지방, 시대, 가문에 따라 달랐으며 손맛이 들어가 맛이 또 달라졌다. 그 정성은 따르지 못하더라도 입맛 짜르르 돌게 하는 봄김치 몇 가지를 식탁에 올려보면 어떨까?
문학가 이어령씨, 언론인 이규태씨, 재미 식품공학박사 김만조씨가 우리 김치의 모든 것을 학문적으로, 체계적으로, 예술적으로 연구해 지난해 말 펴낸 ‘김치 천년의 맛’을 참고했다.
<통배추 봄김치>원래 이것은 봄에 새로 담그는 김치가 아니라 김장을 마친 늦가을, 짠지류와 함께 별도로 봄에 먹을 양으로 담가 땅속에 보관한 전통 묵은 김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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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배추 3kg-줄기가 길고 몸체는 짧으며 섬유질이 강한 푸른 배추를 뿌리를 자르고 길이로 두 쪽을 내 하루 전날 3% 소금물에 절여둔다 ▲쪽파 0.5kg을 뿌리를 자르고 통째 다듬어 씻어 1작은술의 소금을 뿌려둔다 ▲갓 0.3kg을 뿌리째 다듬어 씻어 1작은술의 소금을 뿌려둔다 ▲끓이지 않는 생멸치젓 2컵 ▲맑은 액젓 1컵 ▲다진 마늘 1컵 ▲다진 생강 1/3컵 ▲김치용 고춧가루 1/2컵 ▲고운 고춧가루 1/3컵 ▲천일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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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그는 법 ①절인 배추와 갓을 찬물에 씻어 건져 물기를 뺀다 ②넓은 그릇에 멸치젓, 액젓, 고춧가루, 마늘, 생강을 넣고 양념을 만들어 간을 알맞게 맞춘다 ③양념에 배추를 한쪽씩 넣어 버무리며 배추 속에 쪽파와 갓 한두 쪽씩을 넣는다. 배추를 아래위로 반을 접은 다음 겉잎으로 싸매 둥근 꾸러미를 만든다 ④항아리에 담고 남은 쪽파, 갓으로 양념 그릇을 닦아 위에 넣는다 ⑤배춧잎 우거지를 덮고 눌림을 한 후 뚜껑을 덮어 냉장하거나 땅속에 묻는다.
<햇도라지 김치>■
재료▲생도라지 3kg를 껍질을 벗기고 5~6cm 크기로 손으로 찢는다 ▲무 0.5kg을 다듬어 곱게 채 썬다 ▲오이 0.5kg을 납작하고 어슷하게 썬다 ▲굵은 파 2컵을 3~4cm 길이로 채 썬다 ▲다진 마늘 2/3컵 ▲다진 생강 1/3컵 ▲김치용 고춧가루 2/3컵 ▲고운 고춧가루 2/3컵 ▲설탕 1/2컵 ▲천일염 소금 ▲우거지용 배춧잎 4~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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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그는 법①도라지에 한줌의 소금을 문질러 비빈 다음 30분 정도 두고 무, 오이도 함께 숨죽인 후 모두 가볍게 짜서 소쿠리에 건지고 소금물은 받아둔다 ②넓은 그릇에 마늘, 생강, 고춧가루, 설탕을 넣어 고루 섞은 다음 도라지, 무, 오이를 붓고 파를 뿌려 버무린다 ③병이나 항아리에 도라지를 차곡차곡 다져 담고 받아둔 소금물로 양념그릇을 헹궈 위에 붓는다 ④우거지로 덮고 눌림을 한 후 뚜껑을 덮어 찬 곳에 둔다.
<더덕 김치>■
재료▲생더덕 3kg을 다듬어 소금물에 씻고 칼등으로 두들겨 껍질을 벗긴다 ▲무 0.5kg을 곱게 채 썬다 ▲쌀가루 풀 1컵을 죽보다 되게 만든다 ▲다진 마늘 2/3컵 ▲다진 생강 1/3컵 ▲김치용 고춧가루 1/3컵 ▲고운 고춧가루 2/3컵 ▲설탕 1/2컵 ▲4~5cm 길이로 어슷 썬 굵은 파 2컵 ▲천일염 ▲우거지용 배춧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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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그는 법①껍질 벗긴 더덕을 긴 것은 6~7cm 길이로, 짧은 것은 그대로 가지런히 맞춰 절반으로 쪼갠다. 양념이 잘 스며들게 등 쪽을 칼등으로 자근자근 두들긴다. 한줌의 소금으로 비벼 부드럽게 숨을 죽이고 소금물은 받아둔다 ②넓은 그릇에 쌀가루 풀, 마늘, 생강, 고춧가루, 설탕을 넣어 양념을 만든다 ③숨죽인 더덕을 양념에 넣어 버무린 다음 무, 파, 밤을 섞는다 ④항아리에 다져 담고 받아둔 소금물로 양념그릇을 헹궈 위에 붓는다 ⑤우거지로 덮어 눌림을 하고 뚜껑을 덮어 찬 곳에서 익힌다.
<미나리 김치>■
재료▲미나리 3kg을 줄기가 굵고 부드러운 것으로 골라 깨끗이 다듬는다. 5~6cm 길이로 썰어 소금 한줌을 뿌려 섞어둔다 ▲무 0.5kg을 5~6cm 길이로 조금 굵게 채 썬다 미나리와 함께 숨을 죽인다 ▲마늘 2/3컵과 생강 1/3컵을 곱게 채 썬다 ▲붉은 고추 1컵을 어슷 썬다 ▲쌀가루 죽 1컵 ▲굵은 파 1컵을 4~5cm 길이로 어슷 썬다 ▲천일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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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그는 법①넓은 그릇에 미나리, 무를 건져 담는다. 소금물은 받아둔다 ②마늘, 생강, 고추를 미나리와 무에 뿌려 넣은 다음 파를 넣고 잘 섞는다 ③받아둔 소금물에 쌀가루 죽을 풀어 위에 붓고 고루 버무린다 ④항아리에 담고 국물간을 맞춘 다음 뚜껑을 덮어 찬 곳에 둔다.
<부추 젓김치>부추 젓김치는 강하고 짙은 향신 맛이 특색이어서 육류나 생선 등 지방 많은 음식류와 함께 먹을 때 맛이 서로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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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부추 2kg을 길이가 고르고 연한 것을 골라 씻어서 소쿠리에 건진다 ▲무 1kg을 두께 0.5cm, 크기 6~7로 어슷하게 썬다. 소금 한줌을 뿌려 약 30분쯤 뒀다가 건진다 ▲쌀가루 죽 1컵 ▲짙은 생멸치젓 2 1/2컵 ▲다진 마늘 1/2컵 ▲다진 생강 1/3컵 ▲김치용 고춧가루 2/3컵 ▲고운 고춧가루 1/3컵 ▲잘 익은 풋고추 1 1/2컵을 꼭지째 씻어 1작은술의 소금으로 숨죽인다 ▲굵은 파 1컵을 4~5cm 길이로 어슷 썬다 ▲양파 1컵을 곱게 채 썬다 ▲천일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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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그는 법①넓은 그릇에 쌀가루 죽, 멸치젓, 마늘, 생강, 고춧가루를 넣고 고루 섞어 양념을 만든다 ②숨죽은 무를 소쿠리에 건지고 무에서 나온 소금물에 부추를 살짝 숨죽인다 ③무, 부추, 풋고추를 위 양념에 넣고 섞으며 파, 양파를 넣고 고루 버무린다 ④항아리에 다져 담고 무에서 나온 소금물로 양념그릇을 헹궈 위에 붓는다 ⑤눌림을 하고 뚜껑을 덮어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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