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대 전 새 싱글 ‘굿바이’ 발표… “해병대 ‘빨간 명찰’ 멋있어 리스펙트”
▶ “학창 시절 수학여행 못 가…한 때는 父 동반 출연 거절했지만 결국 내 길이더라”
가수 그리 [브랜뉴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군대에서 혼자 살아남는 법을 배우고 싶어서 해병대를 지원했습니다."
가수 그리(26)가 오는 29일(이하 한국시간) 해병대로 현역 입대한다.
과거 활동명은 MC 그리, 2018년 이후로는 그리, 본명은 김동현. 그러나 대중에게는 방송인 김구라의 아들 '동현군'으로 훨씬 익숙한 그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버지와 얼굴을 비추던 귀여운 소년에서 어엿한 20대 솔로 가수로 성장한 그가 얼마 전 느닷없이 입대, 그것도 해병대로 간다는 소식에 대중은 깜짝 놀랐다.
그리는 18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버지(김구라)가 워낙 (방송가에서) 큰 인물이시니 내가 일할 때 무의식중에 안주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를 고치고 싶었다"고 해병대에 지원한 이유를 털어놨다.
그는 "옛날부터 빨간 명찰이 멋있게 보여서 해병대에 대한 리스펙트(존경)가 있었다"라고도 했다. "입대할 때가 되니 과거에 동경하던 것이 생각나 이때다 싶어 지원했죠."
그를 무척 아끼는 아버지 김구라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그의 해병대 지원을 처음에는 반대했다고 한다. '네가 진짜 남자가 됐구나' 하는 격려를 기대하던 그리에게는 뜻밖의 반응이었단다.
그리는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보셨으니 적응을 못 할 것 같아 걱정하신 것"이라며 "그래도 해병대가 아니면 가지 않겠다고 내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는 2006년께부터 KBS '폭소클럽 2'를 비롯해 KBS '스타골든벨', SBS '절친노트'·'스타주니어쇼 붕어빵' 등에서 김구라와 함께 방송가에서 활약했다.
2015년 래퍼 산이의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가요계에 발을 들였고, 이듬해인 2016년 '열아홉'으로 정식 데뷔한 지 벌써 8년이 됐다.
26년 인생 가운데 방송 경력만 18년에 이르다 보니 대중은 TV와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그리의 성장사'를 실시간으로 함께 지켜본 셈이다.
그는 "어렸을 적에는 이런 관심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고,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요즘은 배우를 준비하는 친구들과 식당에 가면 손님들이 나만 알아보니 친구들이 부러워한다"고 너스레도 떨었다.
멜론 일간 2위까지 기록한 정식 데뷔곡 '열아홉'에는 당시 그가 느낀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는 직접 쓴 이 노래 가사에서 '난 아버지의 아들로 김구라 아들로 / 만약 김현동(김구라의 본명)의 아들이었담 / 친구들과 같았을까'라고 토로했다.
그리는 "학창 시절 일 때문에 수학여행이라든지 수련회에 거의 참가하지 못했다"며 "학교 끝나고 친구들과 PC방에 가려고 해도 아버지가 '사람들이 알아보고 시비를 걸 수 있어 걱정된다'며 컴퓨터를 한 대 더 사주며 차라리 친구를 집에 데려오라고 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아버지는 내 의견을 끝까지 들어주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려 노력하셨다"며 "그래서 일탈하지 않고 별 무리 없이 유년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구라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는 '가수 그리'에게 '날개'였을까 아니면 '깨고 나와야 할 단단한 껍질'이었을까.
그리는 아버지의 존재가 "날개였다"고 답했지만, 이에 얽힌 생각은 꽤 복잡한 듯했다.
"한때는 아버지보다 훨씬 더 대단한 사람이 돼야겠다며 독기를 품은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버지와 함께 출연하는 일이 들어오면 웬만하면 거절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이 끊기고, 음악적으로도 자리를 못 잡게 됐죠. 그래서 결국 다시 아버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쫄리니까' 한 거죠."
그리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 함께 노출이 많이 됐으니 아버지와 화합하면서 나는 나대로,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가고 때로는 둘의 케미도 보여주는 게 내게 맞는 옷이자 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그리는 입대를 앞두고 18일 오후 6시 입대 전 마지막 싱글 '굿바이'(Goodbye)를 발표한다. '굿바이'는 간결한 악기 구성이 돋보이는 팝 알앤비(R&B)곡으로, 지쳐버린 사랑에 잘 지내라며 담담한 이별을 말하는 노래다. 그는 이 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MC 그리'라는 래퍼로 음악 활동을 시작한 그는 점차 보컬 비중을 높여 가며 음악적 폭을 넓혔다. 2018년에는 아예 활동명도 '그리'로 바꿨다.
그리는 "K팝 아티스트로 불리고 싶다"며 "전역 후에도 재미있는 일을 찾아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아홉 '동현군'의 고민을 읊조리다 어느덧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노래하는 20대 중반으로 성장한 그에게 마지막으로 '미래에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느냐'고 넌지시 물어봤다.
"저는 가정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큽니다. 저는 혼자서 무서운 영화를 보면 잠도 잘 못 잘 정도로 겁쟁이예요. 가정을 꾸려서 저를 정말 좋아해 주는 사람과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하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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