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가 되고 싶은 한인들이 많다. 평범한 식탁을 위한 ‘쿡’(cook)이 아닌, 전문 요리사 ‘셰프’(chef). 웬만한 요리학원에는 반드시 젊은 한인 학생들이 포진해있으며 결코 쉽지 않은 요리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땀 흘리며 요리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USC에서 사회학 석사과정을 밟다가 휴학하고 요리 프로그램에 등록한 한인 2세 디나 김(25)씨, 한국서 영문과를 졸업하고 3년전 도미했다는 전상희(25)씨, 군대에서 요리사를 했다는 권상엽(32)씨, 유학생 출신인 천연주씨등이 그런 요리사 지망생들. 봄학기 LA직업기술칼리지(LATTC)의 요리 프로그램에 등록, 2년6개월의 고된 과정에 막 입문한 이들로부터 요리학원의 이모저모를 들어보았다.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LATTC의 여러가지 자격증 프로그램중 유독 요리학교를 선택한 사람들에게 있어 요리는 맛의 예술과 영양의 과학이 결합한 일생의 열정이다. 요리학교의 과정이 웬만한 체력을 가진 사람은 견뎌내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우선 매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학교에 나와야 하는데 첫 2시간이상은 이론을 배우는 수업시간. 여느 대학과목이나 마찬가지로 학기마다 6권이상의 교과서를 공부하고 매주 필기시험을 보는 ‘공부과목’이다.
수업시간이 끝나면 카페테리아에서 실습에 들어가는데 매일 땀이 주르르 흘러내리는 주방의 난로같은 열기 속에서 몇시간동안 서서 거대한 남비를 들어내려야 하는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다. 불과 함께 살다보니 손에 데인 상처가 여기저기 생기기 마련이고 요리후엔 설거지가 하늘 높이 쌓인다.
천연주씨는 한번은 피로로 쓰러진 학생이 병원에 실려가는 것을 봤다며 TV만 틀면 ‘푸드네크웍’을 보는 요리에 광적인 열정과 건강, 그리고 끈기가 없으면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군대 요리사 출신의 권상엽씨도 요리학교는 군대생활보다 힘들다며 특히 미국요리학교(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와 같은 유명 사립학교의 경우, 주방에서의 복장과 행실이 군대만큼 엄격하다고 전한다.
그래서인지 첫학기에 시작하는 학생은 50명이 넘는데 정작 준학사 학위를 받아 나오는 사람은 15명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2년 6개월을 견디고 나면 드디어 맛의 예술가, ‘셰프(chef)’가 되는 것이다.
요리하는 사람은 아무나 ‘쿡(cook)’이 될 수 있지만 미요리연맹(American Culinary Federation)이 인가하는 셰프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요리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꿈은 아무래도 ‘매스터 셰프’가 되는 것. 미국에서 단 50명에 불과한 ‘매스터 셰프’는 여성 1명을 제외하고 모두 백인 남성으로 소수계 진출이 전무한 부문이다.
LATTC에 오는 사람들은 이곳서 준학사 과정을 마치고 4년제 요리대학에 편입, 요리학 학사 및 석사과정을 밟으려는 젊은이들 뿐 아니라 이미 식당이나 호텔에서 일하고 있는데 요리실력을 늘이려는 중년들 등 매우 다양하다.
아직 셰프에 도달하지는 않았더라도 이들은 조리법을 따르는데 만족하지 않고 새로 작품을 창조한다는데 보람을 갖는다. 그 외에도 요리 실습을 통해 만들어야 하는 음식량을 바로 알아 절대 낭비하지 않으며 음료수는 오른쪽에서, 음식은 왼쪽에서 서브하고 남은 그릇은 오른쪽 방향에서 치워야 한다는 매너, 시금치를 뜨거운 물에 넣는 상식 뒤에 숨어있는 과학, 버터와 같은 재료가 음식에 미치는 영향 등 영양학, 테이블 세팅 등으로부터 시작해 하나하나 생활에 유익한 요리기술을 쌓아간다고 말한다.
"일본 요리사들은 요리를 예술로 여기고 요리에 대한 장인의식과 깊은 전통이 있지요. 반면 한국에서는 주방이라고 하면 질색을 하고 요리사는 ‘부엌데기’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보면 우리는 맛의 예술을 추구하는 부엌데기랍니다"
식당에서 일한 바 있는 전상희씨는 한인 식당에서는 전문교육을 받은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며 "한국요리가 미 주류사회에 진출하지 못하는 것도 요리에 관심과 전문성이 결여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LATTC에서는 수요일마다 국제음식 메뉴를 제공하는데 타이, 필리핀 등 온갖 세계 나라의 전통음식이 끼어도 한국음식은 꼭 빠진다는 것. 유학생인 전씨는 오히려 한국에서는 요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데 미주한인들에게 요리하러 유학왔다고 하면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털어놓기도.
천연주씨는 "처음에는 요리사 유니폼을 입고 캠퍼스에 걸어 다니기가 쑥스러웠지만 요리사 유니폼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대접이 달라지는 자랑스런 배지"라며 지금은 긍지를 갖고 입는다고 말했다.
▲LATTC - ACF에서 인가하는 요리 준학사(Associate) 학위 프로그램이 있는 커뮤니티 칼리지로 비용이 캘리포니아 주민은 유닛당 11달러 유학생은 학기당 2,000달러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 LATTC의 요리학교는 제빵기술도 배우지만 전문 제빵 프로그램이 별도로 제공된다. www.lattc.cc.ca.us (213)744-9480
▲Orange Community College - 코스타 메사 소재 커뮤니티 칼리지로 유닛당 11달러, 유학생은 유닛당 140달러. 역시 요리 준학사 학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www.occ.cccd.edu (714)432-5835 ext.2
▲The Art Institute of Los Angeles - 그래픽 디자인, 미디어 아츠, 요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예능 전문대학. 7 쿼터 과정으로 21개월안에 준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 학비는 쿼터당 4,912달러로 7 쿼터를 마치려면 총비용이 3만6,634달러가 든다. www2.aila.artinstitutes.edu (888)646-4610
▲California School of Culinary Arts - 사우스패사디나 소재 사립 요리학교로 프랑스의 유명한 르 꼬르동 블뢰(Le Cordon Bleu) 인가 요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1,200시간의 실습, 240시간의 수업, 360시간의 인턴십이 요구된다. www.scsca.com (626)403-8490
▲UCLA Extension Division of Culinary Arts UCLA 익스텐션이 제공하는 19개 코스의 certified program으로 케이터링, 요리, 제빵 등 넓은 분야를 철저하게 짚고 넘어간다. 140시간의 제빵 인턴십과 200시간의 케이터링 및 요리 인터십이 요구된다. www.unex.ucla.edu (310)206-8120
▲Let’s Get Cookin’ - 일반인들을 위한 요리강습과 함께 전문 요리프로그램을 제공한다. 4시간씩 24회에 걸쳐 열리는 클래스 비용은 2,750달러로 수료증을 수여하고 식당에 소개해준다. www.letsgetcookin.com (818)991-3940
▲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 나파밸리와 뉴욕 허드슨에 위치한 미국에서 유일한 기숙사 요리학교이다. 뉴욕 캠퍼스는 요리경영학과 제빵경영학에서 학사과정을 제공하며 나파밸리에서는 준학사 학위 과정이 있다. 학비는 학기당 7,700달러, 기숙사 비용은 학기당 1,435∼2,170달러. www.ciachef.edu (845)452-9600
▲www.acfchefs.org - 미요리연맹 American Culinary Federation(ACF)의 웹사이트로
기타 요리대학 및 요리사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www.culinary.net도 요리에 대한 정보가 많은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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