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화가 헤리트 반 혼토르스트가 그린‘콘서트, 1623년’
(왼쪽부터)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 전시돼 있는 렘브란트의 대작 ‘야경, 1642년’ , 마우리츠호이스 왕립미술관에 전시돼 있는 베르메르의 ‘‘진주 목걸이를 한 소녀, 1665년 ‘
국립미술관에는 카라바지오 작품에 버금가는 유명한 그림이 하나 있다. 헤리트 반 혼토르스트가 그린 ‘콘서트’라는 작품이다. 혼토르스트는 1616년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나 카라바조의 작품을 대하게 된다. 충격을 받은 그는 카라바조의 명암 기법을 연구한 후 플랑드르 화법을 가미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원래 콘서트는 프랑스의 한 저택에 200년 동안 숨겨져 있던 작품이다.
그러다가 2013년, 워싱턴 국립미술관에서 작품을 대여받고 특별 전시를 하게 된다. 이후 값어치를 알아 본 미술관에서 그림값을 지불하고 영구 소장하게 된 것이다.
미술관에서는 시장의 민감성, 판매자와의 기밀 유지를 위해 지불한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미술전문가들이 최소 2,000만 달러는 지불했을 것으로 추산한다고 보도했다.
실제 모델을 앞에 놓고 그린 이 작품은 보는 이들이 직접 콘서트에 참여한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명작이다. 콘서트는 네덜란드 및 플랑드르 갤러리 45호 전시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바로크 시대 플랑드르 최고의 화가는 페테르 파울 루벤스였다. 그는 외교관으로도 활동하며 교회 제단화는 물론 풍경화, 초상화, 신화, 종교화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장르의 그림을 그렸다. ‘사자굴 속의 다니엘’은 그가 17세기 초에 그린 놀라운 대작이다. 루벤스는 브뤼셀의 왕립동물원을 방문한 후 여덟마리 사자를 생생하게 표현했다. 이 작품도 45 전시관에서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네델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품은 국립미술관 서관에 3점 전시돼 있다. 오늘날 그의 그림은 전세계에 35점만 남았다. 그 중 21점이 1996년 베르메르 특별전시회에 국립미술관 서관에서 전시된 바 있다.
이 전시회는 당시 엄청난 군중을 모았고 무료 패스를 구하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당시 전시된 그림 중에는 헤이그의 마우리츠호이스 왕립미술관에서 건너 온 ‘델프트 풍경’이란 작품이 있었다. 이 작품이 유럽 밖으로 반출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나는 10 년 전 헤이그를 방문하고 왕립미술관에서 델트트 풍경을 비롯한 베르메르의 작품 6점을 관람한 바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진주 목걸이를 한 소녀’는 정말 대단한 작품이었다. 소녀의 눈빛에 거의 빨려 들어 갈 뻔 했다.
헤이그는 네덜란드 방문시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 이곳에는 마우리츠호이스 미술관 외에도 역사박물관, 시립박물관, 마두로담 미니어쳐 타운, 해변가 마을 스헤베닝겐 그리고 이준 열사 기념관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기념관은 1907년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한 정사 이상설, 부사 이위종, 부사 이준 열사께서 머물던 호텔이다. 이준 열사(당시 49세)는 7월 14일 이 호텔에서 분사(憤死)했다.
국립미술관에는 렘브란트의 회화 13점도 전시돼 있다. 그 외에도 그의 에칭 작품과 스케치는 셀 수 없이 많다. 나는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서 그의 여러 작품들을 감상한 바 있다. 많은 작품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야경’이다. 야경은 뒷배경이 어둡다 하여 18세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원래 제목은 ‘프란스 바닝 코크와 빌럼 반 루이덴부르크의 민병대’였다.
야경이 대작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위대한 작품인 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황홀한 마음으로 작품 끝에서 끝까지 살펴 보았다. 이때 기수 뒤에서 누군가 나를 바라 보고 있었다. 바로 그림 속의 렘브란트였다.
국립미술관 전시관에는 렘브란트 자화상과 사스키아 초상화도 전시돼 있다. 사스키아는 렘브란트의 아내로 아들 티투스를 낳고 30세에 사망했다. 바로 야경을 그린 1642년이었다.
야경은 당시 사람들에게 푸대접을 받았다. 그림의 주인공들이 옆모습만 보이거나 어둠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렘브란트는 경제적 내리막 길을 걷게 된다. 1656년 렘브란트는 파산했다. 이후 그는 가난하게 살다 1669년 6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베르메르, 렘브란트 모두 가난한 삶을 살다 생을 마친 것이다. 하지만 두 예술가는 가난할 때 오히려 정신을 맑게 한 후 위대한 작품을 창출해 냈다.
현재 진주 목걸이를 한 소녀는 전세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고, 야경은 네덜란드 제1의 국보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가난은 죄가 아니라 축복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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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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